김진태 사태 전말, 국가신용도에 자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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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사태 전말, 국가신용도에 자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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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채권시장 뒤흔들고, 국제시장에 까지 신용 떨어뜨려
-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으로 지방정부의 신뢰 무너져
- 김진태 지사의 채무불이행 선언 : 한국 경제에 자살골 넣은 꼴
- “한국 내 지방채→국재→국제시장”으로 파급 한국 신용도 떨어뜨려
- 한국 현재, 국내에서 “신용경색”으로 자금 마련 어려운 상황 직면
- 나쁜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은 나쁜 경제를 낳는다.
- Electing bad politicians leads to a bad economy.

새로 선출된 미국의 대통령이 재무부 발행 단기채권(Treasury bills)을 전임 정권에서 발생됐기 때문에 채권 보증을 하지 못하겠다며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사태가 벌어져 생기는 엄청난 혼란을 상상해보라.

그러한 상상의 일이 본질적으로 한국의 강원도 지사 김진태가 한 일이다. 미국의 대외문제 전문 매체인 포린 폴리시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김진태(국민의힘 소속) 강원도지사는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국 전국적인 신용위기를 촉발시켰는데,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가장 우스꽝스럽고 불필요한 경제적 자멸을 초래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였다(그녀는 취임 45일 만에 총리직에서 자신 사퇴했다.)

부조리는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하지만, 부조리가 있다면서 자의적 판단으로 중요한 결정은 내리는 것은 위기의 근원이 될 수 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코리아의 채권 보증을 김진태 강원도에서는 보증을 더 이상 해줄 수 없다고 전격적으로 선언, 한국 채권시장을 롤러코스터처럼 흔들어 놓았고, 그 여파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서울 동쪽에 인구가 적고 산지가 많은 강원도는 지난 2010년부터 휴양지인 춘천 근처에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노력해왔다. 건설현장에서 고대 유물의 발견과 뇌물수수 및 리베이트 의혹으로 인해 수년간 지연된 끝에, 그 테마파크는 마침내 2022년 5월 5일에 개장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코리아를 건설하기 위해 레고랜드 권리를 보유한 영국 기업인 멀린엔터테인먼트(Merlin Entertainments)가 지분 44%, 강원도가 지분 22.5%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를 설립했다.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GJC는 자회사를 통해 205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들은 당시 진보정권 최문순 지사가 주도했던 강원도청의 보증과 함께 테마파크와 그 주변 지역을 위한 GJC 소유의 부동산에 의해 뒷받침되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한국 계열사인 한국투자자서비스는 GJC 채권에 회사채에서 사용 가능한 최고 등급인 A1 등급을 부여했다.

그러나 레고랜드 코리아는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너무 멀고, 채권 가격이 너무 비싸, 채권을 보유하기에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또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약해지면서, 채권을 받쳐주는 부동산의 가치는 부채 액수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GJC는 채권 첫 만기일이 9월 29일로 다가오자 채권 인수사인 BNK증권과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협의 중이었다. 그러한 연장을 위해 협상하는 것은 긴장된 일이지만 비교적 흔한 통상적인 일이다.

GJC는 BNK에 만기일을 연장하여 추가로 지불해야 할 4개월 치 이자를 선불함으로써 3, 4개월 만기 유예금을 사들이는 합의에 이르는 단계에 와 있었다.

그런데 GJC에게 재앙이 찾아온 것이다. 지난 9월 28일, 새로 선출된 강원도의 보수성향의 주지사 김진태는 지방정부의 보장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해 버렸다. 대신, GJC는 파산할 것이며, 이는 채권자들이 형편없는 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BNK증권은 GJC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강원도가 2050억 원을 갚을 것이라는 보증을 했지만, 지방 정부는 구체적인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보증을 이행하겠다고만 말하는 등 막연한 약속만 했다. 시간은 흘러 10월 중순쯤 GJC 채권은 투자부적격(junk status)으로 격하됐다.

포린 폴리시는 “김진태 지사의 그 잔인한 선언은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지사에 따르면, “레고랜드 코리아에서 무책임하게 ‘하얀 코끼리 프로젝트’(white elephant project)를 시작한 진보 성향의 전임자(최문순 전 지사)가 남긴 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얀 코끼리’란 돈만 엄청나게 들고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를 비유하는 말이다.

(하얀 코끼리 유래 : 고대 태국의 왕이 맘에 안 드는 신하에게 매우 귀하고 소중한 하얀 코끼리를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선물을 받은 신하는 하얀 코끼리를 잘 사육해야 하는데 엄청난 사료 값이 드는 등 유지비용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결국 재정적 파탄이 나고 말았고, 이 소식에 서양에 전해지면서 ‘돈은 많이 들었는데 결국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돼버린 것을 빗대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강원도가 10년 동안 추구해온 레고랜드 건설은 언제나 초당적인 문제였으며, 어떤 정파보다도 지방을 활성화시키려는 희망과 더 연결되어 있었다. 춘천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김진태는 지난 2014년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고대유물 때문에 우리 문화재청이 사업을 막으면 “소양강에 뛰어들겠다”고 주장하면서 레고랜드 테마파크의 건설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JC의 채권 액수도 과도하지 않았다. 강원도의 연간 예산은 17조 7천억 원(약 130억 달러)이 넘는데, 부채 2050억 원은 한 줄 항목에 불과하다. 지방정부 강원은 2050억 원 전부를 한 번에 지불하라는 요구도 받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GJC가 채권의 만기 연장을 위해 발생하게 될 추가 이자를 지불하도록 돕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 자체로 채권 만기일을 연장하는 것은 강원도가 다소 비용이 들겠지만 억제된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진태 지사의 행보는 국채(government bonds)에 대한 신뢰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한국 채권 시장에서 지방 정부 보증은 이전에 채권이 최고 등급을 받도록 보장하기에 충분했고, 한국의 국채의 안전성에 근접했다.

김진태 지사는 강원도의 보증을 철회함으로써 순전히 정치적 이유로 지방정부의 보장이 소멸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나쁜 선례를 남겼다.

김진태의 이번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무모한 행동이지만, 현재 한국 경제에서는 거의 자살에 가까운 행동일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시장 유동성을 제거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왔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자본 도피를 막기 위해 그 뒤를 따라야 했다. 그 결과 금융시장은 자본에 굶주렸고,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금리 상승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진태의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선언은 한국의 채권 시장이었던 물기 하나 없이 바싹 마른 ‘겨울 숲’에 성냥불을 붙여 내던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즉시, 한국의 지방 정부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강원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다른 지방 정부들도 인프라, 공공 주택, 그리고 다른 대규모 프로젝트를 건설하기 위해 보증서를 첨부한 채권을 발행해 왔다. 그러나 강원의 채무불이행으로 하루아침에 그러한 보장은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지난 10월 27일, 한국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의 도시 재개발을 책임지는 공기업인 인천 주택 도시개발공사가 구매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저렴한 주택 건설을 위한 채권 발행 계획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천도시공사가 서울의 부유한 교외의 공공주택 건설을 위해 발행한 600억 원 상당의 채권 중 400억 원의 부채가 매수자를 찾지 못해 채권 매각에 실패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여파는 지방 정부 채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2조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한국의 채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채는 지방채보다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채를 살 만큼 용기 있는 매수자가 적다면, 회사채를 살 용기를 낼 수 있는 매수자는 훨씬 더 적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가장 안전한 회사채 중 하나는 한국전력공사에 의해 발행된다. 한전의 3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연초 이후 2.184%에서 5.825%로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발행에서 2000억 원 규모의 한전 3년 만기 채권(약 1억4600만 달러)은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국내 문제가 국제 문제로 이어졌다. 11월 1일, 한국의 흥국생명은 5억 달러 상당의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콜옵션(call option) 행사를 거부했다. 비록 채권의 유효기간이 30년이었지만, 한국의 발행인들은 거의 항상 콜옵션을 행사하여 채권을 더 짧은 기간(보통 5년에서 10년 사이) 후에 다시 사들였다.

이와 유사한 넌 콜옵션(non-call)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이었다. 흥국생명의 채권 가치는 폭락했는데, 이는 회사가 채권을 다시 살 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흥국생명의 콜옵션 거부로 한국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발행하는 다른 채권들, 심지어 AIA그룹과 홍콩의 동아시아 은행과 같은 다른 아시아 대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들의 가치도 떨어졌다.

충격이 국제 채권시장에 파문을 일으키자, 흥국생명은 급작스럽게 180도 선회하며 결국 콜옵션 행사를 위해 돈을 빌리겠다고 밝혔고, 국내 금융감독당국의 거센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오락가락은 한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이다.

국내에서도, 국외에서도 유동성을 찾을 수 없는 한국은 지금 전국적인 신용경색(credit crunch)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금융 기관들은 금리가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오르자 자동차 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낡은 주택을 새 고층빌딩으로 바꾸는 데 수억 달러가 드는 경우가 많았던 국내 주택재개발계획 중 상당수가 자금조달을 찾지 못해 중단되면서 기록적인 속도로 가치를 잃고 있는 한국 내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10월 20일, 한국 5위의 재벌(가족 소유의 재벌)인 롯데그룹의 건설 부문인 롯데건설은 다른 몇몇 대형 회사들과 함께 잠재적인 파산에 직면했다는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롯데건설은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 (약 3억 6천 6백만 달러)의 긴급 대출을 받아야만 했다.

신용시장이 완전히 움츠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50조원(약 350억 달러)이 넘는 유동성 시설을 제공하는 등 개입을 했다. 한국은행도 단기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42조5000억원(약 310억 달러)을 투입했고, 국내 5대 은행도 최대 95조원(약 670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으로는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줄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가 총체적인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다. 모순 덩어리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김진태 지사의 황당무계한 디폴트 선언이 일파만파 한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어쩔수 없이 금융당국의 그러힌 뒤늦은 조치이지만 시장을 다소 진정시켰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신용 사건(모라토리엄이나 기타 채무 상환 실패 등)의 가능성을 측정하는 국가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CDS : credit default swap premium)은 75.61 베이시스 포인트(bp, basis points)로 거의 7년 만에 가장 높다.

분명히 김진태는 자신의 행동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포린 폴리시는 꼬집었다.

이 극우 정치인은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로 악명을 떨쳤고, 한국의 독재 정권이 수천 명의 민주화 시위대를 학살한 1980년 광주 항쟁을 북한의 반란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그의 경제적 지식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레고랜드 채권 파행이 확산되자 김진태는 강원이 채권을 채무불이행한 적이 없고, GJC 구조조정만 추진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뒤늦게 강원도는 특별예산을 배정해 채권 전액을 지급했는데, 이는 애초에 강원이 채무액을 불평하는 것이 얼마나 불필요했는지 모두에게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김진태를 불명예스러운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와 비교했는데, 이것은 적절한 비유이다.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두 지도자는 그들 나라의 경제에 전적으로 무의미한 자해 상처를 입혔고,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즉 리즈 트러스를 위한 연금 기금, 김진태를 위한 정부 지원 채권에 대한 신뢰를 파괴했다.

같은 교훈이 영국, 한국, 그리고 모든 곳에 적용된다. 나쁜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은 나쁜 경제를 낳는다(Electing bad politicians leads to a bad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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