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 등 3국은 9일 2035년 배치를 목표로 차기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정상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3국의 기술력을 모아 공통의 기체를 만들어 함께 생산하며, 공동개발에 의해 원가(cost)를 낮추고, 안전보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개수할 수 있는 체제 만들기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닛케이(일본경제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들 3국은 새롭게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을 출범시켰다. 이는 일본의 차기 전투기 구상과 영국과 이탈리아가 이미 나섰던 템페스트(Tempest)라는 전투기 개발 계획을 통합한다.

일본은 F2 전투기, 영국과 이탈리아는 현재 주력 전투기 유로파이터의 후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각국이 가지는 합계 300대 규모의 현재 보유기 대체는 물론 수출에 의한 판로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3국 정상 성명에서 “방위력과 기술적 우위를 가속화하고, 방위 및 과학기술 협력 등을 심화시켜 방산 기반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장래적인 전투기의 해외 수출 해금을 포함해, 영국이나 이탈리아가 확보하고 있는 판로에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전투기 등 고도의 장비 조달에 대해 국산을 제외하면, 주로 미국에 의존해 왔다. 차기 전투기에서 영국 등과 짜고 다른 장비를 미국에서 살 때 가격 협상력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일본으로서는 개발과 생산을 주도함으로써 유연하게 개량을 하거나 수리하기 쉬워진다는 이점이 있다.

원래 2020년에 미국 록히드 마틴을 기술 지원을 받을 후보로 선택했었다. 이 회사는 자위대도 사용하는 최신예 F35 전투기 등의 실적이 있지만 은닉 정보가 많다. 일본 국내에서 수리나 개수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계약하지 않고 영국 등과의 협조로 돌아섰다.

닛케이는 “방위장비를 다루는 일본 기업의 간부는 기술 정보를 미국이 공개하지 않는 블랙박스의 문제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영국 항공 및 방위 대기업 BAE시스템즈, 이탈리아 방위 대기업 레오나르도 등 3개사가 기체 개발을 총괄하고, 엔진은 일본의 IHI와 영국 롤스로이스, 이탈리아의 아비오, 전자기기는 미쓰비시전기(일본)와 레오나르도(이탈리아) 등이 맡는다.

2024년쯤까지 기체의 컨셉이나 GCAP의 체제를 결정할 계획이며. 개발비용 분담 등도 과제가 되고 있다.

BAE시스템즈에는 유로파이터를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과 공동 개발한 실적이 있다. 템페스트 개발 검토에 참여했던 스웨덴은 GCAP에 참여하지 않는다.

일본 방위성은 차기 전투기에 무인기 및 조기경계관제기(AWACS)와 연계되는 네트워크와 상대 전투기와 미사일을 탐지하는 고성능 센서 등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 국방부는 9일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성명과 관련, 미국은 일본과 영국이 3국의 GCAP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차기 전투기와 연동해 운용할 무인기에 대해서도 2023년 구체적인 협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자위대 전투기를 유럽과 공동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깊어지는 유럽과의 방위 협력이 진전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9일 논평을 내고, 유럽 대서양과 인도 태평양의 안보가 불가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환영했다.

영국은 템페스트 계획의 당초부터 코스트 억제나 수출을 염두에 두고, 타국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었다. 차기 전투기 개발 시기가 가까운 일본에 주목했다고 한다. 일본 측도 영국이 중요 기술 공유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은 것을 큰 장점으로 봤다.

일본은 방위장비품 수출규칙을 정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운용지침 완화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전투기 등 공격형 장비는 공동 개발국 외에는 수출할 수 없다. 3국에서 생산하는 차기 전투기에 일본 부품 등이 포함돼 영국, 이탈리아가 제3국에 수출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9일의 기자 회견에서 “영국이 수출을 중시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일-영 양국이 검토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말의 국가 안전 보장 전략 등의 개정으로 완화 방침을 적어, 구체적인 대책은 2023년 이후에 여당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전투기 개발에는 1000개 정도가 관여한다. 그동안 판로가 거의 자위대에 한정돼 낮은 이익률에서 철수가 잇따랐다. 영국 등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일본 방위산업 기반 유지로 연결하려는 의도도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9일에 “새로운 지식이나 경험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고, IHI는 “주도적인 역할을 완수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해당 기업 측은 “동맹국 등 납품처가 늘어나면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