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사임, “보수당을 엉망으로, 국가는 절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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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사임, “보수당을 엉망으로, 국가는 절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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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러스 후임으로 전임자인 보리스 존슨이 다시 총리에 도전한다는 보도

2022년 10월 20일(현지시간) 영국 정치에서 입이 딱 벌어질 만한 날이었다. 불과 6주 전 보리스 존슨 전 총리로부터 이어받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지지자인 리즈 트러스 총리가 사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부 타블로이판 언론은 “트러스 총리의 재임기간은 양상추의 유통기한보다도 짧다”는 비아냥거리는 패러디들이 봇물을 이루었다.

트러스 총리는 재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감세정책을 들고 나왔고, 그 정책으로 ‘성장계획’에 의해 촉발된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집권 보수당은 확실한 권력을 휘두를 수도 없는 나약하고 엉망이 됐고, 영국은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트러스의 최고 직위 승계가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영국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녀의 급진적인 경제 정책 제안은 심지어 제정되기도 전에 영국 파운드가 수십 년 만에 미국 달러에 대한 최저 수준으로 가치가 추락해버렸다.

그러한 혼란은 정부의 채권을 치솟게 했고, 이는 정부의 차입과 더 위험한 것은 실수요자들의 연기금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늘었고, 대부업체들은 앞 다퉈 상품을 시장에서 끌어내면서 예비주택 소유자들의 희망을 거의 하룻밤 사이에 무너뜨려버렸다.

오랫동안 재정 규율(fiscal discipline)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그녀 자신의 보수당에 대한 분노에 직면하면서 트러스는 두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트러스는 재무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내무장관을 잃었으며,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보수당은 갈기갈기 찢겨지면서 분열이 가속화됐다.

그런 상황에서 트러스의 퇴임은 시간문제였다. 분열의 건너편 정치인들은 국가의 대다수가 아마도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것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영국 정치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분명한 것은 영국이 다음 주 말까지 새로운 총리를 선출한다는 것이다. 차기 총리 후보자는 일반 대중에 의해서가 아니라 보수당 의원과 풀뿌리 당원들에 의해 다시 선택될 것이다. 총선을 요구하고 있는 야당인 노동당을 격분시킬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국 직권 보수당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수당은 또 다른 지도부 선거와 수개월 만에 두 번째 총리를 통해 스스로를 끌고 갈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투표를 거치지 않고 보수당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과거처럼 당 지도부와 총리를 뽑아낼 것이다. 보수당은 이런 일을 후다닥 처리하고 싶을 것이다.

차기 총리 후보로 현재 4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특이할 만한 일은 그런 후보자 가운데 트러스의 전임자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전 총리가 다시 총리에 도전할 것이라는 보도이다. 존슨 전 총리는 동맹국들로부터 불과 몇 달 전 불명예 퇴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재기를 꿈꾸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존슨과 가까운 사람들은 존슨이 심하게 분열된 정당을 진정으로 통합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자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가 공직에서 쫓겨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거침없이 말을 하고 있다.

기억력이 짧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이유들은 그가 자신의 코로나 규정을 어기는 것에서부터 성희롱으로 명성을 가진 사람을 부대표로 임명하는 것까지 너무 많은 스캔들에 타격을 받아서 영국의 지도자로서의 그의 위치가 단순히 옹호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너무 심각해진 후 보리스 존슨 곁을 떠난 이전의 동맹들은 그를 임명하면 보수당이 꽤 간단한 공격선에 개방될 것이라고 말한다. 왜 고위직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입증된 이 사람이 갑자기 국가를 이끌 최고의 사람이 다시 되려하는가?

존슨의 복귀를 두려워하는 보수당 의원들과 야당인 노동당 관계자들은 모두 존슨이 이른바 파티게이트 스캔들로 의회를 의도적으로 오도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CNN에 지적했다.

통합 후보들을 위한 다른 선택 사항들이 있다. 트러스의 각료 중 한 명인 페니 모던트(Penny Mordaunt)는 그 직책에 출마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녀는 당 전체에서 인기가 있고 리더십에 침착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합리적인 온건파로 간주되는 브렉시트 지지자이다. 그녀는 자신의 내각에 있는 동안 보수당 내의 심각한 긴장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함께 복지 급여가 상승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트러스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또 다른 후보로는 리시 수낙(Rishi Sunk) 전 재무장관이 있는데, 그의 내각 사임은 존슨의 여름 몰락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생각됐다. 그는 당 대표 경선에서 트러스의 마지막 라이벌이었고, 존슨의 지지자들에 의해 미움을 받았다. 리시 수낙의 총리직 도전은 당의 많은 부분에서 인기가 없을 것 같다는 게 BBC와 CNN의 진단이다.

그리고 그 당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누가 정권을 잡든 매우 중요할 것이다. 브렉시트부터 재정 규율까지 모든 것을 둘러싼 분열은 의회 다수당이 있는 정당을 사실상 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존슨, 트러스, 수낙과 같은 개인에 대한 개인적인 혐오는 제쳐두고, 보수당이 한 번의 위기에서 다음 번의 위기로 돌진하는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이라는 느낌은 그것이 종말의 쇠퇴에 있다는 인상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보수당 의원들과 공무원들은 완전히 낙담했다.

트러스의 사임을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거리에 늘어선 지지 의원이나 웃으며 응원하는 지지자들이 없었다. 조용한 다우닝 가에 대한 암담하고 차가운 연설이었다.

다수의 보수당 의원들은 그 당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희망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총선을 소집하는 것은 정부가 택할 문제이며,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속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권력에 매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인 노동당은 자신을 낙관적인 정부라고 믿는 것에서 보수당이 아무런 권한도 없이 다른 지도자를 임명할 용의가 있다는 것에 완전히 격분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이 안정적인 정부를 선택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는데 아주 짧은 시간이 흘렀다.

이것이 영국 정치의 현주소이다. 오늘의 영국 정부는 총선을 소집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어려운 시기에 국가가 안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다소 후한 분석이 나올 수는 있다. 그 대신에 더 냉소적인 분석은 그들이 선거 패배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두려워한다는 것일 수 있다.

문제는 영국 정치의 큰 짐승들이 가까운 미래 동안 서로의 목을 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상태를 고려할 때, 그것은 시민들에게는 끔찍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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