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한국의 무역수지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월에는 37.7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의 처음으로 6개월째 적자를 이어가는 기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9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으나, 고공행진 중인 수입 에너지 가격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 늘어난 574억 6천만 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 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9월까지의 무역수지는 37억 7천만 달러(약 5조 4,21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무역적자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되어,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의 적자 기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8월의 94억 9천만 달러 보다는 60.3%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특히 중국과의 무역 수지도 9월에 6억 9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 5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 52.7%, 자동차 34.7%, 2차 전지 30.4%로 수출은 9월 역대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선박 15.5%, 자동차 부품 3.7%의 수출도 늘어나 15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5개 품목의 수출이 늘어났다.

그러나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약세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5.7%, 무선통신 -7.0%, 유화 -15.1% 등의 수출은 감소됐고, 태풍 등의 영향으로 보이는 철강 수출은 무려 -21.1%를 기록했다.

수출국으로 보면, 주요 수출국 9개 지역 가운데 미국 16.0%, 인도 8.5%, 아세안(ASEAN) 7.6%, 일본 2.5% 수출이 증가했다. 그동안 적자 행진을 했던 중국의 성장세가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또 에너지 수급 차질 등에 의해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 중인 유럽연합(EU)향 수출은 각각 6.5%, 0.7% 감소했다.

수입은 7개월 연속으로 600억 달러 대를 기록했다. 대규모 에너지 수입 등의 영향으로 보이며,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80억 5천만 달러 증가한 179억 6천만 달러로 81.2%나 늘어나는 등 수입 증가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