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소비 급증, 미국의보호주의 강화 가능성 배제 못해
- 무역적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튼튼한 내수(內需)도 한 요인
미국 상무부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년도 무역통계(상품, 통관기준)에 따르면, 상품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195조 1,000억 원)를 웃돌았다.
대규모의 재정투입과 경제 활동의 재개로 개인소비가 증가, 수입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보호주의가 보다 더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1조 789억 6천 800만 달러(약 2,132조 3,894억 원)로 2020년에 비해 18.4% 증가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를 약간 밑도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 비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지난 2006년도 6%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었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2021년도가 사상 최대치이다.
2021년도 수입은 2조 8천 329억 달러로 전년대비 21.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마트폰과 PC를 포함한 전자기기, 가구, 완구 등 소비자와 친밀한 제품군의 수요가 증가했다. 이들 제품들의 거의 대부분은 중국이나 베트남으로부터 수입했다. 특히 수급에 압박을 받았던 반도체는 대만(Taiwan) 등지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공급망(supply chains)의 혼란도 큰 영향을 받았다. 수입의 급증으로 서부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한 주요 항구에서는 중국 등지에서 온 컨테이너선이 장기간 체류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이 미국 내에서의 물품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한 요인도 있다.
무역적자의 폭이 커진 또 하나의 요인은 튼튼한 내수(內需)이다. 바이든 정부는 2021년 3월 1조 9천억 달러(약 2,271조 6,400억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 대책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1인 당 최대 1400달러(약 167만 원)의 현금을 나눠주는 식으로 가계가 넉넉해졌다. 2021년도 물건의 소비는 전년대비 12.1%성장해 경제회복을 견인했다.
2021년에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수출도 1조7546억 달러로 23.1% 증가했다. 원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 이외, 의약품의 출하가 증가했다.
수입은 2020년 여름에 신종 코로나 감염 확대 전의 수준으로 돌아와, 2021년에도 확대를 계속 이어졌다. 반면 수출이 신종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2021년에 들어서이다. 미국의 경제회복이 다른 나라에 앞서고, 그 시간차로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도는 속도로 증가하는 바람에 무역적자가 부풀어 올랐다.
무역적자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치열해진 2019년에는 수입이 둔화돼 적자가 줄었다. 2020년에 신종 코로나로 수출이 급감속, 과거 최대의 무역적자를 다시 기록했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무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2021년의 대중 적자는 14.5%증가한 3553억 달러(약 424조 7,966억 원)였다. 전체 무역적자의 30%가 조금 넘으며, 국가별로는 가장 많다. 트럼프 전 정권이 발동한 중국 제품에 대한 제재 관세를 계승했지만, 소비재의 일대 생산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늘어났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양국 간 무역수지를 고집하고, 대중 적자를 줄이는 명목으로 1단계 합의에 2020년 1월 서명했다. 중국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2021년까지 2년간 미국 농산물과 항공기 등 총 2000억 달러어치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 11월 시점의 중국의 대미 수입은 목표의 62%에 머물렀다.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차석대표는 1일 강연에서 중국이 1단계 합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무역적자와 고용의 유출을 연결시키는 견해가 여야당에서 퍼져 있다. 주요 경제학자들은 부정적이지만, 미국 제조업의 곤경을 낳는 요인으로서 중국 등 주된 수입 상대국에 비판의 화살이 향하기 쉽다. 원래 정치권이 그렇다.
PIIE는 “거액의 무역 적자는 신종 코로나 아래에서의 경제 회복을 의미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여야당이 함께 보호주의적인 태도를 한층 강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다.
2022년에도 미국의 무역 적자는 높은 수준으로 추이할 전망이다. 지지 기반으로 노동조합을 안고 있는 바이든 정권은 국내 생산에의 회귀를 목표로 한다. 야당인 공화당에서도 자유무역에 부정적인 세력이 증가하고 있다. 11월 중간 선거를 향해서 미국이 한층 내홍에 빠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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