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한다고 대변인실이 발표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만남을 촉구하거나, 반대하거나, 심지어 정치경력까지 놓고 점치는 사람까지 반응이 다양하다.

윤 대통령은 5일까지 휴가이기 때문에 방한 중인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미국의 상·하원 의원,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방한해도 역대 대통령들은 격을 따지지 않고 만난 것은, 그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했고 이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에 격을 따지지 않고 만났다”고 적었다.

반면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펠로시를 만나는 것은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고 페인트 모션을 하는 것 같다. 휴가 중이라면서 대학로 연극을 보러 나온 것도 암시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오늘 안 만나면 정치9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압박도 없었고, 미국 측에 ‘하계 휴가’라는 점을 양해를 구했고, 미국도 충분히 이해했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4일 국회 접견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협력과 기후위기 등 현안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이 있고,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회담에 배석한다.

펠로시 의장은 아시아 순방 중 각국 정상을 만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리셴룽 총리, 말레시이사에선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 대만에선 차이잉원 총통과 회동을 가졌다. 오는 5일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