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크게 논란을 빚었던 기획전인 ‘표현(表現)의 부자유전(不自由展)’ 그 이후 올해 들어 새롭게 시작한 작품 전시가 이달 8일 취소됐다.
일본 도쿄신문 9일 사설은 “전시회장인 나고야시(名古屋市)의 시설에 우편물이 도착, 파열음이 난 것부터 시작해 나고야시가 전시 시설을 오는 11일까지 이용을 정지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것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일 개최에 대한 항의하고 한다면, 이는 용서받지 못할 폭주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전시는 나고야시 나카구(名古屋市 中区)의 시의 시설 ‘시민 갤러리 영화’에서 지난 6일 다시 시작됐었다. 전시회장에는 쇼와 천황(昭和天皇)의 초상화를 포함한 판화를 굽는 장면을 담은 영상 작품이나 전쟁 중 위안부(comfort women, 사실은 성노예-Sex Slavery)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기간은 11일까지였다.
당초 표현의 부자유전은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극우 성향의 혐한 세력들이 거리의 선전선동차량을 동원해 전기를 방해, 부득이 전시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어, 개최 전망이 불투명하다.
오사카(大阪)에서도 부립 시설에서 전시를 할 예정으로 있었지만, 시설의 지정 관리자가 이용자들의 안전 확보를 이유로 사용 허가가 취소됐다. 모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의 후퇴를 말해 주는 것이라고 도쿄신문 사설은 지적했다.
평화의 소녀상이라는 작품에는 정치적 의미도 짙어, 찬반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표현의 행위에 대한 비판은 평론이나 새로운 작품 창출 등을 통해서 이뤄져야만 한다. 전시회 자체가 매우 위압적인 거리의 선전선동 등 실력행사로 중단되는 것은 “일본 사회의 위기”라고 사설은 진단했다.
특히 전시장 쪽에 위험물이 배달됐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라면 민주국가라는 일본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극우성향의 아베 신조 전 총리부터 현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망라한 일본 정계의 극보수화는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 자체를 무효화시키는 반(反)민주적 행위를 그저 보고만 있는, 묵인하는 현상이야말로 일본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위압적인 행위를 한 혐한 그룹이나 극우성향의 세력을 발본색원과는 거리 가 멀기만 한 묵인 혹은 방치하고 있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일본에서의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 중단 사태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의 소수민족인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인권침해나 강제노동, 홍콩 보안법에 의한 언론 통제를 일삼는 중국이나, 무차별 시민을 총으로 난사 희생시키고 있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의 군사 쿠데타에 의한 통치행위 등을 연상시킨다. 일본 보수 정권은 실은 민주주의를 방기(放棄)하고 있는 셈이다.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일본사회가 이번 표현의 부자유전에는 작동되지 않고 있다. “당신 생각에는 반대하지만, 당신의 발언이나 표현의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는 자세를 일본 극우사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같은 극우 혐한 세력들의 방해 행태들은 다름 아닌 ‘인종차별(racial discrimination)'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본에는 매우 양심적이며 민주시민들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소수에 불과한 극한적 행위를 일삼는 혐한 세력은 마땅히 엄정한 수사를 거쳐 처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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