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며 일본지지
미국은 일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 1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태평양으로 방류하려는 일본의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존 케리(John Kerry) 미국 기후 특사는 서울에서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일본이 투명하게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적법한 절차를 계속해 따를 것”이라며 일본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모두 120만 톤(t)규모의 오염수 해양 방출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13일 처음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웃국가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결정을 지지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일본의 한 고위 관리는 오염수를 “마셔도 된다”는 등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본의 그 같은 주장에 한국, 중국, 러시아는 강력 반대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4월 13일 처음 발표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웃 국가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뒤쳐져 있다. 오염된 물은 "마셔도 안전할 때만 방출될 것"이라는 일본의 거듭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대는 멈추지 않고 있다."
존 케리 특사는 “미국은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IAEA가 매우 엄격한 절차를 수립했다”면서 “워싱턴이 오염수의 방출이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출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케리는 정의용 외교장관의 협조 당부에도 “이번 일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케리 특사는 이어 “일본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미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에 “미국은 개입할 뜻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이미 진행 중인 절차에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 강조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7일 저녁 6시 30분부터 2시간 정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관공관에서 케리 특사와 만찬을 겸해 회동을 가졌으며, 그 자리에서 정 장관은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미국 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일본이 국제사회에 보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국 측이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도 케리 특사는 분명한 선을 긋고 미국이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1년 3월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북부 해안 일부지역이 파괴된 후 1000개 이상의 탱크에 올림픽 크기의 수영장 500개를 채울 수 있는 120만 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저장해왔다.
후쿠시마 제 1월전 참사로 녹아내릴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해 사용된 물은 지난 10 여년 동안 도쿄전력 홀딩스(TEPCO)가 당당해 왔다. 도쿄전력은 2018년 여과처리를 했다고 주장하는 방사성 물질이 모두 처리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오염수의 방류는 2023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단 한 번에 방류하는 것이 아니라 20년에서 30년이 걸릴 수 있는 점진적인 단계로 방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태평양으로 유입되는 오염수의 순수량이 건강과 식품안전, 환경위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일본의 오염수 방출 계획에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다.
한국의 환경단체들은 지난 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오염수 방출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주한 일본대사관 밖에 연어 스테이크, 참새우, 홍합 등이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모여들었다.
이 같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등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일본지지 입장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은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위해 일본과의 밀월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거리낌 없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겠다고 나섰으며, 미국은 한미일 공조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두 중요한 민주국가”라고 운을 떼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즉각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이라고 화답하는 등 국제정치학적인 측면이 크게 강조됐다.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의 오염수 방출에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는 말로 일본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일본과 대척점에 서자, 미국이 일본 정부를 지지함으로써 마치 “한중 대 미일의 대결 양상”을 보이는 셈이 됐다. 입만 열면 한미일 공조를 강조해온 바이든 정부가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지 ‘난제’임이 드러났다.
한국은 미국의 지원 없이 국제적인 오염수 방출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5월 하순으로 예정되어 있는 문재인-바이든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조율해 낼지 한국 외교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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