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서방국 주춤 때 ‘초강대국 계획’ 밀어붙여
시진핑, 서방국 주춤 때 ‘초강대국 계획’ 밀어붙여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0.10.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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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또 외국 투자자들에게 문을 닫지 않고, 중국을 외부 충격에 덜 취약하게 만들 새로운 경제 전략을 마련하면서 중국에 기술적 '자력갱생'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또 외국 투자자들에게 문을 닫지 않고, 중국을 외부 충격에 덜 취약하게 만들 새로운 경제 전략을 마련하면서 중국에 기술적 '자력갱생'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장기집권의 기반을 잘 마련해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앞으로 몇 년 동안의 중국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새롭게 구체화된 내용들이 1029일 폐막된 5중 전회(19기 중앙위원회 제5회 전회)에서 나왔다.

미국은 현재 치열한 대선 레이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의 급증에 휩싸였다. 113일에 치러지는 대선 때문에 미국에서는 진보와 보수진영 간의 격심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19의 재확대(second wave)로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국경을 다시 닫기 시작했다.

반면 베이징의 시진핑 주석은 자신과 중국이 더욱 더 강하다면서 코로나에 굴하지 않으며, 대유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29일 보도에 따르면, 29일 폐막된 중국 공산당의 비공개회의인 5중 총회는 시진핑 주석이 당의 조타수(helmsman)”라고 목소리 높게 칭송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위험한 물살을 헤쳐 나갈 지도자로서 그의 광범위한 권한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NYT중국 공산당의 고위 관료들의 모임인 중앙위원회 회의는 해외의 불확실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경제, 군사, 문화 강국으로 성숙할 수 있다는 야심을 드러냈다면서 시 주석이 핵심 항해사 겸 조타수로 나선 가운데, 이번 회의의 공식 요약본에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놓여 있는 고난과 위험의 범위를 반드시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은 지 9개월 만에 다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여 명의 투표 위원들은 중국의 초기 대응을 망친 실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중국의 주요 전략적 성과(major strategic achievement)에 대해 칭찬했다.

시 주석의 이면에 있는 공산당 엘리트들의 단합은 그의 정치적 우위를 과시했고, 그가 중국과 그 집권당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복원력이 강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적, 사회적, 경제적 발전을 추진하며 동시에 시 주석을 도울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 공산당 한 관계자는 중국은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 때문에 야기되는 새로운 긴장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랫동안 중국정치를 연구해온 윌리 워랩 람(林和立, Willy Wo-Lap Lam) 홍콩의 중국대 겸임교수는 시진핑 자신만이 중국을 헤쳐 나갈 정치적 자원과 경험, 결단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당에 납득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자들과 국가들이 위기로 인해 내부 일에 눈을 돌리자, 시 주석은 당의 권력 장악이 안전하고 국제적으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 선전에서는 중국이 코로나19 감염을 성공적으로 진압한 것은 전반적인 제도적 우위(institutional superiority,)’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으며,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설령 그렇더라도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여러 해 동안 직면해 온 가장 심각한 경제적, 지정학적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중국의 경제 성장을 둔화시켰고, 실업률을 증가시켰으며, 중국의 세계적인 위상을 손상시켰다. 미국과의 관계는 무역, 기술, 인권에 대한 논쟁으로 인해 새로운 저점에 도달했다. 국가보안법을 적용시킨 도시 홍콩과 중국 서부의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암격한 단속 등 인권침해 문제를 놓고 서방 정부들이 베이징에 등을 돌렸다. 그러는 사이 중국의 군사행동은 이웃들을 당황하게 했다.

현재 싱가포르 국립대 중동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는 빌라하리 카우시칸(Bilahari Kausikan) 전 싱가포르 외교관은 중국은 느슨하고 글로벌한 반중 연합을 구축하는 데 스스로 꽤 잘 해냈다면서 중국과 중국의 행동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 어떤 심각한 나라, 즉 경제 규모가 큰 나라나 심지어는 작은 나라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확보된 상황에서 중국 정책의 극적인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2022년부터 5년 더 공산당 총서기 임기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그의 고도로 개인화된 통치가 10년 또는 그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때쯤이면 마오쩌둥(毛澤東, Mao Zedong)을 제외한 어떠한 중국 지도자보다도 오래 통치한 인물이 될 것이다. 생전의 마오쩌둥은 위대한 조타수(great helmsman)”라는 칭송을 받았다. 이번 5중총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에게는 29조타수라는 용어에 다른 캐릭터를 사용했다.

윌리 워랩 람 교수는 시진핑이 고위 간부들에게 자신이 1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최고 지도자로 남을 수 있도록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설득하는 것은 큰 쇼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비전공산당의 사회진출을 강화하고, 내수를 확대하며,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환경을 정화하며, 안보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진전에 있다. 이러한 목표들은 중앙위원회가 29일에 승인한 초안인 향후 5년간의 당의 계획의 추진력을 형성했다.

뉴욕 외교관계위원회 중국학 선임연구원 줄리안 비 게위르츠(Julian B. Gewirtz)중국이 성장기회를 크게 갖고 있고, 자국 편으로 디커플링(decoupling)하는 과정을 관리하고, 세계화의 다음 단계를 위한 조건을 정하는 것이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대유행으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이 2차 파동 때문에 크게 흔들리면서 봉쇄(lockdown)를 하는 등 혼줄이 나고 있는 동안에 핵심 항해사인 시진핑은 흔들림 없이 초강대국을 향한 중국 계획을 밀고 나가고 있다.

시 주석에게는 이번 5중전회에서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처리 성공이 올해 초 좌절 끝에 정치적 운명을 어떻게 되살렸는지를 부각시켰다. 중국 관리들은 처음에 바이러스의 위협을 낮게 평가했고, 감염이 증가하면서 시 주석은 치솟는 대중의 분노에 직면했었다.

미국이 투표하기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이번 중국 5중전회는 민주정치의 소란스러운 논쟁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비공개로 회의를 했고, 내부 분쟁이 있을 경우 선전감독관들은 철저하게 정보 유출을 차단했다.

5중 총회가 끝난 뒤 중국 텔레비전 뉴스에는 시 주석이 회의장으로 들어가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의 연설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관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바이러스를 통제해왔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풀이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를 지냈고, 샌디에이고의 캘리포니아 대학의 21세기 중국센터장인 수전 L 셔크(Susan L. Shirk)미국과 중국의 현 상태, 특히 코로나19와 경제에 대한 대비는 시 주석에게 국내 지원 측면에서 엄청난 자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5중 총회는 “2022년에 있을 중국 공산당대회를 위한 사전 유세 기간이라며 시 주석의 후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모든 징후는 시 주석이 3선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주석직에 대한 두 번의 임기 제한을 끝내기 위한 시 주석의 움직임은 그의 임기 8년 후인 지금쯤이면 본격적인 후계자 자리를 놓고 논쟁이 벌어져야 하지만 그러한 논의나 논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설령 문제 제기를 해도 그 논쟁을 천연(遷延)시키고 있다. 지난 2018년 결정으로 한 최고지도자의 권력 집중이 위험하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시 주석이 2년 뒤 은퇴할 것으로 믿는 내부자는 거의 없다는 게 거의 일치된 견해로 보인다.

67세의 시진핑 주석은 자신이 얼마나 오래 재임하고 싶은지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후계자를 육성하거나 최소한 공개적으로 밝히려는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여전히 엘리트 계층에서 버틸 수 있는 지원을 쌓아야 하며 쌓아왔다.

NYT에 따르면, 중국 정치학을 연구하는 조셉 퓨스미스(Joseph Fewsmith) 보스턴대 교수는 시 주석이 최근 중국의 부상에 대한 위험 경고 발언은 그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례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머물러 있어야 곧 닥칠 위기에서 극복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한지 70년을 기념하는 이번 달 연설을 통해 중국인들은 문제를 찾아 가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항미원조(抗美援朝)’ 정신을 드높이고 새로운 시대의 강군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면서 애국심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맞서 북한에 도움을 준 전쟁이라는 뜻이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중국이 군 현대화에 '대약진'을 하고, 전쟁준비태세를 위한 병력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가공할 만한 중국의 국가 안보 기구도 강화될 것이라고 중앙위원회는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중국이 인질외교(hostage diplomacy)와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을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외교 문제에 대한 중국의 비열한 접근이 지정학적 도전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시 주석의 난공불락의 권력 장악은 지도부 내에서 전략의 전환을 제안하는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임을 시사한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 기업의 미국 보유 기술 접근을 제한하고,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중국기업이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시 주석은 또 외국 투자자들에게 문을 닫지 않고, 중국을 외부 충격에 덜 취약하게 만들 새로운 경제 전략을 마련하면서 중국에 기술적 '자력갱생'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중국은 중요하고 핵심기술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렇게 해서 혁신국가의 선두에 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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