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4일 만인 14일 전격적로 탄도미사일 1발을 이날 새벽 5시 27분 쯤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미사일 발사 장소인 평안북도 구성은 북한이 올해 2월 12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을 발사한 곳으로, 당시 북극성 2형은 500여㎞를 비행했고, 최고고도는 550여㎞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 보고를 받은 지 21분 만에 국가안보보장회의를 열고 현황에 대한 보고와 대응지시를 내렸다. 또 문 대통령은 현 단계로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2형이나 개량형 또는 지난달 잇따라 시험발사에 실패했던 신형 탄도미사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동쪽으로 700~800km 정도 비행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 경계선을 넘어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이 약 30분 동안 비행했으며, 고도가 1,000km를 넘었다고 말하고, 북한이 이번에도 고각발사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 미사일의 비행 분석을 바탕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 미국의 반응

미국 백악관은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은 너무 오랫동안 노골적인 위협이 돼 왔다”면서 “이번 도발에 따라 모든 국가가 북한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를 이행하도록 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실제로는 일본보다도 러시아 영토에 더 가까운 곳에 영향을 미쳤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러시아를 은근히 비꼬았다.

이어 백악관은 “(미국은)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동맹국들과 함께 철통같은 책무를 다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미 전화 통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14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한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강력히 규탄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부터 25분 동안의 전화 협의에서 김관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보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도발이 새 정부 출범 뒤 4일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엄중한 경고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측은 새 정부아래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 중국의 반응 

중국은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북한의 발사 활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재 한반도 상황이 복잡하고 민감하다. 관련 당사국이 자제해야 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