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보수 성향의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역사상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지방선거가 12일 시작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여성들의 직접 투표 참여는 물론 여성 후보들도 등록을 해 선거전을 치르게 됐다.
올해 1월 사망한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지난 2011년 차기 지방선거부터는 여성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피선거권도 허용하겠다는 포고령(布告令)을 내린 바 이어,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가 사상 첫 여성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생전에 알 사우드 국왕은 이슬람 근보주의를 주창하는 성직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슈라 의회(Shura Council, 국회에 해당)의 의원에 여성 30명을 임명을 함으로서 여성 참여의 길을 트게 했다.
사우디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투표소를 찾아 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284개 지방의회 의원 3,159명 가운데 2/3가 선출되며, 나머지 1/3은 중앙정부에서 임명직으로 임명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여성들이 참정권을 부여받았다고는 하지만 문제점은 아직 남아 있다. 처음 선거에 나선 여성 후보들은 남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책 때문에 남성 유권자가 참가하는 대면 유세를 하지 못하는 등 선거 운동에 제한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여성 후보들은 남성 친척들을 통해서만 남성 유권자들과 간접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여성 유권자와 후보로 참여하는 투료라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지방 선거에 후보로 나선 50세의 카리마 보카리(여성)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난 직후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후보로 나선 여성 후보는 모두 979명이며, 남성 후보는 모두 5,968명이다.
이번 선거에서 등록을 마친 여성 유권자는 13만 명을 웃돈다. 그러나 남성 유권자는 135만 명으로 집계돼 아직은 여성 유권자의 수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편이지만 첫 여성 참정권 부여로 이제부터 여성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구는 총 2천만 명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