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화의 오류가 병적 수준인 저널리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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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의 오류가 병적 수준인 저널리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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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격유착의 진수를 보여준 사람을 성공한 기업가로 둔갑시켜

▲ ⓒ뉴스타운

부실한 기업을 운영하면서 정치까지 겸업 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을 기업가로 불러야 할까, 아니면 정치인으로 불러야 할까, 솔직하게 말해 이런 사람을 기업가라고 할 수도 없고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가 없다. 그저 정경유착을 통해 이익을 쫓는 모리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하는 목적은 정치적인 권세를 이용하여 자신이 경영하는 부실한 기업에 특혜를 주고자 하는 목적이 거의 100%일 것이다.

이처럼 정치적인 목적이 분명했던 사람은 언젠가 자신에게 다가올 불길한 미래를 예상하여 평소 우호적인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여,야 정치인을 막론하고 여러 정치인에게 몰래 돈을 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돈을 준 이 사람이 범죄혐의가 뚜렷하여 빠져나오지 못할 곤경에 처하자 과거 자신이 돈을 준 사람에게 구원요청을 보냈다. 그런데 돈을 받은 정치인 중에서 어떤 정치인은 구원청탁을 받아주는 시늉이라도 했고, 또 다른 어떤 정치인은 구원청탁을 거절했다. 그렇다면 청탁을 받아준 정치인과 청탁을 거절한 정치인중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혹자는 의리를 거론하며 돈을 받아먹었으니 구원요청을 받아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그 사람이 의리가 있는 사람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조폭들의 세계에서나 통할 법한 의리일 뿐, 참다운 의리가 결코 아니다. 돈을 받고 청탁을 들어준 사람은 차라리 공범이나 다를 바가 없어 죄질이 한층 더 무거워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록 돈을 받기는 했으나 청탁을 들어주지 않았던 정치인이 있다면 이 정치인은 범죄자와 더 이상 공모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탁을 들어준 사람보다 죄질 면에서 훨씬 더 가벼울 것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된 성완종은 죽으면서까지 원한을 갚아야 할 대상과 의리가 있는 대상자를 구별했다. 망자(亡者)는 늘 동정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성완종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성완종이 남긴 어설픈 메모 한 장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나라의 지축을 흔들고 있다.

우리 속담에 여자가 한을 품고 죽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왜 여자만 해당되는가, 남자가 원한을 품고 죽으면 여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어떤 남자가 나도 죽을 테니 너희들도 다 죽어야한다고 작심하고 빈 종이에 몇 자 적어놓고 훌쩍 가버리면 꼼짝없이 김밥처럼 돌돌 감기게 되어 빠져나오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당하는 사람은 참으로 머리가 아찔할 것이고 가슴은 황망해 질 것이 틀림없는 일이다. 메모에 적혀있는 내용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죄 값을 받아야겠지만 만에 하나, 너 죽이겠다고 작정하고 복수의 일념에서 표적으로 적은 이름이 그 메모지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이 당사자는 자신이 모든 결백을 밝혀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일만큼 황당한 일도 없을 것이다. 성완종의 메모에 적혀있는 8명의 이름 중에는 어쩌면 표적으로 기재된 사람의 이름이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럴 경우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잡는다고 말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우리나라 형법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판결이 나기 전 까지는 누구든 무죄의 입장에서 수사를 받고 재판도 받게 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모든 일을 지나치게 이분법적 상상을 잘 하는 탓에 그 어떤 실체도 밝혀지지도 않았는데도 조그마한 의혹만 있으면 아예 사실로 재단(裁斷)을 해버리고 여론재판에 붙여 버린다. 이런 여론재판으로 인해 멀쩡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보 되는 광경을 수시로 목격한 일도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지나간 일이지만 과거 대선 때 멀쩡한 이회창 씨도 그렇게 당했던 사람 중에 한명이었다.

정치하는 세력이야 반대편 정파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만큼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 사건이라도 온갖 비판을 할 수도 있다. 정치라는 미물이 원래 그런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립적이고 가장 냉정하게 보도해야할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면 부족 간 대결이 첨예한 어느 아프리카의 문맹국을 보는 것 같아 여간 씁쓸하지가 않다. 특히 변변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여력도 없는 종편에서 송출하는 뉴스나 시사프로를 보면 하루 종일 똑같은 얼굴들이 여기저기에 출연하여 똑같은 필름을 돌리며 아예 인민재판을 하고 있다.

자신들이 수사관이고, 자신들이 포청천 역할까지 하며, 자신들이 판사노릇까지 한다. 심지어 정격유착의 극치를 보여준 범죄자에 불과한 어떤 특정인을 망자(亡者)라는 이유로 성공한 기업가로 칭송하는 듯한 발언을 보면 토악질이 날 정도로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이런 자들을 보면 도대체가 모두가 한쪽 뇌만 발달된 부류들로 보이기도 한다.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편견과 편향에 익숙한 저질 평론가들을 볼 때마다 이만하면 황색저널이 지배하는 천상의 천국이 바로 우리나라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자칭 평론가라는 자처하는 사람들의 출신을 보면 대부분이 과거에 정치권 주변에서 식객노릇을 한 장본인들이다. 이들이 자신의 정치색에 덧칠을 씌워 변설을 늘어놓으니 참으로 식자우환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런 부류의 작자들이 보여주는 특징은 편견이 아예 기본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여 심각한 오류를 생산하는 진원지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히 해악적인 존재와도 같다. 특히 편견을 기본 잣대로 삼고 있는 이런 부류의 작자들은 '그 사람의 한 단면만 보고 저 사람은 당연히 저럴 것이다'라고 미리 예단하여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우긴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전형적인 일반화의 오류인 것이다. 지금 한국의 언론에는 일반화의 오류가 거의 병적 수준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사회여론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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