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간첩 사건, 그리고 中당국 ‘위조’ 발언의 진실
서울시 간첩 사건, 그리고 中당국 ‘위조’ 발언의 진실
  • 편집부
  • 승인 2014.02.1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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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정말 이 나라를 위해 지혜롭기를 바란다

▲ 문제의 중국 공문서
1. 지난 14일 민변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이 제출한 자료가 위조됐다는 중국 대사관의 공문을 공개했다.

이 사건은 작년 6월 경,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국내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며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유씨의 여동생 유가려씨로부터 자신과 오빠 유우성이 북한 보위부의 지시를 받고 남한에서 간첩 행위를 해 왔다는 모든 자백과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그러나 유가려씨가 재판에서 모든 진술을 부인하며, 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은 여권법 위반에 대해서만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받고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았었다.

그러나 검찰은 유우성이 북한에 여러 차례 출입국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항소를 이어갔다. 바로 검찰이 제출한 이 유우성의 출입국 기록이 위조됐다는 것이 지난 14일 민변의 주장인 것이다.

2. 그렇다면 민변이 공개한, 중국 대사관측이 위조라고 말했다는 그 공문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지금 문제가 되고있는 중국 대사관의 ‘위조 언급 공문’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이 사건이 검찰과 민변 사이에 어떠한 논박으로 진행되어 왔는지 시간 순서에 따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수사·재판 일지>

① 2012년 10월 화교출신 유우성의 동생 유가려는 탈북자 유광옥으로 위장하여 남한에 입국했다. 이 후 국정원 종합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중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다 자신과 오빠가 화교 출신으로 북한 보위부에 포섭된 간첩이라는 사실을 진술했다. 2013년 1월 경 동생 유가려는 검찰 진술에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며, 북한 보위부에서 벗어나 무거운 짐을 벗고 새 삶을 살자고 오빠에게 자필 편지까지 썼었다.

② 그러나 2013년 4월 경, 민변은 유가려에 대한 인신구제 심리에서, 당신의 증언으로 오빠 유우성이 중형을 받게 될 것이라는 등, 유가려의 감성을 집요하게 자극하여 대성통곡을 하게 만들었다. 이후 유가려는 자신의 모든 진술을 번복하며 오빠 유우성의 범죄사실도 부인하기에 이르렀다.

③ 유가려와 민변의 접촉이 후 벌어진 갑작스런 유가려의 진술번복으로, 검찰은 확실한 증거 확보를 위해 2013년 6월, 유우성의 북한 출입국 기록을 중국 공안당국에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 공안당국은 출입국기록 발급 전례가 없다며 한국 검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④ 중국 당국의 비협조로 유우성의 북한 출입국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8월 22일, 재판부는 유가려의 진술 번복을 이유로 유우성의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하고, 여권법 위반에 대해서만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했다.

⑤ 이에 검찰은 즉각 항소한 후, 국정원을 통해 10월경 유우성의 북한 출입국 기록을 확보했다. 그리고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확보한 출입국 기록이 중국 당국의 공식 기록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화룡시 공안국에 해당 출입국 기록 발급 사실 조회 요청을 했다. 이 후 11월 경 화룡시 공안국은 기록 발급 사실을 확인해주는 회신 공문을 한국 검찰에 보냈다.

⑥ 그러나 12월 경 민변측은 화룡시 공안국 직원과 대화하며 “해당 출입국 기록을 발급해 준 사실 없다”는 진술의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또한 자신들이 확보한 출입국 기록은 검찰이 제출한 출입국 기록과 다르다는 기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⑦ 이에 검찰은 연변조선족자치공안국으로부터 상기 동영상은 본인 동의없이 불법 촬영됐을 뿐 아니라 내용도 왜곡된 불법자료라는 답변을 받았다. 또한 검찰은 상기 민변이 확보한 출입국 기록은 (중국으로)‘입경-입경-입경’ 연속 3번 ‘입경’이라고 써 있는 바, (북한에서) 출경도 없이 입경이 있을 수 없을 뿐더러, 해당 입경 날짜 당시에 북한 고향(회령)에서 유우성을 목격했다는 다수의 탈북자들의 법정 증언이 있는 등 해당 ‘입경’은 ‘출경’이 입경으로 오기된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반박했다.

⑧ 이런 일련의 사항들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2013년 12월 20일, 민변측은 중국대사관 영사부에 해당 사실을 조회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리고 결국 지난 14일 중국 대사관은 민변측에 답변 공문을 보내길, 한국 검찰이 화룡시 공안국으로부터 확보한 유우성의 북한 출입국 기록은 위조되었다고 말한 것이다.

3. 이상이 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대략적인 수사·재판 일지인데, 이러한 타임테이블을 정리해보면 한 가지 발견되는 특징이 있지 않은가?

그 것은 검찰과 국정원은 오랜 시간 갖은 노력 끝에 증거를 확보하여 겨우 겨우 기소를 하는 반면, 민변측은 너무나 쉽게 반대 자료(그것도 ‘입경-입경-입경’과 같이 상당히 이상한 자료)를 얻어 내는 등, 중국 당국으로부터 모종의 도움 조차 받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 인상은 우리 연구소만 받는 느낌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여동생 유가려는 국정원과 검찰에서 진술한 2차례의 진술을 모두 일치하게 진술해 놓고, 민변과 만난 작년 4월 이후 갑자기 자신의 모든 진술을 번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민변측은 국정원이 유가려를 회유, 협박, 폭행까지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일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상식적으로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무엇보다 유가려 담당 조사관은 그런 일은 일체 없었다고 증언했고, 재판부 역시 그런 일은 없었다고 판시했다.

이 사안과 관련하여 우리 연구소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만약 민변이 유가려와 접촉하여 그의 심경에 (대성통곡을 이끌어 낸 것 처럼) 모종의 변화를 이끌어내어 거짓 진술을 하도록 유도했음이 추후에 밝혀진다면, 해당 민변 변호사들은 중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재판부에 대해서 역시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점은, 재판부는 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을 대공의 관점에서 특별 사건으로 재판을 진행했어야 함에도, 일반 형사 사건을 대하듯 진행했다는 점이다. 가령 간첩 사건의 경우 대부분 북한이나 중국처럼 한국 수사 당국의 접근이 어려운 해외에서 증거를 수집해야하는 난제 때문에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통상 탈북자들은 초기 조사기간 중 1인실에서 생활토록 하는 것도 동료 탈북자들끼리 미리 입을 맞추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안 사건의 모든 특이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재판부는 민변측의 주장에만 치우쳐 재판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유가려가 국정원과 검찰에서 2차례 진술한 동일한 진술서의 내용보다, 재판 과정에서 감정에 흔들리며 나온 진술 번복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재판부가 증거 채택 편향성을 보이면 도대체 검찰과 국정원은 어떠한 열정으로 공안 사건을 수사하란 말인가?

4. 이제 마지막으로 우리는 중국 당국의 ‘공문 위조’ 발언에 대해 매우 지혜로운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상기 사건 일지에서 보였다시피, 중국 당국은 화룡시 자치국 차원에서는 한국 검찰의 출입국 기록 증거가 옳다고 증언해 준 반면,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해당 기록이 위조라고 자신들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 것은 중국 당국의 모호하고 이면적인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원래 중국은 북한 간첩이나 탈북자들에 대한 자료에 있어서, 그동안 한국 정부에 제대로 협조해 준 적인 한번도 없는 나라다. 이 것은 그들이 북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혈맹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한국 국정원이 기지를 발휘하여 중국의 중앙 정부를 거치지 않고 자치 정부를 통해 직접 자료를 확보하자 중국 당국은 매우 불쾌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난 14일 해당 자료들이 ‘위조’라고 부인했지만, 무엇이 어떻게 위조인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설명이 없었다. 그냥 ‘위조’라고만 한 것이다.

중대한 외교 문서에서 단 한마디의 설명과 증거 없이 단순히 ‘위조’라고만 언급했다는 것은, 사실상 ‘위조’라기 보다는 기분이 나쁘다는 외교적 표현에 다름 아니다. 바로 이점을 한국의 언론들은 그 이면의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옳바른 기사를 써서 여론을 호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판부 역시 이러한 공안 사건의 특수성과 중국 외교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이번 중국 당국의 ‘위조’ 언급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앞으로 있을 항소심에서 좀 제대로 판단하여 재판하길 바란다.

이제 야권은 더 이상 본 사건을 호도하여 국민을 선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도대체 이 나라는 언론이든 재판부든 야권이든 공안 사건에 대해선 왜 이렇게 분별력이 없는가? 아마 야권은 당연히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정치적 입장이 있을 것이고, 언론은 사건을 부풀려야 돈이 될 테니 그럴 것일 테지만, 다들 좀 적당히 하길 바란다. 그리고 정치와 언론은 그렇다 쳐도 한 나라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재판부는 정말 이 나라를 위해 지혜롭기를 바란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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