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조용하다. 요란할 것이라는 예상들을 깨고 태양절이 그냥 사라졌다. 미사일도 쏘고 대규모 열병식도 하면서 미국과 한국을 향해 무력시위를 할 것이라는 예측들이 다 빗나갔다. 곧 이어 4차 핵실험도 할 것이라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 예측 역시 빗나갈 것이다. 지금 김정은이 조용한 모드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 “폭풍전야의 고요가 아니겠는냐, 불안하다” 이런 말들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예측들과는 멀리 동 떨어진 다른 생각들을 해왔다.

필자는 며칠 전, 중국이 미국과 연대하여 호전적인 김정은 집단을 이참에 없애버리고 핵무기와 미사일 등 위험무기들을 모두 제거하여 동북아를 핵이 없는 평화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희망어린 의심(?)을 몇 차례에 걸쳐 피력했다. 과거의 중국지도자들은 미국을 의심하고 경계했지만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미국을 신뢰한다. 커다란 공동프로젝트의 공동수행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미-중간의 신뢰를 근거로 한다.

오늘 일부 언론에 의하면 북-중국경 전반에 걸쳐 전차부대를 포함한 실로 엄청난 대규모 중국군이 배치해 있고, 대규모 전투기들이 훈련을 벌이며 가장 높은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한다.

이러한 군사력 배치는, 과거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으로 북한의 경제적 목줄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병행되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미국의 관리들과 합참의장이 연이어 중국을 방문했다. 방문 시에 무슨 말을 나누었는가에 대해 뉴스 매체들이 피상적인 보도를 했지만 중국이 움직이는 내막을 살피면 무언가 지각변동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갖게 한다. 실질과 뉴스보도 사이에 하늘과 땅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중 국경에 집결하여 훈련 중인 중국군에 대해 언론들은 판에 박힌 고식적 해석을 한다. 북한으로부터 발생하는 대규모 난민을 막기 위해 전개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앞서가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필자는 중국의 기도가 다른 데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어느 날 이 군사력이 평양으로 진주하면 사전에 준비했던 대로 수많은 인민군 지휘관들이 손을 들고 스스로 무장해제에 응할 것만 같다. 이것만이 중국과 미국이 바라는 동북아의 평화를 트는 길이고, 마지막 남은 이란을 손보기 위한 여유(free hand)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다. 어쩐지 중국이 그야말로 국제사회와 우리에게 아주 엄청난 선물을 줄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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