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시위 이슬람권 전역 확산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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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시위 이슬람권 전역 확산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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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슬람권도 가세 조짐, 미국 경계강화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태의 불씨를 제공한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으로 촉발된 반미(反美)시위가 중동의 이슬람권을 넘어 동남아시아 이슬람권 국가로까지 번질 기세로 미국이 초비상 사태로 돌입하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집트, 리비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반미시위는 아라비아 반도 남단 예멘 등 이슬람 국가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란, 모로코, 수단, 나이지리아 등은 물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에서도 반미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리비아 주재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를 포함 4명의 사망을 초래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 이슬람권 국가 소재의 외교 공관에 대한 경비와 자국 외교관 및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경계강화를 지시했다.

이번 반미 시위는 근본적으로 이슬람교 자체를 모독한 것으로 인식한 무슬림들이 들고 있어난 측면과 이를 이용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무장 테러집단이 가세해 그 징조가 간단해 보이지 않다. 따라서 미국은 반미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거나 또 다른 형태의 유혈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미국은 특히 반미시위 진앙지로 보는 리비아와 이집트에 대한 보안 감시와 경계를 집중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리비아 무장 세력의 벵가지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공격으로 33년 만에 미국 대사가 외국에서 사망하자 미국 해군는 리비아 인근 해상에 순항ㅇ 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2대를 배치하고 반 테러 엘리트 해병대 부대인 패스트(FAST) 40명을 리비아에 급파하고, 무인정찰기를 활용한 무장 세력에 대한 추적 감시 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또 연방수사국(FBI)와 중앙정보국(CIA)도 현지에 요원을 파견, 사건 전모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알 카에다 등의 개입 가능성 등을 살피기 위한 증거 수집 활동에 돌입했다. 이번 조사는 9.11테러 11주년을 겨냥한 공격이 계획된 것인지에 대한 조사에 집중된다. 또한 미국은 이 지역에서 비(非)필수 인력은 민간항공기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13일 이집트 카이로의 외교 공관에 대한 경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이날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날도 이어졌으며, 시위대는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나아가 진압 경찰이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13명이 부상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문제의 영화를 “공격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이집트 국민에게는 외국 공관에 대한 공격 등 불법적인 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집트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이 14일 전국 주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마친 뒤 영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기로 해 이번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물론 무슬림형제단은 평화 시위를 표명하고 있지만, 시위 과정에서 반미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탓에 폭력 시위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미국과 이집트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리비아와 이집트 반미시위 열기는 아라비아 반도 남단의 예멘까지 이어졌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 예언자 ‘무하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에 한때 난입해 경찰과 충돌했고, 시위대는 이날 대사관 구내로 들어가 게양된 성조기를 끌어내 불에 태웠으나 물대포 등을 동원한 경찰에 막혀 대사관 건물 진입에 실패한 채 밖으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허공으로 실탄을 발사했으나, 시위 참가자 최소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미국은 예멘 남부와 동부에서 알 카에다 세력을 겨냥한 무인기(드론, drone) 공격을 활발하게 진행해왔으며 이번 사태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미시위는 이란, 바레인, 수단, 모로코, 튀니지로도 불똥이 튀기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도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위스 대사관 앞에서 반서방 과격단체인 ‘이슬람학생협회’가 주도된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각) 이 영화에 대해 “이슬람의 존엄에 모욕을 가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미국 정부의 조직적이고 지속적 침묵이 이런 행위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바레인 외무부도 같은 날 성명을 내 이 영화가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비난하고 이슬람협력기구(OIC)에 단호한 대응 조치를 주문했으며, 북아프리카 수단, 모로코, 튀니지 주재 미국 외교 공관 앞에서는 전날 해당 영화 내용을 규탄하고 미국 측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모로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모인 청년 300∼400명이 미국 영사관 앞에 모여 반미시위를 벌이면서 “미국과 오바마에게 죽음을” 등 반미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나 폭력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나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Hamas)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유엔본부 앞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일컫는 소수 '살라피스트' 그룹이 이끄는 시위에서 영화를 옹호한 것으로 전해진 한 미국인 목사의 사진과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카타르 소재 위성채널인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튀니지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에 태우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도하기도 했다.

반미 시위는 중동, 북하프리카를 건너 동남아시에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문제의 영화에 대해 비난을 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이슬람교도)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13일 현재 조직적인 집단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정부당국과 미국은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주변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권고하고 주변 군중이 갑자기 폭력화 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 자리를 피할 것을 권고하면서 “안전한 장소나 상황도 매우 급하게 또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또 말레이시아 미국 대사관도 홈페이지에서 “카이로와 벵가지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볼 때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말레이시아에 있는 미국민에게 주변을 잘 살피는 등 극도로 조심하고 대규모 군중이나 모임은 피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필리핀에서는 미국 외교관들이 이미 9·11 추도식 이전에 대사관 외곽 및 근처 집단 주거지와 영사관에 대한 추가 경찰력 배치와 순찰 근무를 요청했다. 마닐라 대사관 앞에는 경찰 픽업트럭이 기관총을 탑재한 채 주차하고 있고, 해안 경비정이 대사관 주변 마닐라만을 순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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