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사진은 레이건 대통령과 에드윈 미즈 ⓒ 뉴스타운 | ||
권재진 법무장관 지명자를 두고 말이 많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장관은 영어로 하면 '비서(secretary)'라면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강조하자 미국 법무장관은 'Attorney General'이라는 반론도 일었다.
우리 헌법은 국무총리와 국무회의를 두고 있고 장관은 총리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어서 미국의 장관과 똑 같이 말할 수는 없지만, 총리라는 자리가 이미 형해화 되어 버렸고 국무회의도 단순히 통과의례 하는 기구가 되어서 실질에 있어서는 미국 대통령제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점에서 홍 대표의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보다 중요한 문제는 권재진 지명자가 과거에 여러 가지 정치적 ‘의혹’과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이라고 하겠다.
미국법에 의하면 법무장관은 연방범죄를 수사하고 연방정부와 관련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지만 법무장관의 역할은 누가 법무장관인가에 따라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법무장관으로서 대통령과 가깝고, 그러한 이유로 대통령에 대해 많은 영향력을 주었던 경우로는 로버트 케네디, 존 미첼, 그리고 에드윈 미즈를 들 수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버지니아 대학 로스쿨을 나온 35세의 동생 로버트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하자 뉴욕타임스 등 언론이 경험부족을 들어 반대했다. 장관이 된 그는 팀스터 노조 비리와 마피아 조직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해서 법무부가 이처럼 큰일을 단기간에 많이 했던 적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외교와 국내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로버트의 조언에 많이 의존했다. 로버트는 쿠바 미사일 위기 때 군부 강경파에 대항해서 소련과의 전쟁을 피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로버트는 CIA, FBI, 군부 내에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것이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과 연결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대통령이 친동생인 법무장관과 모든 일을 의논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후 미국 의회는 대통령의 직근 가족이 각료 등 고위직에 취임하지 못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리차드 닉슨 대통령은 1968년 대선 당시 참모였던 변호사 존 미첼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변호사로서 공채(公債) 같은 투기성 재정 법률 문제를 다루어 온 미첼은 법무장관이 되자 법과 질서를 수호한다면서 도청을 광범하게 지시하는 등 법치주의를 훼손했다. 미첼은 닉슨의 재선 운동을 지휘하기 위해 법무장관을 사임했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고 19개월간 복역한 후 보석으로 출옥했다. 그는 1988년에 사망했다.
예일대학과 UC 버클리 로스쿨을 나온 에드윈 미즈(1931년 생)는 1967년에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던 로널드 레이건의 보좌관 팀에 합류해서 그 후 레이건과 정치적 행로를 같이 했다. 레이건의 두 번째 주지사 임기 중 비서실장을 지냈고, 레이건이 주지사 임기를 끝내자 변호사로 일했고, 1977년부터는 샌디에고 대학 로스쿨 교수를 지냈다. 1980년 레이건의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고, 1기 레이건 행정부백악관에서 대통령 특보(Counselor to the President)라는 직책으로 레이건을 직접 보좌했다. 레이건은 각료회의와 국가안보회의에도 미즈가 참여하도록 해서 미즈는 모든 국가정책에 레이건의 의중을 전달했고, 또 모든 문제에 대해 레이건에게 조언을 했다. 레이건은 재선에 성공한 후 미즈를 법무장관에 임명했고, 미즈는 2기 행정부 말까지 재직했다.
대통령과 특히 가까웠던 이들 3명의 법무장관을 보면 역시 법무장관은 대통령과 거리가 있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제임스 베이커 백악관 비서실장과 더불어 레이건 1기 행정부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듣는 에드윈 미즈도 법무장관으로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카고 대학 총장을 지내던 중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 의해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저명한 법학자 에드워드 레비는 불과 2년 동안 법무장관을 지냈지만 그 시절의 법무부에는 훌륭한 법률가들이 많이 모여 들어서 향후 미국의 사법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www.leesangdon.com 승인 글입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