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날 입고 간 옷은 지난 여름 아들이 입대 전에 제게 사 준 여름옷이었습니다. "응, 네가 사 준 옷이어서인지 가장 애착이 가기에 늘 입고 다닌단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나 하는 짓이랬던가요. 그러나 저는 꼭 해야만 하겠습니다. 무능한 가장인 저로 인해 빈곤한 가정살림 탓에 아들은 그동안 대학의 수업을 마치는 대로 아르바이트 일을 했습니다.
지난 초여름에 그동안 식당에서 일한 한 달치 임금을 받아왔다며 아들의 입이 귀에 가서 걸렸습니다. 그동안 조족지혈의 용돈을 저와 아내로부터 번갈아 가며 겨우 얻어 쓰던 녀석이 모처럼 거금을 수중에 지니게되자 그만 마음마저 너그러워졌던가 봅니다. 일요일인 이튿날 오전이 되자 아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우리 가족 모두에게 시내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우선 제 동생에게 옷을 사 주더니만 이번엔 저와 아내에게도 옷을 고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찌 아들이 힘들게 번 돈을 아비가 감히 축낼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손사래를 쳤지만 녀석은 막무가내였습니다.
평소 저를 닮아서 고집이 대단한 아들이었는지라 녀석도 만만치는 않았지요. "제가 늘 두 분께 얻어입기만 했으니 그래서 오늘은 제가 꼭 옷을 사 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그래도 저와 아내는 고집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역시나 초지일관이었지요. 하는 수 없었기에 "그럼 밥이나 한 끼 사렴"했더니 밥은 밥이고 옷은 옷이라며 다시금 고집을 피우는 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못해서 아들과 함께 의류매장에 다시 들어가 비교적 값이 싼 스웨터를 한 장 골랐습니다.
비록 값은 헐한 옷이었지만 저는 아들이 사 준 그 옷이 임금님의 그 어떤 황금옷보다도 더 값지고 의미 있으며 가치 있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박봉의 샐러리맨이다보니 평소 아들에게도 용돈을 넉넉히 주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아들은 대학에 진학한 작년 신입생 때부터 아르바이틀 하느라 늘상 밤 열 시가 넘어야만 파김치가 되어 귀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항상 밝은 미소와 넉넉함을 잃지 않은 듬직한 녀석이었지요. 면회시간이 다 되었기에 헤어지면서 이젠 저보다도 키가 더 크고 등짝도 더 넓어진 아들을 꼭 껴안았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우리 아들을 믿는다. 여지껏 매사를 잘 해 온 너였으니 앞으로의 군대생활 역시도 잘 할 것이라는 믿음엔 추호의 빈틈도 없단다... 환절기니까 감기 조심하고 다음 면회 때 또 만나자꾸나..."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느라 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었습니다. 아들이 사 준 스웨터가 저를 보며 방긋 웃었습니다. 아들아~ 사랑한다! 아빠는 부디 내 아들이 장차 이 나라의 소금이 되고 목탁이 되길 염원한다. 내 아들은 반드시 그리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단다.
아들아, 그리고 네가 사준 옷 앞으로도 잘 입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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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 멋지네염
저는 옷사주는 사람도 없고.. 빌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