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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은 부동산 버블과의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라는 특수한 링 위에서 벌어지는 이 전쟁은 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난 80년대 말과 90년대에 걸쳐 일본이나 한국이 겪었던 부동산 버블과 지금의 중국의 문제는 다르다. 게임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중국의 계획경제가 지니는 통제의 힘에 의해 부동산 버블이 진정될 수 있는가 하는 관점이다.
중국정부는 이제 부동산 거품에 대해 경제의 적으로 단정하고 대출, 세제, 통화량, 공급량 모든 요소를 통제 또는 차단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아랑곳없이 베이징과 상하이, 그리고 하이난다오 등 일부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한국 등 국제여론 역시 이제 중국 부동산 버블이 통제 가능한 수위를 지나 파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경고음을 지속적이고 더 급박한 타이밍으로 타전하고 있다. 만일 이 버블이 붕괴한다면 미국발 달러위기를 능가하는 자산시장 붕괴가 초래될 것이라고 세계는 우려하고 있다. 지척의 거리에 있는 한국경제의 우려야 말할 나위도 없다. 이 버블의 붕괴는 곧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의 냉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버블게임'이야말로 중국이라는 특수한 자본주의 체제가 넘어야 할 가장 어려운 고갯길일 것이다. 중국은 자본과 기업은 자유체제로 개방하고 정치와 사회는 사회주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른바 계획경제식 자본주의를 표방해 왔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환율, 물가, 금융 등을 나름대로 잘 조절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부동산 버블 문제만큼은 그 성격과 강도가 다르다. 그 동안 중국정부가 대표적으로 잘 통제해 온 농산물 가격문제를 볼 때 그 특성 상 상품의 성격이 단순하고 생산지 출하가격 역시 지원금 형태로 컨트롤이 가능한 특징을 가진다.
반면 부동산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우선 그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매우 복합적이며 투자성향이 강한 점에서 통제가 어렵다. 더욱이 '쌀'은 개방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쌀이되 '집'은 예전의 그 집이 아니다. 중국 인민들은 축적된 부를 통해 더 호화롭고 특별한 집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말 처음 나타났던 부동산 버블 조짐에 대해 과소평가하며 세계인들의 우려를 간단히 잠재웠던 중국정부도 이번 만큼은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작년부터 단계적인 긴축과 통제로 출구전략에 나서며 2009년 연말부터 지금까지는 은행 지급준비율 상향과 함께 위안화 환율 역시 과열경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면 인상할 수 있다는 태도로 바뀌고 있다.
그만큼 부동산 경기과열이 버블 한계에 다가가고 있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결과다. 부동산 대출 통제와 보유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베이징과 상하이, 남방권의 부동산 가격은 하루하루 치솟고 있다. 작년 초 반토막으로 떨어지며 폭락을 거듭하던 지역의 집값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치솟으며 대도시에서는 100억원을 호가하는 초호화 주택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5천6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이 팔렸다. 이는 전년에 비해 80% 증가한 것이다. 초-고강도 규제 속에서 일어난 이같은 신장세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혀를 내두른다.
이번 버블현상에 대해서는 중국 부동산 업계 내부에서도 우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China Vanke) 대표 왕시는 “빠른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른 주요 도시로 확산된다면 중국은 일본식 부동산 버블을 겪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문제는 누가 보아도 비현실적인 호화 부동산 가격이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외국 경제가들의 버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현지 구매자들은 앞으로도 호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이 현실이다. 과연 이것이 투기열풍 때문인지 아니면 중국적인 특수한 수요인지를 판단할 근거는 없다. 만약 그것이 아무리 비현실적인 가격이라 하더라도 그 수요가 일정하다면 버블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 것인가. 중국 부자들은 미국이나 일본 부자들과 달리 거품 위에 떠있는 집이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만족을 준다면 앞으로도 거래를 지속할 것인가. 중국 소비시장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중국이므로 그럴 수 있다'고 말하나 그 수위가 어디까지일 것이냐에 대해서는 합의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또 다른 중국 내의 부동산 관계자들은 여전히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남방권과 대도시에 국한된 문제이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놓고 볼 때 전면적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따라서 중국이라는 특수한 체제, 즉, 계획경제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이 부분적인 문제가 정부의 통제력 한계 안에 존재하는 국지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이 버블과의 싸움은 단순한 '거품'과의 싸움이 아니다. 바로 그 거품 안에 자본의 거대한 힘과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찌개를 끓이는 상황에 비유해 보자. 너무 많이 이는 거품을 제거하려면 우선 가스 불을 낮춰야 한다. 낮추고 다시 낮추었으나 여전히 남비는 끓어 올라 거품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찬물을 약간 부어 봐도 잠시 조용하다 다시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중국이 그 고민에 빠졌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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