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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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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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까 번쩍(ぴかぴか)

KBS-2 드라마 ‘수상한 3형제’의 극중 대사에 ‘삐까 번쩍’이란 말이 나온다. 극중에서 둘째 형수가 막내 시동생에게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가 친정에 갈 때는 모양도 좀내고 ‘삐까 번쩍’하게 차려입고 가야 한다고 가르쳐 준다. 이 말은 새로 시집온 손아래 동서에게 그렇게 하라고 암시를 하는 말이었다.

방송에서 듣는 말은 이뿐이 아니다. 어느 일요일 KBS_! ‘일요진단’프로에서 ‘해외 우리 문화재 인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프로에 참석한 인사 한분도 이런 말을 해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분의 말뜻은 아주 건설적이며 당연한 말이었다. 현재 해외 박물관에는 한국전시실이 설치돼 있는데 규모가 너무 초라해 외국인에게 보이기가 민망하다며 이 전시실의 규모를 ‘삐까 번쩍’화려하게 차려 품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삐까 번쩍’이란 이야기는 지난세월 우리주변에서 흔히 쓰던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말이 순수 우리말이 아닌 국적 불명의 말이다. 추리해보면 일본말 반, 우리말 반이니 이를 어느 나라에도 귀속 시킬 수 없는 엉거주춤한 변질 어이다.

일본말에 삐까삐까(ぴかぴか)란 말이 있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번쩍번쩍’이다. 흔히 이 말은 마루(床). 차(車), 구두(靴)따위를 광택이 나도록 번쩍번쩍하게 닦아놓고 그 광채를 가리키며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삐까 번쩍’이란 무슨 말인가? 이는 그 옛날 누가 장난삼아 일본말의 ‘삐까삐까’와 한국말의 ‘번쩍번쩍’에서 반씩을 따서 만들어 유행시킨 말인데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지금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 말이 한동안 유행되다가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사라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방송용어로 튀어나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요즈음 방송에서 이와 유사한 말들이 간헐적으로 노출되는데 그때마다 진행자가 시정시켜주지만 진행자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 중에 이와 같이 오염된 말은 부지기수이다. 이를 일일이 시정시킬 수는 없고 발언자 자신이 스스로 다듬어 나가야 하는데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그뿐이 아니고 외국어 사용을 자랑삼아 하는 세상. 우리말의 틀에서 벗어나 이상하다싶으면 전부가 외국어인줄알고 함부로 해대는 국적불명의 자투리 단어는 거의가 변질 어일 수 있다.

이러고도 어찌 말과 글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 자랑 하겠는가? 하루빨리 사대주의의 틀에서 벗어나 올바른 우리 길을 걸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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