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운 삶'의 보장이 통일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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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삶'의 보장이 통일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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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러첸의 용기와 우리의 위선

북한 동포들을 위한 인권 운동가로 유명한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이 다시 우리 사회에서 뜨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이전에 폴러첸이 알려졌던 양상과는 조금 다르다.

처음 폴러첸이 북한의 기아난과 김정일 정권의 인권탄압의 사실을 우리에게 호소하면서 알려진 거라면, 이번에는 북한의 비참한 현실뿐만 아니라 ,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의 잔혹한 인권유린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부도덕성까지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보수단체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가 부상을 당하고, 얼마 전엔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한국사회의 정권교체의 필요성까지 논하는 기고문을 썼다.

이런 폴러첸 씨의 활동을 바라보면 그는 참 용기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된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많은 지성인이 꺼려하는 탈북난민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서 해결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폴러첸의 언론플레이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폴러첸은 용기 있는 사람

그러나 폴러첸의 행동이나 북한의 열악한 인권유린의 현실을 비겁하게 외면하고 왜곡하며, 이에 대한 북한인권개선 활동에 대한 악의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는 반민족적인 친북통일주의자들의 그것보다는 백배 낫고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하나의 국가로의 통일을 열망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통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 그러한 통일의 목적이 단순한 형식적인 '1국가' 체제로의 변화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볼 것이다. 반백년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온 두 체제가 하나가 될 때에는 그 구성원에게 '1국가'가 되는 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추구하는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과거에 한 국가였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한다는 것은 더 이상 오늘 날의 시대에는 설득력이 약한 이야기이다. 세계는 유럽연합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상호간의 교류와 협력을 중시하며 나날히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민족중심의 사고는 쇠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일을 하려는 이유는, 하나의 국가가 되는 것이 분단된 상황보다 우리 민족 구성원 모두에게 좀 더 인간다운 삶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주는 사회가 되리라는 기대와 희망때문인 것이다. "더 나은 삶과 미래" 에 대한 민족적인 열망이 바로 통일이라는 두 글자에 함축된 것이다.

이러한 열망은, 남과 북 어느 한 쪽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남쪽의 사람들이 통일을 통해서 강한 조국의 미래를 꿈꾼다면, 북쪽의 동포들도 통일을 통해서 인간다운 삶과 개인의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를 꿈꾼다고 봐야 한다.

서로가 바라보는 미래와 민족의 이익이 부합될 때에야 통일은 무리 없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따라서, 남과 북은 통일을 위해서 서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북한은 남한 사회의 장점 뿐만 아니라 잘못된 부분도 볼 수 있어야 하고, 남한 역시 북한 사회의 잘못된 점을 꼬집을수 있어야 한다.

서로가 상대의 허물을 보지 않은채 통일을 논한다는 것은, 충분히 상대를 탐색하지 못한채 바로 결혼에 골인하려는 연인의 모습과 마찬가지이다.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랑없이 하는 결혼이 파탄에 이를 확률이 높듯이, 이러한 남과 북의 작금의 통일을 향한 교류와 협력은 언젠간 서로 어긋나서 깨어지기 쉽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도 낡은 민족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민족이기 때문에, 같은 핏줄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한다고 말하면서, 통일을 해야하는 근본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잊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

통일이라는 형식적 개념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무엇을 위한 통일인지, 누구를 위한 통일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고 잊지 않다.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 남북한이 동반입장하는 모습에 기뻐하고, 북한의 미녀응원단에 환호하며, 북한팀이 이길때마다 열광하면서도, 정작 배고파서 굶어죽어가는 북한의 어린이들의 모습과 탈북난민들이 타국에서 비참하게 숨어지내면서 학대받는 사실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통일과 인권 같이 가야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장밋빛 모습과 미래만 보려 할 뿐, 그 뒤에 존재하는 남과 북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역사적 현실과 그들의 굶주림, 가난 , 학대, 독재라는 더러운 모습은 보지 않으려는 이중성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은 보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과연 통일을 논하면서도, 우리가 북한의 동포들이 받고 있는 무자비한 독재와 인권탄압,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전제" 조차도 유지시켜 주지 못하는 열악한 경제 상황, 주체사상이란 명목하에 행해지고 있는 1인 숭배 주의 같은, 그들의 모순점을 외면할 수 있는 것인지 필자는 심각한 의문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을 보지 않고 하는 교류가 민족간의 진정한 교류이고, 화합인지 말이다. 그러한 교류와 그러한 상태에서 논해지는 통일논의들이 과연 굶주린 북한 동포들을 위한 것인지 말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북한동포들의 열악한 현실을 외면하고 이루어지고 있는 통일운동은 허상이고, 민족전체에 대한 기만행위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통일을 꿈꾸는 것은 "민족의 더 나은 삶과 미래" 를 위해서이고, 이러한 통일의 상대방은 남과 북을 아우르는 "민족 전체" 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통일의 한 축인 북한 동포들의 "인간다운 삶" 의 보장이야 말로, 통일을 향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이고,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동포들의 "삶의 질" 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을 지켜주려는 노력이 빠진 통일 논의는 모두 헛된 기만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남북이 하나가 되기 위한 이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남한 사회의 노력이 북한정권수뇌부를 자극시켜 통일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통일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민족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 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도대체 북한의 무엇에 환호하고 열광하고, 눈물을 흘리며 가슴벅차 하는것인가. 이번 폴러첸씨의 행동으로 인해 그 눈물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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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일 2003-08-29 15:01:23
洪기자의 논조 잘 읽었습니다. 좋은 담론입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감성적 민족주의"는 분명히 경계해야 하며, 충분한 성찰(省察)이 있어야 합니다.

독일의 허버마스 교수가 "민주시민이 민족공동체의 종족보다 우선해야 하며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면서 통일지상주의를 경계한 말은 오늘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르베르트 폴러첸"의 의기로운 돌출행동을 뒤에서 비난을 퍼붓는데 과연 통일을 외치는 일부 논자들은 당당히 북한인권과 주민들의 삶에 대해 전면에 나서서 주장하거나 행동치 못하면서 논리를 합리화시키는 졸장부들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통일이 지상과제가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와 자율,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통일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이를 간과하고 민족주의에 젖어 있는 일부 지식인들이 과연 이시대의 통일지도자들이라고 자처하는 꼴들이 한심스럽고, 이들로 인해 더욱 남남갈등이 심화되는 현상이 정말 한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좋은 칼럼올려주시어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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