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시티 연구용역·AI혁신학교·AI 혁신센터로 정책 실행 기반 구축
-자율주행 리빙랩 11개 구역서 8대 공공서비스 실증…2027년 이후 운영이 관건

[뉴스타운/김병철 선임기자] 화성특례시가 2026년 인공지능 분야 78개 사업에 107억 원을 투입하고 돌봄·안전·행정·산업 현장의 AI 전환에 나선다. 2026년 5월부터 12월까지 K-AI시티 구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3월부터 12월까지 시민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AI혁신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740억 원 규모의 자율주행 리빙랩은 남양읍·새솔동·송산면·마도면 일대 11개 구역에서 8대 공공서비스를 실증하는 국가사업으로 추진된다. 실증 기간은 2027년 말까지이며, 최종 73대 규모의 차량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연구와 교육, 기반시설 구축을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로 연결하고 실증 종료 이후 운영 재원과 책임 주체를 확정하는 일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뉴스타운은 정명근 화성시장과의 서면인터뷰, 화성특례시가 제공한 주요 사업자료를 토대로 민선 9기 핵심 공약과 시정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 1편에서는 4개 일반구 출범과 균형발전, 2편에서는 25조 원 투자유치와 산업진흥, 3편에서는 철도·트램·버스·도로 확충 구상을 살펴봤다. 4편에서는 화성시가 추진하는 AI 대표도시 전략과 자율주행 실증사업을 사업 단계별로 짚는다.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AI 정책의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행정과 생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다. 화성시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인공지능 액션플랜 수립을 추진했다. 2026년 1월 초안을 마련한 뒤 2월 AI 자문단과 시정자문위원회 의견을 수렴하고, 3월 대외 발표를 진행하는 일정이다.
정부가 2026년 2월 25일 확정한 국가 인공지능 액션플랜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개 정책 축과 12개 전략 분야, 99개 과제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화성시도 국가 정책과 지역 산업구조를 연계해 자체 실행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2026년 화성시 AI 사업은 4대 분야 78개 사업, 총사업비 107억원 규모다. 첫 번째 분야는 취약계층과 사회적 돌봄이다. AI 안부 확인, ICT 융합 방문건강관리, 로봇 재활, 장애인 응급안전서비스 등을 통해 기존의 대면 돌봄을 보완하고 위험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두 번째는 도시 안전 분야다. 실종자 고속 검색, 시내버스 AI 안전운전, 스마트 수질 예측·관리, 수영장 AI 안전관리 등이 포함됐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영상과 운행정보,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 가능성을 먼저 찾아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현장 적용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오인식에 따른 책임, 기존 관제체계와의 연동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는 행정과 민원 분야다. 상담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시하는 콜센터 어시스턴트, 시민 대상 AI 서비스 ‘화성in’, 공직자 업무를 지원하는 AI 행정 어시스턴트, 전문가가 정책을 검토하는 AI 자문단 등이 주요 사업이다. 단순 문의와 반복 업무 처리 시간을 줄이는 한편, 복합 민원과 정책 판단은 담당 공무원이 맡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네 번째는 산업과 미래 경쟁력 분야다. AI 기술기업 혁신지원과 AI EXPO MARS 2026, AI혁신학교, AI·CF 공모전 등이 포함됐다. 기업 지원과 인재 교육, 시민 참여 행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지역 내 AI 활용 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78개 사업이 모두 새롭게 시작되거나 이미 성과를 낸 사업인 것은 아니다. 일부는 기존 복지·안전·행정사업에 AI 기능을 접목하는 단계이며, 일부는 계획 수립이나 연구용역을 거쳐야 하는 준비사업이다. 시범 적용과 실제 운영, 성과 확산을 구분해 평가해야 하는 이유다.
AI혁신학교는 2026년 3월부터 12월까지 시민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교육 중심의 허브,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실험 공간인 랩, 교육생과 전문가가 교류하는 커뮤니티를 결합한 구조다. 화성시는 권역별 4개 교육 거점을 마련하고 기초교육에서 실습, 결과 확산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이 일회성 강좌에 머물지 않으려면 수료 인원보다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성과로 제시해야 한다. 복지 담당자가 AI를 활용해 위기가구 확인 업무를 개선했는지, 민원 담당자가 반복 질의를 줄였는지, 기업이 생산이나 품질관리 과정에 AI를 적용했는지 등이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AI 혁신센터는 별도의 건물을 짓는 방식보다 기존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주요 역할은 AI 데이터 체계 구축, AI혁신학교 운영, AI 도시 거버넌스 관리 등 세 가지다. 여러 부서에 흩어진 AI 사업을 조정하고 데이터 활용 기준과 보안 원칙을 관리하는 통합 기능을 맡게 된다.
K-AI시티 구상은 아직 실행사업이 아니라 연구용역 단계다. 화성시는 ‘화성시 K-AI시티 구현 전략 및 실행방안’ 연구용역을 2026년 5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3월 입찰 절차를 거쳐 5월 착수하는 일정이 제시됐다.
연구용역에서는 정부의 미래 모빌리티와 K-AI시티, AI 3대 강국, AI 기본사회 정책을 분석하고 화성의 반도체·미래차·바이오 산업 기반과 연결할 수 있는 실행전략을 마련한다.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 구상, 스마트도시 계획 등 기존 정책과의 중복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화성시는 이와 별도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할 스마트도시 5개년 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 용역은 2026년 4월 발주하고, 5월에는 거점형 스마트도시 공모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K-AI시티 연구용역과 스마트도시계획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유사한 사업을 반복하지 않도록 역할과 예산을 명확히 나눌 필요가 있다.
AI 정책이 계획과 교육 중심이라면 자율주행 리빙랩은 도로 위에서 기술과 서비스를 검증하는 실증사업이다. 화성시는 2023년 10월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리빙랩 대상지로 선정됐다. 총사업비는 740억 원 규모로, 자율주행 차량과 관제센터, 플랫폼, 충전시설, 현장 인프라를 구축해 공공서비스를 시험하는 국가사업이다.
관련 기반시설은 2025년 12월까지 구축을 마치고 2026년부터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실증해 2027년 말까지 운영하는 일정이다. 대상지는 남양읍·새솔동·송산면·마도면 일대 11개 구역이다. 동탄 등 동부권에 비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취약한 서부권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이동 수단을 보완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다.
사업은 8대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노선형 대중교통뿐 아니라 교통약자 이동지원, 수요응답형 이동, 생활물류와 도시관리 등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시민체험단과 지역 거버넌스, 홍보·체험 공간을 운영해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과 안전 문제를 실증계획에 반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차량 73대가 한꺼번에 운행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 3월 화성시의회 업무보고 당시 시는 차량 제작과 확보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버스형 차량은 제작 일정으로 인해 9월께 투입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개소 행사에는 8대의 서비스 차량을 전시하는 계획도 보고됐다. 따라서 차량 수와 서비스 개시 시점은 최종 목표와 실제 운행 단계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실증 차량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지만 현행 제도상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한다. 기술적 자율주행 수준과 시민이 체감하는 무인운행은 같지 않다는 뜻이다. 운행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범위, 보험, 데이터 관리, 돌발 상황 대응 체계를 검증하는 것도 리빙랩의 과제다.
더 큰 문제는 2027년 말 국가 실증사업이 끝난 뒤다. 시민이 서비스를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이후 사업이 중단되면 교통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충분한 이용 수요와 비용 효과를 검증하지 않은 채 시비로 전환하면 지방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화성시는 국토교통부와 후속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중장기 상용화 및 전 지역 확산계획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비 지원 지속 여부와 차량·관제시설의 소유 및 유지관리 주체, 운영비 분담 방식은 실증 기간 안에 구체화해야 한다. 화성시의회도 2026년 3월 업무보고에서 실증 종료 후 시가 비용을 전부 부담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지역기업 참여 및 기술 축적 방안을 주문했다.
지역기업과의 연계도 살펴볼 대목이다. 자율주행차 제작과 통신·센서·관제시스템을 외부 기업이 맡고 실증 데이터만 축적할 경우 화성의 산업 기반으로 남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지역 미래차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실증과 기술개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투자유치와 산업진흥 정책으로 연결된다.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AI 대표도시와 자율주행 실증도시는 서로 분리된 공약이 아니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기반이라면 자율주행 리빙랩은 그 기술을 실제 도시공간에서 검증하는 현장이다. 돌봄과 안전, 민원, 교통에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확인돼야 두 사업의 명분도 확보된다.
2026년은 계획을 발표하는 해인 동시에 현장 적용의 첫 성적표가 나오는 시기다. AI 사업은 107억 원의 예산과 78개 사업의 숫자보다 개별 서비스의 이용률과 정확도, 업무시간 단축, 시민 만족도 등을 공개해야 한다. 자율주행 사업도 운행 대수와 행사 규모보다 이용 인원, 운행 안정성, 호출 대기시간, 사고와 장애 발생 현황, 기존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을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화성시가 AI와 자율주행을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정착시키려면 연구용역, 시범사업, 실증, 상용화를 단계별로 관리해야 한다. 아직 계획 중인 사업을 완료된 성과로 설명해서도 안 되고, 실증을 상용화로 확대하기 전에는 재정 부담과 시민 수요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화성의 도전은 시작됐지만, AI 대표도시라는 평가는 정책 명칭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확인될 결과에 달려 있다.
기자 메모/ 화성시의 AI·자율주행 정책은 산업도시의 기반을 시민 생활과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중교통이 취약한 서부권을 자율주행 실증지역으로 정한 것은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이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실증사업은 성공을 전제로 한 행사가 아니라 문제점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계획된 차량 수와 실제 운행 차량 수, 기술 수준과 법적 운행 조건, 국비 사업과 향후 시비 부담을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긍정적인 취지를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만들려면 시민이 체감한 편익과 투입 비용을 함께 제시하는 투명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본지는 다음 [화성 민선 9기 공약 기획⑤]에서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보타닉가든과 화성테크노폴, 문화·과학시설 확충 구상을 살펴본다. 여울공원 전시온실과 우리꽃식물원, 시립미술관, 공룡자연과학센터, 어린이과학관, 남양지역 문화예술 공간 등의 추진 단계와 사업비, 준공 목표를 구분하고 이들 사업이 지역별 문화 격차 해소와 도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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