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다급한 트럼프, 느긋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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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다급한 트럼프, 느긋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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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판문점에 서의 만남.  2019년 6월 30일 / 사진=KCNA via SNS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판문점에 서의 만남. 2019년 6월 30일 / 사진=KCNA via SNS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6년 말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평양으로부터 냉랭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은 두 사람의 관계가 훌륭하다하더라도 회담 개최에 있어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미 북한은 최소한 3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대북 제재 해제 및 중단, 핵보유국 지위 인정 혹은 핵 군축 협상, 한미 연합 훈련 및 전략 자산 전개 취소·중단이다.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미군 연합 군사 훈련(UFS)이 북한에게 적대적”(hostile)이라며 갑작스럽게 규모를 축소 지시를 내려 11일간의 훈련기간이 5일로 줄어 827일 완료가 21일에 종료됐다. 1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올해 말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 관리들 간의 논의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국제 무대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6개월을 넘기며 계속되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이 곧 끝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손을 내민 것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미사일을 포함한 병력과 장비를 보낸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다. 그만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로서는 매우 다급한 북미정상회담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대해 내심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보수 성향의 일부 서울 관계자들은 미국과의 합동 군사 훈련 축소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 중국 선전(Shenzhen)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이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해당 지역에서 회담을 가질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적절한 시기에 다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백악관 모두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한국 외교부는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평양과의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북한은 김정은과 트럼프의 훌륭한 개인적 관계를 칭찬하면서도, 두 사람의 개인적인 관계를 미국과의 관계와는 별개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은 20일 조선중앙통신(KCNA)을 통한 성명에서 오빠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great relationship with Trump)를 맺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여정은 훈련 규모를 축소한다고 해서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이 훈련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주장이다. 김여정은 훈련 규모 축소를 선의의 조치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평양은 개인 외교에는 한계가 있으며 전략적 우선순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은 20일 동해안에서 약 10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이것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군 훈련에 대한 항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또 다른 일부에서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한국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지, 미국과의 대화의 창은 열려 있음을 간접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북한 관영 통신 KCNA에 따르면, 김여정은 성명에서 미국 측이 이번에 취한 조치들을 일종의 선의의 제스처로 포장하려 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스팀슨 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제니 타운은 북한이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조건들을 명확히 밝혔으며, 미국이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기에는 매우 높은 장벽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제니 타운은 이러한 조건에는 북한이 적대적이라고 간주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대북 정책의 주요 변화,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또는 최소한 비핵화가 더 이상 워싱턴의 목표가 아니라는 선언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북한의 3가지 전제 조건이 해결돼야 대화에 임하겠다는 느긋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정한 시간 내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러한 조건들을 얼마나 기꺼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제니 타운은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대중, 재북, 대러시아 강경파들의 의견이 그대로 표출됐다. 역시 한국 이재명 대통령과 외교 라인의 대외 표출 내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외교 라인은 역시 북한 비핵화를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는 인식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과 2019년에 김정은 위원장과 전례 없는 일련의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 차이로 외교적 노력은 결렬되었다.

트럼프는 이후 북한을 반복적으로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했지만, 그의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 요구해 왔으며,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핵 보유국(nuclear power : 핵 보유 사실 인정)와 공식적인 표현인 핵무기 보유국(Nuclear weapons state)와는 의미가 다르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당시 제재 완화를 요구했을 때보다 회담에 응할 동기가 훨씬 줄어들었다. 북한은 그 이후 중국,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졌고, 이들 국가와의 무역 증대가 북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제재의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제니 타운은 북한은 여러 선택지를 가지고 있으며, 희생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를 국가들과 구축하고 있다면서 (김정은)가 협상에 서둘러 복귀할 동기는 거의 없다. 협상에서 그가 무엇이든 양보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다면, 특히 그가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양보해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대화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홍민 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김여정의 성명을 언급하며 하지만 북한의 대응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목표는 미국이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란에 대한 언급을 생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홍민 연구원은 특히 북한이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일본의 군사력 증강과 미국 및 한국과의 안보 협력은 평양의 분노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평양이 서울을 소외시키고 일본을 주로 군사적 적대국으로 취급하는 미국-북한 체제를 제안하고 있다, “미북 관계가 상호 탐색과 신호 교환 단계에 접어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 내에서는 돌발적이든 예상 밖의 일이든,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를 서두르는 이 기회를 십분 살려, 완전히 단절된 남북한 간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어 이재명 정부의 대응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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