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임금님표이천쌀’ 글로벌 확장…생산에서 시장으로 농업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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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임금님표이천쌀’ 글로벌 확장…생산에서 시장으로 농업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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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탁에 오르다…농업의 판로가 바뀌고 있다
반복되는 대미 수출…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 경쟁력 강화
농업의 답은 시장에 있다…이천쌀, 글로벌 판로를 넓히다
이천시 마장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임금님표이천쌀’ 대미 수출 물량이 출고되고 있다. 이번 물량은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3차 선적분으로, 철저한 품질 관리 과정을 거쳐 포장·적재된 뒤 현지로 운송된다. 반복적인 수출 출고는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안정적인 공급 체계와 해외 수요 기반이 동시에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쌀은 더 이상 ‘남는 것을 파는’ 농산물이 아니다. 어디에, 어떻게, 누구에게 팔 것인가에 따라 농업의 성패가 갈리는 시대다. 소비 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국내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역 농업은 새로운 판로를 찾지 않으면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 가운데 수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농산물일수록 가격 경쟁이 아닌 시장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천시가 추진하는 ‘임금님표이천쌀’의 미국 수출 확대는 단순한 성과를 넘어 농업 구조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이천시를 대표하는 농특산물 임금님표이천쌀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뚜렷한 확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 26일 마장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서 3차 대미 수출 물량 18.8톤을 출고했다. 이는 지난 1월 체결된 역대 최대 규모 수출 계약 이후 세 번째 선적이다. 한 번의 계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량이 반복적으로 출고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산물 수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지속성’이다. 첫 거래는 가능하지만, 이후 거래를 이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소비자가 실제로 제품을 선택하고 재구매가 이어져야만 수출은 구조로 자리 잡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 3차 수출은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시장 안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물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 기반이 형성됐다는 의미다.

이번 수출 확대의 핵심은 유통 전략의 변화다. 임금님표이천쌀은 2025년 10월 Amazon 공식 입점을 계기로 온라인 시장에 진입했고, 이후 현지 대형 마트까지 공급을 확대하며 판매 채널을 다변화했다. 과거 농산물 수출이 도매 중심의 단선 구조였다면, 이제는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통 변화가 아니라 시장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온라인 플랫폼 입점은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검색과 리뷰, 재구매 구조가 형성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동시에 쌓인다.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까지 결합되면 소비자는 다양한 접점을 통해 제품을 경험하게 된다. 이 같은 구조는 단기 판매보다 장기 시장 형성에 유리하다.

이천쌀이 선택한 전략은 가격 경쟁이 아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쌀은 이미 가격 경쟁이 치열한 품목이다. 단순한 대량 생산으로는 경쟁력이 확보되기 어렵다. 대신 품질과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 임금님표이천쌀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균일한 생산 체계를 통해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생산과 유통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체계로 운영된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번 수출 물량은 마장농협에서 생산과 가공을 동시에 수행하며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개별 농가 중심 생산에서 벗어나 조직화된 농업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농산물 수출은 결국 ‘개별 생산’이 아니라 ‘시스템 산업’으로 접근해야 지속 가능하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인의 소득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정적인 수출 물량이 확보되면 가격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농가는 생산에 집중할 수 있고, 판로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는 단순한 소득 증가를 넘어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임금님표이천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쌀 브랜드로서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판매처 다변화 전략은 농업인의 소득 향상과 생활 안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확대를 단순한 경제 성과가 아닌 정책적 방향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외부 환경 변화다. K-푸드와 K-컬처 확산은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한인 시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현지 소비자까지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건강식과 프리미엄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산 쌀 역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회와 함께 과제도 분명하다. 수출 물량이 늘어날수록 품질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한 번의 품질 문제는 전체 브랜드 신뢰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류 비용과 환율, 현지 유통 환경 등 외부 변수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니라 품질 기준의 지속적 유지가 필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면 가격 경쟁으로 다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농업 전반의 관리 체계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천쌀의 사례는 지역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생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 구조로 전환하고, 단일 판로가 아닌 다변화된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과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할 때 농업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이번 미국 수출 확대는 하나의 성과를 넘어 하나의 신호다. 지역 농산물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그 경쟁력은 생산량이 아니라 전략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천시의 선택은 단순한 수출 정책이 아니라 농업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시도에 가깝다.

이제 남은 것은 지속성이다. 수출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의 관리와 전략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천쌀이라는 이름을 넘어 지역 농업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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