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병오년 새해를 맞은 안산시는 교육·청년, 복지, 교통·안전, 도시·산업이라는 네 개의 축 아래 일곱 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정책의 이름만 놓고 보면 새롭지 않다. 익숙한 단어들이고, 다른 도시에서도 반복돼 온 과제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번에는 다를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안산시 병오년 정책의 특징은 과도한 자신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기간 성과를 약속하지도 않고, 도시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대신 교육·청년, 복지, 교통·안전, 도시·산업이라는 일상의 영역을 중심에 놓고, 행정이 지속적으로 붙잡아야 할 과제를 정리했다. 이는 화려하지 않지만, 지방정부 정책으로서는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이다.
교육과 청년 정책을 맨 앞에 둔 점도 그렇다. 안산시는 산업도시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인구 구조 변화와 정주 여건이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 서 있다. 청년층 유출과 학령인구 감소는 어느 한 해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체력을 좌우하는 구조적 문제다. 병오년 정책은 이 점을 피하지 않는다. 교육을 학교 안에 가두지 않고, 진로·직업 교육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안산의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설득력이 있다.
청년 정책 역시 단기 지원보다 정주 환경을 언급한다는 점에서 방향은 분명하다. 주거, 일자리, 문화, 참여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으려는 시도는 청년을 ‘정책 대상’이 아니라 ‘도시 구성원’으로 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물론 이러한 정책은 실행 과정에서 여러 한계를 마주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병오년 정책은 청년 문제를 부서 단위 사업으로 쪼개지 않겠다는 태도를 드러낸다.
교육·청년 분야에서 참여와 기반을 강조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참여는 때로 형식적인 구호로 소비되지만, 동시에 행정이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영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오년 정책은 참여를 정책의 한 축으로 올려놓았다. 이는 정책의 난도를 스스로 높인 선택이다. 행정 입장에서는 관리하기 쉬운 길이 아니라, 조정과 책임이 더 요구되는 길을 택한 셈이다.
복지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병오년 안산시 복지 정책은 ‘확대’보다 ‘연결’을 말한다. 새로운 사업을 늘리기보다 기존 제도를 어떻게 잇고 조정할 것인지에 초점을 둔다. 이는 재정 여건과 행정 현실을 동시에 고려한 판단으로 읽힌다. 복지 정책은 양적 확대보다 전달 체계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선택은 방향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복지는 현장에서 평가되는 정책이다. 상담 창구의 접근성, 안내의 정확성, 한 번의 접수로 이어지는 행정 흐름이 시민의 체감을 좌우한다. 병오년 정책은 이 점을 의식한 듯 ‘통합’이라는 단어를 반복한다. 통합은 쉽지 않은 과제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정의 의지가 드러나는 영역이기도 하다. 복지를 행정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택은 결국 행정의 세밀함을 스스로 시험대에 올려놓는 결정이다.
교통과 안전 정책에서는 일상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대규모 사업보다 이동의 불편을 줄이고 생활 안전을 보완하겠다는 방향은 시민의 하루와 직접 연결된다. 이 분야는 성과가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계획보다 실행이 먼저 평가된다. 병오년 안산시가 교통·안전 분야를 주요 축으로 설정한 것은, 그만큼 행정의 현장 대응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스마트 교통과 안전 시스템 고도화 역시 기술 자체보다 운영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설치가 아니라 관리, 도입이 아니라 유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이는 단기 성과보다 지속성을 염두에 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가 성숙도를 판가름할 관건이다.
병오년 안산시의 일곱 개 정책은 완성된 답이라기보다, 행정이 어떤 질문을 붙잡고 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도에 가깝다. 그래서 이 정책은 발표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계획이 어떻게 집행되고, 어디에서 조정되며, 무엇이 남는지가 기록으로 남을 때 이 정책들은 비로소 평가의 대상이 된다.
기자수첩 "결국 병오년 안산시의 정책은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떻게 남겼는가’로 평가될 것이고, 그 기록의 밀도가 이 새해 계획의 진짜 성패를 가를 것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