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극의 광활한 섬 그린란드에 특사를 임명하면서 덴마크와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고 영국의 BBC가 2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병합하고 싶다는 뜻을 이미 밝힌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주지사 제프 랜드리(Jeff Landry)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은 ‘국가적 보호’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고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we have to have it)고 말했다.
그는 랜드리가 덴마크 왕국의 반(反)자치 지역인 ‘그린란드 특사’로서 ‘앞장서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코펜하겐을 격분시켰고, 코펜하겐 측은 미국 대사에게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란드 총리는 “섬의 미래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영토 보전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X(엑스.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자원봉사직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전략적 위치’와 ‘풍부한 광물 자원’을 이유로 그린란드에 대한 오래된 관심을 다시 표명했다.
그는 섬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워싱턴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덴마크에 큰 충격을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광물 때문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특히 중국과 러시아 선박들이 인근 해역에서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구 약 5만 7천 명의 그린란드는 1979년부터 광범위한 자치권을 행사해 왔지만, 국방과 외교 정책은 여전히 덴마크의 관할 아래 있다. 그린란드 주민 대다수는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로 편입되는 것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반대 여론이 나타나고 있다.
덴마크 외무장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okke Rasmussen)은 랜드리 특사의 임명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미국에 덴마크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경고했다.
그는 덴마크 방송 TV2와의 인터뷰에서 “덴마크, 페로 제도, 그린란드로 구성된 왕국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영토 보전을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린란드의 옌스-프레데릭 닐센(Jens-Frederik Nielsen) 총리는 “그린란드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와 협력할 용의가 있지만,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할 때에만 가능하다”면서 “특사 임명은 우리에게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의 것이며, 영토 보전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X에 올린 글에서 “유럽연합이 덴마크와 그린란드 국민들과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린 트럼프 대통령은 랜드리 특사가 “그린란드가 우리의 국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명의 의미는 그린란드가 덴마크와는 별개의 국가라는 미국의 전제와, 새로 임명된 인물이 그린란드가 미국의 일부가 되도록 돕겠다는 공언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드러난다고 BBC는 전했다.
특사는 비공식적으로 임명되는 직책이며, 공식 외교관과는 달리 주재국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번 임명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지배 야망이 여전히 변함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수사적 공격과 마찬가지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국가 안보 전략(NSS)에서 언급한 ‘서반구’("the Western hemisphere)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그는 이러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 전체’(북미-중미-남미 등)를 아우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첫 임기 동안 그린란드를 매입하려 시도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2019년 트럼프의 제안을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Greenland is not for sale.)라며 거부했다.
랜드리는 앞서 1월 자신의 X 계정에 그린란드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 그린란드가 미국에 합류하도록 해야 한다. 그린란드에게도 좋고, 우리에게도 좋다! 어서 성사시켜야 한다!”
랜드리는 군 복무 경력이 있는 전직 경찰관으로, 미국 하원의원과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후 2023년에 주지사로 선출되었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직책이 주지사로서의 직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은 북극에서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는데,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귀중한 광물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 사이에 있는 북극에 위치해 있어, 미국과 NATO(나토)의 안보 계획에 있어 중심지 역할을 한다.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가 덴마크를 점령하자 그린란드를 침공하여 그 지역 곳곳에 군사 기지와 라디오 기지를 건설한 이후로 그린란드에 기지를 유지해 왔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3월 해당 기지를 방문하여, 그린란드 국민들에게 “미국과 협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1953년에 폐쇄했던 그린란드 수도 누크(Nuuk)에 있는 영사관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중이던 2020년에 재개방했다. 여러 유럽 국가와 캐나다는 그린란드에 명예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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