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하며 AI 인프라 투자 구조의 취약성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는 오라클이 미시간주에 오픈AI 전용 1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블루아울 캐피털이 자금 지원 협상에서 이탈했다고 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1G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오픈AI의 연산 요구를 장기간 충족시킬 방안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오라클 인프라 부문의 핵심 투자자로 알려진 블루아울 캐피털이 협상에서 빠지면서 금융권 내의 AI 인프라 투자 심리가 변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라클 측은 블루아울 캐피털이 공식 지분 투자 파트너가 아니었고,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AI 인프라의 자금 조달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시각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데이터센터 피크론' 논의가 본격화했다고 언급했다. 피크론이란 AI와 같은 신산업에 대한 수요 예상에 맞춰 설비 투자를 늘렸으나, 실제 수익 창출력이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투자 조정 내지는 속도 조절 논의가 필요한 시점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활용이 성장세를 유지하더라도, 막대한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데이터센터를 자체 보유하기보다는 외부 투자자가 건설한 대형 인프라를 오랜 기간 임대하는 형태를 확대하고 있다. 이른바 ‘임대 모델’은 단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에 긍정적이지만, 수십 년간 발생하는 임대료 부담이 점차 커진다는 구조적 문제도 안고 있다. 이러한 고정 비용 구조는 바로 손실로 인식되지 않더라도,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계속 현금 유출이 이어지기 때문에 실질적 부채로 분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경쟁 심화에 따라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이 급증하며 일부 기업들이 수십 년간 부담하게 될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라클 사례의 경우, 시장의 이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오라클이 투자 협상 결렬에 부채 확대와 AI 인프라 비용 급증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5월 말 기준 오라클의 부채는 1,050억 달러로 1년 전 780억 달러에서 34.6%나 늘었다. 오라클은 몇 년간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대형 장기 임대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장래 현금 유출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도 이전보다 신중한 자세로 신규 투자 검토에 나섰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가 있었다. 또한 블루아울과 같은 사모펀드 및 인프라 투자자들은 전력 비용 급등, 운영비 상승, 그리고 임대 계약의 경직성 등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 조건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분석가들 역시 AI 인프라 수요가 중장기적으로는 견고할 수 있으나,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속도가 현금흐름 개선보다 빠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건스탠리는 일부 기업이 예상보다 조기에 고정 비용 부담을 체감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날 오라클 주가 하락과 더불어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알파벳 등 주요 AI 관련 종목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AI의 성장 서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는 무조건적으로 확대될 수 없다는 신호가 시장에 공유되며 데이터센터 투자 정점 논쟁은 당분간 금융 시장의 주요 화두로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