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 폐지를 비롯한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담은 대규모 검찰 개편 법안을 발의하며 검찰 조직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는 이번 개편안이 성급한 제도 전환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 민주당 김용민·강준현·민형배·장경태·김문수 의원 등은 △검찰청법 폐지 △공소청 설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국가수사위원회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핵심 골자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명확히 분리해, 기존 검찰 조직의 기능을 해체하고 각각의 독립 기관에 분산하는 것이다.
새로운 구조에서는 기소권을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이 담당하며,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이 맡게 된다. 여기에 국무총리 직속 국가수사위원회가 전체 수사기관의 조정 및 감독을 담당하게 된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들이 3개월 이내에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속한 입법 절차 착수를 예고했다.
김용민 의원은 법안 발표 직후 “정부와 구체적으로 협의된 것은 아니지만, 여권 내에서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주제”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법안 심사를 거쳐 당론으로 정리한 뒤, 차기 원내지도부가 이를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국정기획위원회도 검찰 개혁을 정부 조직 개편의 핵심 과제로 삼고 본격적인 실행 채비에 나섰다. 위원회는 검찰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관하고, 기소권은 공소청이 전담하는 체계 개편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를 전문위원으로 임명해 검찰개혁 의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했다. 임 검사는 위원회 내에서 실질적인 개혁 설계와 정책 조율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개별 의원 발의 형식으로 제출됐으나, 위원회는 향후 법무부·검찰 등 관계 부처의 업무보고를 통해 실무적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적 정합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수사·기소 분리를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의 온도 차가 뚜렷한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위원회는 총 7개 분과(국정기획, 경제1, 경제2, 사회1, 사회2, 정치행정, 외교안보)를 구성해 국정과제 추진 체계를 갖췄으며, 조직 개편 및 조세 개혁처럼 분야가 중첩되는 과제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18일부터는 세종청사를 찾아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본격적인 정책 검토에 착수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한 현직 검사는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안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 전직 검사장도 “기소와 수사가 완전히 분리되면 공소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 경고했다.
또한 국무총리 산하의 국가수사위원회에 광범위한 권한이 집중되면서, 정치권의 수사 개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사기관 감찰, 사건 적정성 점검, 징계 요구 등 다양한 권한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수사 전반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조직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과 법조계의 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혁의 명분과 함께 실질적인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과 국민 기본권 보호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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