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군대에는 다섯 계급의 장군이 있다. 준장, 소장, 중장, 대장, 그리고 상징적 의미로서의 원수. 이 계급은 실력과 경력,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의 신망에 의해 정해진다. 한 계급을 올라가기 위해선 그만큼의 자질, 공적, 그리고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사회는 군대와 같지 않다. 보이지 않는 권력의 손, 여론, 때로는 '운'이라는 불가해한 요소가 인물의 위치를 결정짓는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의 정치 풍경은 ‘능력주의’보다는 ‘상징성’, ‘세력’, ‘순간의 선택’에 따라 역전과 전락이 반복된다. 이 와중에, 스스로 ‘거리의 정치인’을 자처해 온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존재는 꽤 독특하다. 명확한 지역구도 없고, 영향력 있는 측근도 없으며, 주류 정치에서 오랫동안 멀어진 인물. 그런데도 그는 대선 후보로, 방송 출연자로, 공직 후보로 거듭 이름을 올린다. 대체 그는 어떤 ‘별’을 지닌 인물일까?
5성의 비유: 군대와 사회의 ‘계급’은 어떻게 다른가?
사회에는 군대식 계급은 없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별’이 있다. 이를 비유적으로 나누자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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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智將): 뛰어난 전략가, 정책설계에 능한 브레인형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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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장(德將): 인품과 신망으로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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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現將): 위기 대응, 실전 경험이 풍부한 실무형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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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福將): 천운을 타고난 듯, 매번 좋은 자리를 얻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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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장(運將): 시대의 흐름을 잘 타고 우연한 기회에 정점에 이르는 이들
김문수는 이 중에서 '운장'에 가장 가깝다. 그가 당선된 정치 지형, 발탁된 순간들, 매번 예상을 비껴가는 위치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실력보다는 ‘운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한때는 민주노총 출신 진보 정치인이었고, 이후 보수진영의 경기지사를 거쳐, 지금은 극우로 분류되는 정치 성향의 전광훈 목사와 함께 대중 앞에 서기도 한다. 정치적 스펙트럼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이런 인물이 현 정치판에서 어떻게든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이자, 한국 정치의 현실을 반영하는 단면이다.
김문수의 정치 여정: ‘불리한데도 이름은 남는’ 구조
김문수는 국회의원 시절의 실적보다도 경기지사 시절의 이미지로 더 많이 기억된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금은 희미하다. 현재 그는 공직에 있지 않고, 당 내 주류 세력과도 밀접하지 않으며, 조직 기반도 없다. 한덕수 총리는 무소속일 때도 60여 명의 국회의원이 줄을 섰다. 김문수에겐 그조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주요 공직 후보로 종종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그는 ‘체계’보다는 ‘상징’으로 작동하는 정치인이다. 거리의 정치, 보수 대중정서의 상징물로 활용되며, 특정 진영의 분노와 열정을 대변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는 개인의 역량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생태계가 만들어낸 상징적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5성’의 조건은?
정치는 단지 인지도와 화제성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의 삶을 바꾸고, 나라의 방향을 설정하며, 국제적 경쟁력까지 고려해야 하는 종합예술이다. 그렇기에 정치인에게 필요한 진짜 ‘5성’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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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사고(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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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리더십(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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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능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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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 친화력(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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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는 통찰(運)
이 모든 별을 갖춘 정치인이야말로, 진정한 ‘5성 장군’에 해당하는 사회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지금의 김문수가 과연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특정 진영의 도구적 존재로만 소비되고 있는지는 국민 개개인이 판단할 몫이다.
‘별’은 빛나야 할 이유가 있을 때 빛난다
군대에서 별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무공과 경력, 동료의 평가, 시대적 요구가 겹쳐질 때만 별 하나가 어깨에 새겨진다. 마찬가지로, 정치인에게 별이란 대중의 신뢰와 업적, 책임감의 총합이어야 한다.
김문수는 스스로를 ‘거리의 전사’라 칭하며 현실 정치와 타협하지 않는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그 안에 얼마만큼의 실질적 성과와 시대적 비전이 있었는지를 묻는다면,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우리가 진정 찾아야 할 ‘5성 정치인’은 어느 진영에 속했는지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그렇기에 지금 정치판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이름들 중 누가 진짜 별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누가 단지 ‘억쎄게 운(運)이 좋아(화투에도 운칠기삼이란 말이 있다)’에 의해 떠오른 별인 것인지 우리는 더욱 냉정히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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