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을 건너려면 나룻배가 필요하다. 진실의 영역에 있어서 나룻배는 언어(言語)와 현실(現實)이다. 언어와 현실이 부합되면 그 언어는 진실이 된다. 이것은 현대 언어학의 철칙이다.
지금 대통령 탄핵 심판대에 선 홍장원(국정원 전 1차장), 곽종근(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 일부 증인들이 진실의 강에서 성난 물결에 휘말렸다. 그들의 말이 표류하고 있다. 그들은 헌재 재판관들과 피청구인인 대통령 측 변호인들의 집요하고 날카로운 검증을 피해 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언어와 현실의 부조화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이 강을 건너려 했을까?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혼란한 상황 때문이다. 풀쩍 뛰어넘기만 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줄 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박근혜 탄핵으로부터 역사적 학습을 마친 상태였다.
물론 홍장원, 곽종근 등 그들에게 이런 강 건너기 시나리오는 애초에 없었다. 최서원 씨의 태블릿PC처럼 풀쩍 넘어가면 세상이 뒤집힐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난세의 영웅을 생각했을까? 그들은 이제 메모지를 작성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왼손잡이라고 말하고, 오른손으로 필기 시늉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왼팔 손목에 시계를 찬 왼손잡이 홍장원. 그의 왼손 필기를 보고 싶다.
박근혜 탄핵 때와 많이 다른 것이다. 두 번 속을 수 없다는 국민의 각성효과에다가 민주당의 폭정이 하늘을 찌르고 있던 터라 속에 가득 찬 국민의 울분이 폭발 직전에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알지 못했다. 박근혜 탄핵이라는 경험은 사실 묻혀 지나갔지만, 트라우마처럼 잠복한 상태로 보는 게 옳다.
그 트라우마에 제대로 불을 붙인 건 윤 대통령이었다. 반국가세력이나 부정선거는 자칫 핵심에 다가서지 못하고 관념적 의혹으로 끝날 우려가 큰 이슈였다. 그러나 ‘울고 싶은 국민’에게 뺨을 때려준 건 뜻밖에도 중국이었다. 이 탄핵 정국에 중국인들은 왜 나섰을까. 내정간섭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비난하던 중국 아닌가? 이번엔 달랐다. 툭 하고 치면 넘어갈 지경으로 이 나라를 작고 약하게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웬걸 국민의 분노가 노도(怒濤)처럼 일어났다. 개울처럼 보이던 물이 불어나 강이 되었다. 폭우를 내린 건 국민의 분노였다.
그들은 이 강을 건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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