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달라졌다. 재판정에서 자세를 낮춘 그의 모습을 보게 되리라 이전에 생각하진 않았었다.
검찰 특수활동비를 사정없이 잘라버린 그의 민주당은 법원 예산에는 감히 가위를 들이대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법관 출신 주제에”라며 등등하던 민주당의 기세가 비 맞은 연(鳶)처럼 처진 건 무슨 연유일까.
지금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둔 판사들은 일체 외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다. 말실수라도 할까 봐 술도 마시지 않는단다. 늦게 퇴근해 귀가하면 가족들과도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곧바로 잠자리로 향한다고 전해진다. 이미 지난주쯤에 판결문이 작성된 상황이다. 무슨 뜻일까.
법조인 출신인 이 대표는 그런 상황과 의미를 짐작하고 있으리라 본다. 재판정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먼저 나가버리거나 궤변을 늘어놓던 천하의 이 대표가 갑자기 공손해진 모습, 그것이 이것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게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그렇게 보고 있으리라.
나라를 쥐고 흔드는 다수당 대표와 그의 운명을 쥔 판사.
이 대표는 이런저런 제스처와 압박으로 재판정을 흔들어 보려 했다. 그러나 ‘판사 주제에’ 버티겠는가 그런 정도로 여겼던 것은 큰 오산이었다. 내일로 다가온 1심 재판의 결과는 봐야 알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를 대하는 법원 전체의 분위기가 싸늘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12일 재판정에서 수원지방법원 신진우 부장판사가 일부러 늑장을 부리는 이 대표 측에게 ‘버럭’했다고 한다. 신 부장판사는 “시간 끌지 마라”고 화를 내면서 혀를 끌끌 차거나 어이없다는 투로 웃기까지 했단다. 이제까지 부렸던 모든 꼼수가 역효과로 쌓이고 쌓이면서 기어이 매를 부른 셈 아닌가.
이번 1심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당과 법원의 싸움은 끝났다. 불리한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나 극성 지지자들이 반발한다면 다시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연장전 싸움 역시 민주당으로선 승산이 없다. 이미 법원은 속이 많이 상한 상태로 과거 민주당에 베풀어온 일말의 온정마저 배제한다면 이 대표와 당 의원들의 위법 혐의에 더 차가운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판사도 사람인 이상 겁박하면 겁을 먹을 것이다. 그러나 판사도 판사 나름이다. 그래서 ‘판사 개개인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원칙을 망각하고 온갖 페인트(feint)를 써 온 이 대표가 가야 할 길은 아주 좁아 보인다. 여러 건 재판이 계속될수록 그의 길은 점점 더 좁아질 것이다. 법원의 권위가 살아나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도착할 지점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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