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운명을 바꿔버린 “김문기를 모른다”라는 말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거짓말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 대표가 대장동 비리와의 연루 의혹을 끊기 위해 그 고리인 김문기 씨를 모른다고 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매우 상식적인 이 해석에는 많은 의문점이 그대로 남게 된다. ‘모른다’라는 말이 관계 단절만을 의미한다면 유동규 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경우처럼 실제로 비리에 연루되어 있을 개연성이 높아야만 설득력이 있다. 김 씨의 경우 그럴 개연성은 아주 낮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는 그를 모른다고 했을까?
뇌피셜을 전제하자면, 이재명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인 고 김문기 씨를 모른다고 한 건 민감한 의혹이 터져 나오던 시기에 고인의 조문(弔問)을 가기 싫어서라고 나는 확신한다. 조문을 갔더라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을 것이고, ‘대장동의 깊은 늪에 빠질 수 있다’라는 이 대표의 고민이 “그 사람 난 몰라”라는 손절로 이어졌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하급 직원이라서’라는 해명이 뒤따랐지만, 이 대표는 이 말이 선거법 징역형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 1처장보다 직위가 높은 직원이 성남시에 몇 명이나 될까? 뉴질랜드 출장에 골프까지 쳤던 증언과 사진들이 쏟아져 나올 걸 알았다면 그가 그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김문기 조문을 가지 않았다. 그리고 심지어 발인 날 아내 김혜경 씨와 함께 한 행사에서 산타 복장으로 흥겹게 춤을 추었다. 설령 하급 직원이라서 몰랐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일을 함께 하다가 비운에 명을 달리한 직원의 조문은 가야 했다. 더구나 산타 춤은 추지 않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생각이며, 이재명의 생각은 달랐다.
이 싼타 춤은 고인이 된 김 씨의 아들과 가족으로부터 강한 분노를 샀고, 시민단체 등에 의해 이 대표가 고발됐다. ‘모른다’라고 하면 대장동 사건과 멀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선거법이라는 더 엄혹한 법률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말 한 마디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거짓으로 쌓은 산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싼타 춤과 조문.
그 사이에 있는 빈 공간.
그 선택의 공간 어디엔가 정치도 있고, 진실과 거짓도 있다. 그리고 우리 삶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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