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쥔 가장 위험한 카드 ‘두만강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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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쥔 가장 위험한 카드 ‘두만강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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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개방, 중국의 아킬레스건 되나?
두만강 열리면 동해-태평양 열강의 바다 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다리는 김정은 위원장/조선중앙방송

‘푸틴을 기다리며...’ 초조한 김정은

사진은 19일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 사진 한 장에 많은 메시지가 담겼다.

푸틴은 4시간 늦어지고, 김정은은 이미 두 시간째 저러고 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은 지각 대장인 푸틴의 지각이 아니다. 한 독재자의 초조한 모습이 전 세계 언론에 그대로 노출된 사건이었다.

이 시간, 김정은의 머릿속에는 밀, 위성기술, 수호이-35(Su-35)와 같은 키워드들이 맴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그에게는 모두 절박한 물자들 아닌가. 과연 그게 다였을까? 그렇다면 이날 김일성광장에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초상화를 떼낸 자리에 붙은 푸틴의 사진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지 초조해서?

독재자는 아무리 궁핍해도 절대 저런 모양새를 연출하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 가오(顔)가 없나?”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순안공항에서 오지 않는 푸틴을 기다리며 김정은이 한 생각의 마지노선을 읽어야 한다. 그의 초조함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비장함이다. 그 비장함은 히든-카드로부터 온 것이다. 그가 쥔 카드는 ‘두만강 개방’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두만강 개방, 중국의 아킬레스건 되나?

지금 적막한 공항에서 고립무원의 김정은이 기다리는 것은 푸틴이 아니다. 바로 자신이 겨우 몸을 가누고 선 벼랑 끝으로 새로운 파국을 연출하는 것이다. 푸틴은 그 새로운 드라마의 엑스트라일 뿐이다.

두만강 하구 개방. 북한이 쥔 이 카드는 새로운 카드가 아니다. 그러나 꺼냈다 하면 6개 나라가 동시에 초주검이 되는 아주 위험한 카드다. 그래서 김정은도 지금 많이 두렵다. 이날 순안공항에서 보인 김정은의 초조함은 바로 이 초주검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푸틴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다시 ‘두만강 하구 개방’ 뉴스가 중국과 한국 등에서 흘러나왔다. 김정은-푸틴의 행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싸늘한 논평을 요약해 보면 ‘두 나라의 일’이라는 말이다.

북-중-러 관계가 좋을 때는 없었지만, 그래도 평상시였다면 어땠을까. 동해 진출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선전해 오던 중국으로서는 두만강 개방에 대해 쌍수를 들고 박수를 칠 중국 아닌가. 그런데도 싸늘하다. 지금 중국이 두만강을 뚫으면 북한과 러시아에 발목이 잡혀도 깊이 잡히게 된다.

두만강 개방은 북극 항로 개척과 맞물려 러시아에도 달콤한 카드다. 그런데 이 카드를 쥔 건 북한이다. 두만강 하구는 수심이 그리 깊지 않고, 중국 영토가 강을 따라 길쭉하게 이어쟈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거의 없다. 훈춘(琿春)은 너무 깊이 들어간 위치라서 보조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부적합하다.

또한 러시아 하산 지역 역시 평평한 퇴적지형이라 개발하기 어렵다. 북한 선봉군의 굴포리-우암리 일대가 유일한 항만 인프라 입지다. 중국이 이 카드를 받게 된다면 중국 무역선이나 군함들은 매번 두 나라 눈치를 살피며 두만강을 오가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카드를 거부하게 된다면 중국은 북극 항로로부터 완전히 소외되고 만다.

두만강 열리면 동해-태평양 열강의 바다 된다

두만강은 한-미-일 자유 진영에게도 뜨거운 카드다. 이 강이 열리는 순간 동해는 한마디로 뜨거운 바다로 바뀐다. 아마도 한국과 일본은 본격적인 항공모함 도입과 핵잠수함 건조에 착수할 게 자명하다. 서해와 남중국해 상황과는 다르다. 특히 일본의 안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갈 것이 확실하다. 중국의 바다를 봉쇄한 섬들의 라인인 이른바 도련선(島鏈線, island chain)의 출발점이 지금의 서해 백령도에서 일본 홋카이도로 확장된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동해에 해군력을 보강하여 봉쇄하려 들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중국 해군은 이를 피해 러시아 사할린 근해를 통과해 북태평양으로 진출하려 할 것이다. 두만강 개방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핫-이슈로 보상해 결국 무리한 군비 경쟁과 외교적 부담을 초래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지금 미국은 일본, 한국, 타이완 등과 동북아시아 안보 상황에 대해 긴급 대비책을 마련할 움직임이다. 한국은 대통령실 발표와 러시아 대사 초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한국산 무기 제공을 염두에 두고 강력한 경고에 나선 바 있다. 만약 일본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해군력이 집결된다면 북한은 물론 중-러 두 나라까지 가세하더라도 결코 견디기 어려울 것이 명백하다.

미국이 설정한 중국 해양 봉쇄라인인 도련선/위키백과

이런 시나리오를 상정해 보자.

이제 김정은은 푸틴과의 평양-파티를 마치고, ‘벼랑 끝 전술 외교’를 펼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병을 파병하고, 포탄이나 전쟁물자를 더 가열차게 공급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식량과 함께 위성기술과 약간의 첨단 전력 자산을 얻어올 것이다.

그리고 그는 두만강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시 극강의 벼랑몰이 외교를 펼칠 것이다. 그런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할 시점이다. 김정은의 초조한 순안공항 씬은 바로 이런 다음 씬을 위해 준비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 다음이 문제다. 그 이후의 일은 김정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지금 동북아시아가 처한 안보의 핵심 문제다. 그의 초조함은 거기서 시작된 것이다. 왜냐하면 두만강을 잘못 열면 북한에게 엄청난 위기가 몰려온다. 만약 홋카이도 어딘가에 미 해군기지라도 만들어지는 날엔 이 지구상에 북한이 설자리는 없어지게 된다.

두만강. 북한에게 결코 기회가 아니다. 단지 자력으로 꺼낼 수 있는 위험하고도 유일한 외교적 협상카드일 뿐이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최선의 방책은 북한의 두만강 개방을 막고, 우리가 북극 항로의 주역으로 나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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