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싸잡아 ‘애완견’에 비유했다. 역대급 망언이란 사실과 논란은 차치하기로 하자. 본질은 그게 아니다. 이 말의 논리적 핵심 구조와 그의 본심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타이틀에서 전제했듯이 이재명에게 이 표현은 매우 절박하고도 솔직한 심정을 보여준 말이다. 단언컨대 포커페이스에 능숙한 그로서는 매우 드문 ‘고백’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이재명이 말한 애완견은 모든 언론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이 점에 착안해야 한다. 이재명은 지금 자신의 법정 다툼을 투견판(鬪犬-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투견들을 향해 “너희들이 왜 검찰 편에 서서 나를 향해 짖어대느냐?”라고 화를 내는 것이다.
그는 사실 이 투견판을 꾸리기 위해 무진 애를 써 왔다. 민주당 전체를 자신의 투견으로 만드는 데 갖은 압력에다 공천권까지 싹 쓸어 넣었다. 올-인한 것이다. 성공했다. 불도그와 도사견, 셰퍼드까지 포진시켰다.
그런데 느닷없이 핏 불 테리어가 배신을 하고, 상대편에 선 것이다. 물면 놓지 않고 자신을 위해 목숨 걸고 싸워주리라 믿고 또 믿었던 그의 핏 불 테리어는 좌파 언론들이다. 가장 믿었던 투견들이 그를 배신한 것은 모두 그의 치명적 계산 착오였다. 그런 핏 불 테리어를 핏 불 테리어라 말하지 못하고, 급을 낮춰 애완견이라 부른 것이다.
그에게 좌파 언론은 왜 핏 불 테리어였을까. 국회를 장악했고, 심지어 대통령실까지 우호적 제스처로 손잡은 이재명으로서는 주변 정리가 끝난 것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물고 뜯기 싸움을 시작해야 할 판이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배신의 상처는 너무나 컸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재명은 이 투견판에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의 맨붕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가 바로 핏 불 테리어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재명의 치명적 착각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의 핏 불 테리어는 왜 배신했을까. 배신이 맞기는 할까.
그는 언론의 속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검사를 사칭하면 조작 보도쯤 문제없는 그런 쉬운 도구로 생각했을까. 어떤 언론도 지금 이 상황에서 이화영-이재명 재판상황을 결과 그대로 보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은 그것을 모르고, 잔뜩 화가 난 것이다.
설령 이화영의 9년 6개월 징역형 보도가 휘발성이 다한 후 새로운 논조로 돌아설지언정 지금 이런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다급한 이재명의 핏 불 테리어가 되어주기란 어렵다. 그에게는 단말마의 호흡도 힘겨운 판이라 한 마리의 투견이 아쉽기만 할 것이다.
잠 못 드는 이재명의 밤이 시작된다. 앞으로도 그의 핏 불 테리어들은 투견으로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다. 왜냐하면 법정 소환이 워낙 많은 터라 재판 과정과 결과들이 속속 나올 테니까 언론들로서는 받아쓰기에도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 매체라 하더라도 지금 정치 논리나 법 논리로서 이재명을 호위하는 것은 펜을 내려놓고 죽창을 드는 것과 다를 게 하나 없다.
그가 간절하게 기대한 핏 불 테리어의 개싸움은 없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심판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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