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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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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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계 형 Anastasia 소설가

내가 자라는 동안 우리 집은 한 번도 부자였던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가 벌어다주시는 수입으로 여섯 남매가 먹고 입으며 공부하면서 근근이 자랐다. 당시의 초등학교 교사는 가난의 상징이었다.

그러므로 엄마는 집에 하숙생들을 들여서 모자란 생활비를 보태어야만 했다. 식빵에 버터를 발라 구운 토스트는 우리 집의 특급요리였었다. 아주 특별한 날에나 우리는 그것을 먹을 수 있었는데 그런 날이면 우리 육남매는 빵을 굽는 주위에 몰려 앉아서 서로 치고 까불며 기뻐 날뛰었다. 여름 철 아주 더운 날엔 어머니는 수박 하나를 큰마음을 먹고 사 오셔서 우리들 육남매에게 나누어 주곤 하셨다. 속을 파서 큰 양푼에 담고 어름과 당원을 넣어 간을 맞춘 뒤 한 그릇씩 떠서 우리들에게 주셨다. 설탕도 넣을 형편이 못 되었던 것이다.

내가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던 날, 아버지가 시험 치르느라 수고했다면서 나를 데리고 학교 앞에 있는 허름한 음식점으로 들어가 돈가스라는 것을 사주셨는데 아마 그것이 그때까지 내가 먹어봤던 음식 중에서 가장 고급음식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 당시의 생활 형편들이 대체로 지금만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때에도 다른 집에 가보면 피아노도 있고 TV도 있고 자가용까지도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 사이엔 상대적 빈곤이란 말이 자주 쓰여 지고 있다. 자기보다 더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가난하게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혼자 있을 땐 자기 형편에 대하여 족하다고 느꼈던 사람들이 자기 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을 보면 갑자기 자기 신세가 형편없이 초라하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물론 그것은 누구나 겪는 감정이다. 하지만 이때에 대응하는 마음은 다를 수가 있다.

나는 한 번도 부자로 살아 본적이 없었으면서도 부자를 시기하거나 부자가 망하길 바랐던 적이 없었다. 그들도 망해서 나처럼 되어 버렸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 본 일이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없다고 생각한다. 큰 정원이 달려있는 저택의 긴 담을 따라 걸을 때면 나는 ‘이 집은 참 좋겠다. 이렇게 큰 집에 살고 있으니까, 제발 이 집이 망하지 말고 계속 이렇게 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어린 마음에 빌어 주었던 일이 기억난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 마음이 착했다는 것을 누구 앞에서 자랑하려는 뜻이 아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마음들 중엔 이런 마음도 끼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어서이다. 가난한 사람들이라 해서 다 부자들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가난한 사람들만 사는 세상에서는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꿈이 되어 줄 수 있으므로 좋은 것이다. “나도 언젠가는 성공해서 저렇게 아름답고 넓은 장원이 붙어있는 집에서 살아야지” 거적 방에서 잠을 자는 소년일지라도 그런 희망만 가질 수 있다면 소년은 행복스럽게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난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많은 것을 키울 수도 있다. 인내와 극기와 절제의 덕을 더해 갖고 조촐함과 자립능력을 더 보태어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우리가 부자에 대한 미움을 키운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유익한 가난이 아니다.

우리 육남매는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잘 자랐고 자기들이 꿈꾸던 것들을 성취한 셈이다. 그리고 이젠 우리는 가난하지도 않게 되었다. 우리 힘으로 우리가 원하던 것을 이룬 것이다. 나는 가나하던 사람들이 이젠 가난하지 않게 되고 가난했던 사람들이 부자도 될 수 있는 그러한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더 잘사는 사랍도 있고 더 못사는 사람도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인위적으로 마치 가위로 종이를 자르듯 그렇게 사람들을 똑같이 살게 해주려는 곳엔 나는 살고 싶지 않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우리가 천국을 상상할 수 없듯이, 부자들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들은 세상에서 우리가 이루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가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못 가졌다 하여 가진 자를 미워하거나 적대시하거나 거저 탈취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꿈과 장래를 스스로 짓밟는 일이다. 우리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만큼 남의 행복도 바라주어야 하며,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진심으로 축복해 줄 수 있는 마음만이 자신도 그것을 가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결코 잊지 않는다.

부(富)자체는 좋은 것이다. 부는 사람들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준다. 또한 부는 힘이다. 국력(國力)은 경제력에 의존한다.

경제적으로 파탄된 나라는 남의 나라 속국(屬國)으로 전락되고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나라 사람들의 종살이를 하러 떠난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종살이 하러 온 외국 사람들이 많이 와 있다. 기업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는 있는 것은 기업이 잘돼야 국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에만 갇혀있던 내가 외국에 나가보고 가장 크게 놀란 일이 있다.

삼성, LG, 현대 등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이름이 세계의 그 유명한 도시들 가운데 우뚝우뚝 서 있는 걸 보고서였다. 도대체 언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렇게 커져서, 이 대단한 나라들 속에서 이토록 큰 키를 자랑하고 있단 말인가.

감히 내가 상상도 못 했던 광경이 벌어져 있는 걸 보고, 나는 '마치 올림픽대회에 나간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위에 서 있고, 태극기가 올라가며,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처럼,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하늘에 대고 외치며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세계 속에 나가 나의 사랑하는 조국을 그토록 빛내 주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나에겐 너무나 대견스럽고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내가 세계를 다니며 확인했던 일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이름은 알지 못해도, 삼성, 엘지, 현대 등의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이름은 세계인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알고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호감과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 속에 나아가 높여준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룩한 공로라고 나는 생각한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최대빈국들 가운데 하나였던 이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만든 일등 공신은 대기업들이었다'라고 나는 믿고 있다.

어떻게 이 작은 후진국이었던 나라에서, 세계 선진국들을 제패할 수 있는 최고도의 기술이 나왔는지, 나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밖에 판단할 수 없는데, '기적을 만드시는 이는 하느님뿐이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이 대한민국을 도우시기 위하여 기업들에게 그렇게 큰 지혜 지식의 능력을 주셨다'고 믿고 있다.

한없이 감사해야 할 일인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이땅에 원수들이 나타나 대기업들에 대한 반국민적 정서를 만들고 돌팔매질을 하게 만들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죄목을 만들어, 그들이 마치 흉악범들인양, 대한민국의 부강을 이룩해 준 일등 공신인 기업인들을 감옥에 잡아다 가두고, 심지어 "대기업의 부를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사탕발림의 말까지 퍼트리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부를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면 기업은 해체되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들의 아들 딸 아버지와 남편들의 일자리들은 누가 만들어 주고 누가 해외에 나가 부(富)를 벌어들여, 국가의 힘을 만들어 준단 말인가?

대기업 재벌이 있어야 고도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국제경쟁력이 있는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엔 세계에 내다 팔 천연자원도 별로 없는데, 또다시 세계최빈국으로 돌아가란 말인가. 이것은 분명 대한민국이 잘되기를 바라는 곳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려는 적(敵)들에게서 나오는 소리인 것이다. 수백만을 굶어죽인 저 북녘땅의 첩자들이 이 땅에 들어와, 우리들의 유일한 조국인 대한민국을 해치려 한다는 끔찍한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사실이라면, 여기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내려 주실 것을 하늘에 대고 빈다. 짐승도 가두어놓고 굶어 죽이지는 않는 법이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을 가두어놓고 굶어 죽일 수가 있단 말인가. 풀어주기만 하면 인근에 있는 중국으로라도 도망쳐가서 그곳은 먹는 것은 풍부한 곳이니까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굶주려 죽는 일보다 더 고통스런 일은 없다고 한다. 주리를 살이 터지도록 곤장을 맞는 일보다도, 굶주림의 고통이 더 참을 수 없다고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이 땅의 순교자들이 말씀하셨다.

우리 국민들은, 누가 우리 편인지, 누가 우리 적인지를 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머리에 뿔이 나 있어야만 악마인 것은 아니다.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 곧 악령을 받은 자라고 하늘이 알려주셨다. 이 땅엔 너무나 많은 거짓을 일삼는 악령들이 들끓고 있다.

국민들이 제발 속지 말아 주기를 두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남을 저주하는 자들은 그 저주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는 사실도 알리고 싶다.

예전에 내가 높고 긴 담이 둘려쳐저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갖은 집을 지날 때면, '이 집이 항상 이렇게 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으로 빌어주었던 일이 있었는데, 시집을 와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던 어느 날, 나는 내가 바로 그런 집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엄청 놀란 적이 있다.

우리 집담이 그렇게나 길고, 분수까지 솟고 있는 우리 집 정원이 그토록 아름다운 줄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유독 내 눈에 크게 띄었는데 그때 비로소 나는 예전에 내가 남의 집 긴담을 돌며 하늘에 대고 빌어주던 일이 기억났다.

비록 내가 가난할지라도 남의 부와 행복을 시기하거나 저주하지 말고, 오래오래 그들이 그 부와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빌어주자.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 부와 행복을 가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직접 나는 깨달았다.

이 땅의 기업인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무리 자기가 큰 부를 누리고 있다하여도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이룩한 성과라면 남들에게 죄인 행세를 할 필요는 없다.

노심초사 전전긍긍 사업을 일구고 이끌어 오느라 기업의 주도자로서 그 동안 많은 수고를 기울여 얻은 정의의 몫이므로 의당 자기가 누려야 할 정당한 대가(對價)다. 그러나 그것을 자기의 공으로만 돌리지 않고 하늘이 주신 것이다, 생각하면서 가난한 형제들에게도 사랑의 손을 뻗치고자 한다면, 그는 하늘을 자기편으로 얻을 것이다.

하늘이 자기 편이 된다는 일이 어떠한 일인지 스스로 실천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소유만 주장하지 말고, 자기 또한 누구의 소유인지를 한번 깊이 생각해 봄도 유익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자신의 소유자이신 그분의 뜻을 섬기며 살고자 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일시적인 부뿐만 아니라 영원한 부(富)까지도 주실 것이라 믿는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꿈이 되어줄 수 있어 좋은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꿈꾸는 부자는 탐욕스런 돼지가 아니다. 황금의 성곽 안에서 온갖 비리와 불법을 수완인양 일삼고 마치 도덕 윤리의 치외법권층 인양 방탕을 연출해 오던 많은 악덕기업인들이 우리들 앞에서 망해버리므로서 그들의 끝이 어떠한 곳인가를 우리들에게 교훈적으로 보여준 예들도 많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은 선(善)과 행복(幸福)을 위해서라는 말씀을 읽었다.

부디 내가 태어나 자라고 영글어 온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선한 나라가 되어 하느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힘껏 빌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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