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용유 세계적 부족으로 오히려 식용유보다 저렴해져
- 인도 : 해바라기유 1톤 당 279만 원, 쌀기름은 241만 원
- 쌀기름 : 부산물에서 주역으로 등극
- 쌀기름 생산량 증량, 정유설비가 부족이 걸림돌
- 식용유로 가공할 경우, 쌀겨를 왕겨에서 분리해 48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 쌀겨 중 식용유로 가공되는 것은 현재 55%에 그쳐, 나머지는 사료시장으로
- 인도 쌀 기름 생산량, 2021년 약 95만 톤, 2022년 역대 최고 105만 톤(전망)
- 튀김 가공에 쌀기름 이용이 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식물유 수입국인 인도에서는 세계적인 공급망(supply chain)의 혼란으로 발생한 ‘식용유’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기름의 원자재로 쓰일 “쌀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미 과정의 부산물로 생기는 쌀겨(rice bran)는 그동안 축산이나 양계용 사료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유공장(製油 : 기름을 짜내는 공장)에서도 건강 지향이 강한 소비자들이 지지하는 ‘쌀 기름’ 추출이 이루어지게 됐지만, 종래에는 경쟁 중이었던 식용유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지금도 인도에서 식물성 기름(油) 소비 전체에서 차지하는 쌀 기름 비율은 작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식용유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어, 수용에 부응하기 위해 생산과 수입 확대가 시작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palm oil)수출 규제와 우크라이나에서의 해바라기 유(油) 출하가 끊기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식용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경쟁제품에 대한 쌀겨 기름이 비싸다는 느낌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를 계기로 풍미의 특징이 해바라기 유를 닮은 쌀(겨) 기름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국제쌀겨기름협회(IARBO,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Rice Bran Oil)의 B.V.메타(B.V. Mehta)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산 ‘해바라기 기름 수입이 급감하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쌀 기름 환승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통상 국내 해바라기유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우크라이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 뭄바이에 사는 한 주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건강한 식재료를 찾게 됐다. 몸에 좋다는 쌀겨 기름(쌀 기름)을 처음 사용한 것은 6개월 전으로 그 이후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주부는 “쌀 기름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항산화 작용도 있다”며 “풍미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현재 인도에서 쌀 기름 값은 t당 14만7000루피(약 241만 6,680 원). 반면 해바라기 기름은 17만 루피(약 279만 4,800 원)다.
인도용제추출사업자협회(SEA, Solvent Extractors’ Association of India)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쌀 기름은 통상 다른 유종에 비해 25%가량 비싸지만, 최근 몇 달은 수입 식물유보다 낮아져 일반 시민들도 사기 편하다고 한다.
가격경쟁력을 얻으면서 쌀기름 소비량은 3월 이후 커지고 있어, 사업자들은 쌀기름 생산에 나서고 있다. 4인 가족 뭄바이의 그 주부는 예전처럼 비싸지더라도 쌀기름을 계속 살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물에서 주역으로
쌀기름 수요는 워낙 왕성해 정미사업자의 수익구조까지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이제 이들은 쌀기름 생산을 우선시하고 있다.
“정미 사업자로서는, 지금까지 부산물에 지나지 않았던 쌀겨가, 이제는 주력 제품이 되어 버렸다” 인도 국내 최대의 쌀기름 메이커인 리셀라 그룹(Re'Sela)의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리셀라 그룹은 “수요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하루 600t인 정제능력을 향후 2개월 동안 하루 750t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 쌀수출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식물성 기름의 부족에 따라, 제유사업자는 쌀겨에 대해 과거 최고의 매입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쌀겨 가격은 t당 3만 루피(약 49만 3,200 원)에서 3만6000루피(약 59만 1,840 원)까지 치솟았다. 정미 공정에 보내지는 현미의 가격은 1톤당 약 1만 9000루피(약 31만 2,360 원)이다.
하지만 여전히 쌀기름 공급을 크게 제약하고 있는 것은 정미가 이뤄지는 모든 지역에서 정유설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간이 소비하는 식용유로 가공할 경우 쌀겨를 왕겨에서 분리해 48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쌀겨 중 식용유로 가공되는 것은 현재 55%에 그치고 나머지는 저가 사료시장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러 정유사업자가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인도의 쌀 기름 생산량은 2021년 약 95만 톤에 비해 올해는 역대 최고인 105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인도가 경쟁제품 수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수요 증대
인도의 식용유 소비량은 지난 20년간 3배로 불어났다. 배경에는 인구 증가와 소득 상승, 국민의 외식 경향 고조가 있다. 인도의 식물성 기름 소비량은 연간 약 2300만 t, 그중 1300만 t 가까이를 수입한다. 국내 생산 쌀기름으로 전체 식물유 소비의 5% 정도를 충당할 수 있다.
인도의 식용유 업체들, 일용품 대기업, 그리고 곡물상사 카길의 인도사업부 등 기업들은 도시지역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쌀기름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인도에서 쌀 기름 브랜드의 인기는 상승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지지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는 오로지 팜유, 콩기름, 해바라기유 등을 제공하던 기업들도 쌀기름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김 가공에 쌀기름 이용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인도 국내 생산만으로는 증대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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