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사실상 방치된 정황이 최근 공개된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고 VOA가 29일 전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선 더 이상 건설 인력과 차량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VOA가 최근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된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약 5.5km의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관광지구 내 건물과 그 주변 도로에선 2년 전까지 포착되던 공사 관련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상당수 건물은 이미 공사가 끝난 듯 외관을 갖춰 공사 인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일부는 철골 구조물이 여전히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있고 주변 도로 역시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다.
공사를 한참 남겨 놓은 상태에서 건설 인력이 대부분 철수한 정황이다.
특히 관광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타원형의 돔 모양으로 지어진 7~8층짜리 건물은 여전히 시멘트 색깔 그대로이고 옥상엔 철골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이 건물은 지난 2020년 9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도 사실상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1년 넘게 추가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들도 외관 작업만 마친 채 내부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 1987년 평양에 330m, 105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 류경호텔을 짓기 시작했지만 경제난으로 5년 만에 건설을 중단했다. 이후 2008년 외벽 공사가 끝났지만 여전히 내부는 완성되지 못한 채 건물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 대 교수는 “북한은 건물의 바깥을 꽤 잘 만들고 멋진 건물도 꽤 많다”면서 “이는 시멘트가 많고 건설에 동원할 군대 인력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 내부가 문제”라며 “집을 하나 짓더라도 외부보단 내부 공사가 더 어렵고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원산갈마 관광지구도 류경호텔처럼 껍데기만 있는 건물을 지은 것일 수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추정했다.
당초 북한은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김정은의 지시로 공사기간이 한 차례 연장돼 2020년 4월 15일을 새로운 목표일로 잡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공사 속도가 대폭 느려진 정황이 포착됐고 급기야 이번 위성사진에선 공사가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사실이 일부 확인된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한국과 일본 등 각국의 관광객들은 제재 위반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결돼야 할 문제가 꽤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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