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래 북한 가정의 식량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세계식량계획(WFP)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윤선희 유엔 세계식량계획 서울사무소 소장은 전날 2020년 초 북한 당국이 실시한 국경 봉쇄와 이동 통제 조치 등의 여파로 2020년 이래 북한 가정의 식량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소장은 이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주최한 포럼에서 세계식량계획이 북한 주민의 식사의 질과 식사 빈도를 반영하는 ‘식량소비 점수(food consumption score)’를 측정하고 관찰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된 세계식량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내 식량소비 상황이 열악한 인구의 비중은 2019년 11%에서 2021년 70%로 급증했다.
반면 용인 가능한 (acceptable) 수준의 식량을 소비한 인구의 비중은 2019년 29%에서 2021년 1%로 감소했다.
북한 주민들이 섭취하는 음식의 다양성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콩, 고기와 생선, 과일, 지방 등의 섭취 감소가 두드러졌다.
아울러 지난 3년간 세계식량계획의 지원을 받는 북한 주민의 약 절반이 2-3달간 식량 부족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에는 수확 전 식량부족기간이 식량 부족의 주 원인으로 꼽힌 반면 2020년과 2021년에는 식량 배급 감소가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윤 소장은 북한 당국이 향후 국제사회의 인도적 식량 지원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지 여부가 2021년 이후 북한의 식량 상황에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도적 지원 관련 북한 당국의 협조 의사 표시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북한에 상주하던 세계식량계획의 직원은 지난 3월부로 모두 철수한 바 있다.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다소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날 발표한 ‘2021년도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약 7% 늘어나 총 469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쌀 생산량의 경우 올해 벼 재배기간에 기상 여건이 양호했고 벼가 여무는 시기인 8월에 일사량이 많았던 것을 감안해 지난해 대비 약 7%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옥수수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약 5%, 감자와 고구마 생산량은 약 7%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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