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홍콩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중국 천안문 사태를 연출한 에피소드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가 1일 보도했다.

디즈니플러스의 홍콩 구독자들은 심슨 가족 시즌 16의 12번째 에피소드를 시청할 수 없다.

이 같은 조치는 홍콩 당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영화 상영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등 연예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디즈니플러스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삭제된 에피소드 '베이비 인 차이나'(영문명 Goo Goo Gai Pan)에는 심슨 가족이 입양할 여자아이를 찾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내용이 담겨있다. 심슨 가족은 에피소드 속에서 천안문 광장을 방문하는데, 이때 '천안문 광장: 1989년 여기서 아무 일도 없었다'라고 적힌 비석이 나온다.

1989년 있었던 톈안먼 사태는 중국 군대가 자유를 외치던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1989년 6월 중국 정부는 200명의 민간인과 수십 명의 정부군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사망자를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대로 추산하기도 한다.

해당 에피소드에는 심슨이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의 미라를 감상하며 "5,000만 명을 죽인 작은 천사"라고 말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마오쩌둥 전 주석은 문화대혁명을 이끌며 중국의 대규모 기근을 초래해 수천만 명의 죽음에 일조했다. 누가 해당 에피소드를 삭제했는지 등 구체적인 이유나 사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작년 홍콩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이후 당국은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등장한 홍콩 보안법은 홍콩에서 국가 분열, 국가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저지를 시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지난달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영화 상영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