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 리콜선거, 민주주의의 결함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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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지사 리콜선거, 민주주의의 결함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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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의 보수진영이 ‘상호 자제’라는 오랜 전통을 끝내고, 민주주의에 편입된 이상한 시스템을 스스로를 유리하게 만드는 무기로 이용하려는 가운데 현직 지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시스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사진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 : 공식 트위터 계정 )
캘리포니아 주의 보수진영이 ‘상호 자제’라는 오랜 전통을 끝내고, 민주주의에 편입된 이상한 시스템을 스스로를 유리하게 만드는 무기로 이용하려는 가운데 현직 지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시스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사진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 : 공식 트위터 계정 )

전 세계적으로 모든 정치 체제에는 장점과 단점이 혼합되어 있다. 장점이 더 많을 수도, 단점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특히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개발된 정치 제제 가운데에서는 그런대로 장점이 있는 시스템으로 운용돼 왔다. 물론 민주주의도 단점과 결함이 없을 수 있다.

자동차에 결함 등이 생기면 리콜(Recall : 소환)해서 부품을 교환하거나 향상된 기술을 추가해 잘못된 곳을 고쳐서 원래 주인한테로 돌려준다. 그러나 정치세계에서는 그런 리콜이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 사람을 리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다가 저런 사람을 정치지도자로 선출했을까?, 우리 눈이 멀었지. 그런 사람을 다 지도자로 뽑다니. 그러니 그 지도자를 소환해 그런 인물이 다시는 정치를 하지 못하게 해야 돼...”하며 후회하기도 한다. 잘못된 지도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해악을 끼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를 소개하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캘리포니아 뉴섬 주지사 리콜 선거일(Recall Election)은 오는 914일이다. 리콜 선거 방식은 2가지 문랑에 답변을 하는 것이다. 문항1리콜에 찬성을 하십니까? 문항2찬성을 하신다면 누구를 원하십니까?‘이다.

리콜선거에서 리콜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어야 지사를 교체할 수 있다. 과반수가 안 되면 뉴섬 주지사는 그대로 지사직을 유지한다. 민주주의 전통이 살아 있는 미국이어서 그나마 리콜선거라도 치른다. 한국에서 리콜 선거를 한 적이 있는가?

주지사 개빈 뉴섬은 매력적인 외모에 대해 언론들이 많이 다루는 편이다. 우선 키가 크고 부드러운 53세의 미 민주당 지사는 할리우드 배우처럼 희고 빛나는 이(teeth)가 있으며, 흰머리가 섞인 머리를 올 백한 멋만은 아니다. 그 허세가 엘리트 정치인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뉴섬 주지사가 일약 출세를 하게된 것은 캘리포니아식의 맹렬한 야심과 연고주의가 작용했다는 것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뉴섬이 사업에 착수했을 때 미국 유수의 자산가인 고든 게티(Gordon Getty) 가문의 한 멤버가 지원했다고 한다. 음식과 소매업으로 일대 제국을 이룩한 후 다른 부유한 친구 일가의 지원도 받아 샌프란시스코에서 100년 만에 36세의 최연소 제 42대 시장이 됐다. 시장 시절에는 동성결혼을 추진하기도 했다. 시장 절에 이미 그는 주지사가 될 것이 거의 확실했다.

하지만, 이 민주당의 왕자격인 뉴섬의 경력이 매우 굴욕적인 형태로 종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나왔다. 그의 해직 청구 찬반 주민투표(recall election)914일 실시된다. 3년 전 24%포인트 차로 당선됐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해직 가능성은 반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실업자와 노숙자가 급증, 캘리포니아 주 사상 최악의 산불이 이어지면서 그는 6000만 달러(6948,000만 원)를 들여 서바이벌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뉴섬 지사와 인터뷰를 한 이코노미스트그는 분명 피곤하고 우려를 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리콜 선거를 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사태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얼마 전 줌(zoom)회의에서 흑인 여성 100명의 후원회관계자들에게 격려를 할 때와는 다르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론조사 나쁜 결과가 계속되면 여론조사 자체를 믿을 수 없다고 일축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하지만 뉴섬이 본 눈과 다른 쪽에서 눈은 분명히 다르다. 상대방의 지지율이 확실한 기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뉴섬에게는 리콜 당해야 할(해직 당해야 할) 뚜렷한 사유가 없는 만큼 명운이 주목된다. 캘리포니아 주 지사로서는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실적을 남겨왔다. 코로나19의 대유행(Pandemic, 팬데믹) 속에서 빈곤층 전용의 세액공제나 확대, 사형집행의 일시 정지 등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신종 코로나 발생 후에는 매우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도시봉쇄(Lockdown, 록다운) 조치는 주민들의 짜증을 불러오긴 했지만, 지지율은 대체적으로 호조세를 보였고,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 만큼 지금의 곤경이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만일 뉴선 지사가패배하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보자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이다.

그런데 왜 뉴섬이 리콜 대상이 되었을까? 뉴섬은 202011월 주민들에게 아주 엄격한 방역 지침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열린 로비스트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것이 들통이 나 위선자라는 비판을 받자, 봉쇄령 해제와 돈 풀기 등의 정책으로 민심 회복을 겨냥했지만, 뜻하지 않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해 버렸다.

세계 각국과 비교를 해도 5위에 해당하는 경제규모를 자랑하며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으로 꼽히는 뉴섬의 후계자로 유력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봉하고 과격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는 라디오 진행자이자 열혈 보수라는 지지층을 가진 흑인 래리 앨더이다.

래리 엘더는 저소득자를 위한 공적 의료보험 메디케이드(Medicaid, 국민 의료 보조제도)축소를 요구하고, 총기규제에 반대하며, 기후변화를 순엉터리라고 말하고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골수 보수적인 인물이라고나 할까.

주민소환(Recall)투표를 시도한 공화당 활동가들조차 래리 엘더는 주지사로서 부적격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엘더와 최근까지 교제하고 있던 여성은 대마를 피우고 기분이 들뜬 그녀가 자신에게 총을 들이대기도 했다고 호소하면서, “그녀는 지사로서 터무니없는 인물이라고 혹평을 했다고 한다.

* 직접 민주주의 광기는 괜찮은가 ?

일부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며 캘리포니아의 직접 민주주의의 광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다른 주에서도 주민투표는 있기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발의와 주민투표, 리콜이 매우 많아 유권자는 실질적으로 정부의 제 4권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입법, 사법, 행정, 그리고 캘리포니아 유권자라는 것이다.

이는 진보주의 시대에 불공정한 이익 유도를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진보주의 시대란 미국에서 정부의 정화운동이 진행되던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 시기이다.

문제는 빈번한 리콜선거에는 불합리한 현상들이 들어 있다. 우선 주민투표 실시에 필요한 서명자의 수가 비교적 적은 것, 제도가 특정의 이해관계자에게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이번 캘리포니아 주지사 리콜 선거는 공화당이 주도한 선거이다. 일반적으로 지사 선거에서는 승산이 거의 없는 곳이 바로 캘리포니아 주이다. 공화당은 이 리콜 선거 제도를 이용해 이익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유권자의 12%에 해당하는 서명만 모아도 떳떳하게 민주당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낸 것이다.

뉴섬 주지사가 리콜을 피하려면 50% 이상의 신임표를 얻어야 한다. 이는 평상시에도 쉬운 지지율이 아니다. 젊은이나 비()백인 비율이 높은 민주당 지지자는 나이든 백인이 많은 공화당 지지자보다 투표율이 낮다. 나아가 민주당에 의한 지배가 계속되어 온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민주당 유권자의 위기감은 부족하고, 인기를 끄는 정책을 전개해도, 위험 감수를 하지 않는 정치가들만을 생산해 왔다.

36세라는 최연소로 샌프란시스코시장에 당선되어 주지사에 오른 뉴섬 지사는 역시 샌프란시스코가 지역인 해리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야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정치 스타일도 해리스 부통령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평가이다. 일하는 스타일은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민주당 모든 모임의 지지를 받아내 누구의 분노도 하지 않으려는 식이라는 것이다. 일로 승부를 하기보다는 주변의 지지 세력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지기반이 약할 경우에는 어려운 상황을 해쳐나가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뉴섬의 리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화당원이지만, 그의 코로나19 대응에는 많은 무당파측과 민주당 지지자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뉴섬 주지사는 확실히 지금까지의 대응은 힘들었다고 인정하면서 나 스스로, 십여 개의 중소기업을 경영해 왔다. 사람들이 나에게 중상이나 비난을 향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분노의 모습의 표적이 되는 것이 번쩍이는 민주당 왕자님의 불행이다. 그래서 뉴섬 지사가 지난해 도시봉쇄 조치를 위반해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한 건은 엘리트의 위선으로 여겨져 이번 리콜로 이처럼 큰 타격을 낳고 있는 것이다.

뉴섬 지사가 연임할 수 있을지는 민주당원의 결집에 달려 있지만 엘더도 이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뉴섬 지사는 여성의 후원회 관계자에게 엘더는 트럼프조차 얼굴이 붉어지는 말을 하고 있다.중 대한 문제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엘더가 가장 유력한 후임 후보가 된 것은 뉴섬 지사가 민주당 내에 자신을 대신해 당선될 만한 후보를 확보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다른 구조적 결함이 있다. 뉴섬 후보가 절반 이상의 신임표를 얻지 못하면 동시에 실시되는 투표에서 40여 명에 이르는 후임 후보 중 가장 득표가 많은 후보자가 지사가 된다.

다시 말해 뉴섬 후보가 49%의 신임표를 얻더라도 득표율이 20%에 못 미치는 하찮은 인물이 지사로 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엘더의 여론 조사의 지지율은 이 수준에 있다. 직접민주주의의 결함이 여기에 도사리고 있다.

민주당 내에 제도개혁을 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다행이다. 우선 리콜 실시에 필요한 서명자수 기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 소환투표와 후임지사 투표를 분리해 후임선출을 보다 성실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문제는 캘리포니아 주의 보수진영이 상호 자제라는 오랜 전통을 끝내고, 민주주의에 편입된 이상한 시스템을 스스로를 유리하게 만드는 무기로 이용하려는 가운데 현직 지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시스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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