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 “빈과일보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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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 “빈과일보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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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수수색에 항의…구매운동 나서
지난 17일 홍콩 빈과일보 사옥에 들이닥친 경찰들. 빈과일보 페이스북 캡처
지난 17일 홍콩 빈과일보 사옥에 들이닥친 경찰들. 빈과일보 페이스북 캡처

빈과일보가 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편집국장 등 5명을 연행한 데 맞서 신문을 정상 발행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고 에포크타임스가 19일 전했다. 

빈과일보는 18일 신문을 정상 발행했으며 발행 부수를 50만 부로 늘렸다고 밝혔다. 빈과일보의 평상시 발행 부수는 7~8만 부 정도다. 평소의 6배 이상으로 신문을 더 찍어낸 셈이다. 이를 위해 인쇄소 윤전기 3대를 풀가동하고 직원들은 추가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콕 지역에서는 새벽부터 시민 수십 명이 가판대 앞에 줄을 서서 새벽에 도착한 빈과일보를 구매했다. 대부분 1부 이상 구매했고 10부 이상 구매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한 음식점 사장은 손님들에게 나눠주겠다며 100부를 구매했다.

지팡이를 짚고 가판대를 찾은 고령의 여성은 “빈과일보의 오랜 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늘 구매한 신문 10부는 일부 보관하고 일부는 친구들에게 선물하려 한다. 빈과일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홍콩 시민 판(潘)씨는 새벽 일찍부터 줄을 서서 신문 10부를 구매했다. 그는 “1부는 소장하고 나머지 9부는 친구들 줄 것”이라며 “빈과일보 계열 신문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빈과일보를 구매한 시민 캐빈은 “새벽부터 줄을 선 이유는 빈과일보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는 완전히 실종됐다. 법원 영장 하나로 경찰이 신문사를 압수 수색했다. 권력의 감시 기관으로서 언론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안전법 담당부서인 홍콩 경무처 국가안전처는 전날 오전 경찰 500명을 동원해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편집국장 등 5명을 체포하고 계열사 3곳의 은행계좌를 포함해 26억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

빈과일보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각국에 중국·홍콩 정부에 대한 제재를 호소하는 수십 건의 기사를 게재한 혐의로 기소당했으며, 홍콩 정부는 빈과일보 모기업인 넥스트미디어의 자금줄을 옥죄며 압박해왔다.

넥스트미디어 그룹은 지난 3월 말까지 당국의 제재로 은행에 묶인 자금이 5억2천만 홍콩달러(약 758억원)이라며 이는 그룹을 18개월 동안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압수수색 당일 빈과일보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논평을 발표해 “홍콩은 최악의 시대를 맞이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홍콩 독자들을 위해 진실을 알리고 여명의 시대를 위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은 해당 논평에 댓글로 빈과일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빈과일보라는 네 글자가 찍혀있으면 백지 신문이라도 구매하겠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홍콩 언론단체와 노동조합 등 8개 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경찰의 행위는 충격적이며 불안감을 준다”면서 “홍콩 국가안전법이 무기화돼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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