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구경(法句經) “도품(道品) 285”에서 -
아래는 세계유산 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의 소개 편에 나온다.
“해인삼매(海印三昧)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 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한다.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이것은 우주의 갖가지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 속에 비치는(海印) 경지를 말한다.”
깨달음이란 바닷물에 숨겨진 인장(印章)이며, 바로 무아(無我)를 가리킨다.
붓다(Buddha 563-483 BC)는 생전에 십대제자를 가까이 두고 가르쳤다. 그중 지혜의 으뜸은 사리불(舍利佛)이다. 현장(玄奘 602-664)이 한문으로 번역한 본문 260자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密多心經)은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다. 반야심경은 그 약칭인데, 실체가 없는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공(空)이 실재하는 사리자(舍利子) 색(色)에게 불지(佛智)를 설명한다.
그 요지는 “색=공(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다. 여기서 색은 자아(自我)이고, 공은 무아(無我)이다. 자아는 언어로 구성된 의식이고, 무아는 직지(直指)로 구성된 무의식이다. 언어는 양극(兩極) 방식으로 해석적이고, 직지는 전체(全體) 방식으로 통합적이다. 또 언어로 가르쳐서 점차 깨달아 점수(漸修)이며, 직지로 놀래듯 단박 깨쳐서 돈오(頓悟)이다.
대가섭(大迦葉)은 십대제자 가운데 무소유로 으뜸가는 제자였다. 그러나 돈오의 측면에서 봤을 때 대가섭은 사리불보다 오히려 앞서 있었다. 그것은 염화시중(拈華示衆)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스승이 침묵 속에 꺾어든 연꽃을 보고, 오직 대가섭만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었다는 것이다. 문자 너머로 득도하는 선정(禪定)의 전통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아난다(阿難陀)는 석존을 측근에서 모셨던 시자(侍者)였지만, 십대제자 중에 마지막으로 그것도 붓다의 열반 후에 겨우 “바다에 도장 찍었다”고 한다. 그러나 설법암송에는 누구보다 으뜸이었다. “나는 이렇게 들었다(我問如是)”로 시작되는 금강경, 유마경, 화엄경, 법화경, 능엄경 등 오늘날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주요 경전들은 바로 아난다의 독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불교는 전통적으로 교종(敎宗)과 선종(禪宗)으로 대별된다. 지금은 교종에 속한 교단들이 쇠락했지만, 통일신라 때 원효(元曉)와 의상(義湘)의 화엄종은 국교나 다름없이 흥성했었다. 만약 교종에서 법통(法統)을 세웠다면, 일대조사(一代祖師)는 틀림없이 아난다가 받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선종은 교종과 달리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사승(師承)을 더욱 중시하였다.
선종은 도시조(都始祖)로 대가섭을 꼽는다. 2조는 대가섭이 지명한 아난다가 차지했다. 이렇게 내려온 법통은 3세기 들어 제2의 붓다로 칭송받는 14조 용수(龍樹)가 나타나는데, 그를 통하여 초기불교는 거듭난다. 용수는 유(有)와 무(無)로 구별되는 이분법이 아니라, 제3의 중도(中道)로서 공(空)을 제시했다. 이분법을 니더-노어(neither-nor)로 절연(絶緣)한 것이다.
서역에서 동진한 28조 달마(達磨)는 인도에서 전승받아 와서 중국에서 새롭게 개산(開山)한 선종 시조(始祖)로 인정되고 있다. 중국선종 6조 혜능(慧能 638-713)은 일자무식의 나무꾼 출신이었으나, 오늘날 선종불교를 실질적으로 일으킨 창시자로 보고 있다. 그의 제자를 통해 임제종(臨濟宗), 양기파(楊岐派) 등의 5가7종이 뻗어 나와 한반도와 일본열도에서 꽃을 피웠다.
육조단경(六祖壇經)은 혜능의 돈오신앙을 펼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그의 신도였던 지역통치자의 소청을 받아 제작된 이 책의 중요성은 중국인이 직접 저술한 작품으로 유일한 경이라는 점이다. 그는 죽어 13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썩지 않은 진신불(眞身佛)로 남아있어서 보는 이로 경탄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혜능의 선학은 땡추의 해프닝도 함께 열었다고 하겠다.
해수면은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라는 기준이다. 지구는 해수면에서 대양과 대륙으로 갈린다. 거기서 보면 지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그런데 원래부터 지표가 그렇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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