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주의자, 시장개방주의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칸국제영화제 축사에서 영화산업 보호정책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식 시장경제정책으로의 변화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점에 비춰본다면, 이번 '문화분야 예외정책' 고수선언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일 신임 문화장관인 크리스틴 알바넬을 통해 칸 국제영화제에 보낸 60주년 기념 축사에서 "칸영화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프랑스 정부가) 문화유산을 수호해온 결과"라고 평가하고, 영화 등 문화 분야는 시장개방의 '예외'가 돼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문화예외정책이 영화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창작력을 북돋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영화산업, 방송산업 등 문화분야에 대한 프랑스의 보호주의는 정권교체와 무관한 프랑스의 지속적인 정책이란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문화적 예외를 수호해온 프랑스가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발언을 접하며 사르코지와 비슷한 친미, 시장경제주의자 노무현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스크린쿼터제도를 헌신짝처럼 버리면서 이에 항의하는 영화인들을 집단이기주의자로 몰아붙였다. 특히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고 협박한 대목에서는 문화적 자긍심이나 문화산업 육성 의지를 조금도 엿볼 수 없다.
개방에도 원칙과 자존심이 있는 법이다. 시장경제가, 자유경쟁체제가 좋은 것이라 주장하며 경쟁을 외치는 모든 나라들이 한결같이 금과옥조처럼 지키는 원칙은 ‘국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익’을 이상한 곳에 붙이고 있다. 미국에게 퍼주기만 한 한미FTA 협상을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국익’의 수혜자는 누구란 말인가?
프랑스가 문화선진국일수 있는 이유는 미국식 문화침략에 대해 ‘자국 문화를 보호, 육성하기 위한 절대적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차별하게 개방을 허용하고, 자국의 기반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형태는 ‘국익’도 아니고 국민을 위한 ‘개방’도 아니다. 미국식 문화개방의 본질은 자본을 앞세운 침략이며, 미국식 개방에 동조하는 것은 그들의 침략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
같은 시장개방론자이면서도 노무현 대통령과 사르코지 대통령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어찌 보면 개방과 선진화를 동일시하는 노 대통령에게 사르코지가 한 수 가르쳐준 셈이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노 대통령은 문화적 자긍심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지금이라도 배워야 한다.
2007년 5월 22일 민주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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