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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17시간짜리 오페라 <로엥그린의 반지> 3장의 <지그 프리트>가 영웅(英雄)일 수 있었던 시기(時期)는 권력, 탐욕, 등 기득권으로 덕지덕지 두터운 때가 묻어 타성화 된 악(堊)의 기득권, 즉 낡은 질서를 뜻하는 용(龍)을 사투 끝에 물리친 자유와 사랑과 자발적 건전한 개혁과 창조, 내일을 의미할 새로운 질서와 세계에의 희망을 대표했을 때이다.
이명박이 인간적 약점으로 여러 곳에서 온갖 공격을 당하면서도 지난 6개월여 동안 부동(不動)의 고공행진으로 지지율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부정부패 등과 자신들이 여당인 걸로 착각하고 있는듯한 우리 정치의 대표적 낡은 질서인 한나라당 구태(舊態)에서 벗어난 듯한 위치와 행보와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명박이 다른 곳이 아닌 바로 한나라당 대권주자이므로 그 효과는 훨씬 더 배가되었던 것이다. 바로 그 이질성(異質性) 때문이다.
그가 비록 인간적 실수와 잦은 설화(舌禍)와 결점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결코 신(神)은 아니지 않은가, 국민 스스로 변명해 주면서, 그런 부분을 관대히 용서하고 이해하면서, 오히려 그 모든 것을 상쇄시킬 그의 추진력과 패기에서 많은 사람이 내일에의 희망을 품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지그프리트>처럼 현실세상의 절망적 무질서와 구태의연한 지겨운 부정부패와 탐욕의 기득권적 구태의 용(龍)을 용감하게 물리치고 청정한 새벽과 같은 새로운 내일을 그래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 란 기대감이 경제적 발전에의 꿈과 함께 그를 희망의 영웅으로 만들어 온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박근혜는 이명박보다 훨씬 더 한나라당 당적인 구태(舊態)의 이미지로 젊은 층으로부터 억울한 손해를 보았을 수도 있다.
<지그프리트>가 물리친 용(龍)의 피로 온몸을 씻고 불멸의 비늘을 자신의 몸에 무적(無敵)의 갑옷처럼 지닐 수 있었지만, 그가 어리석음으로 현실의 구태에 안주(安住)해서 오만해지고 방심하여, 그를 해하려는 유혹과 타성의 술에 취하는 때부터, 그에게 방패의 비늘이 덮이는 순간 날아온 나뭇잎 하나로 말미암아 비어 있게 된 단 한 곳의 약점의 빈 곳을 적의 창에 찔려서 그는 더는 영웅이 아닌 나약한자(者)로 추락하고야 만다.
이명박으로서는 아직도 더욱 겸허하고도 긴장해서 최선을 다해 용감하게 날아올라야 할 시점이다.
아직은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의 순간일 뿐이다, 그런 그가 지나치게 여유를 부린 것 같다.
아직은 더욱 힘 있고 용감하고 패기 있게 목숨 걸고 달려야 할 때에 그는 바보같이 김을 빼고 힘을 빼고 이미 다 이룬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여유(餘裕)로 자신이 왜 스스로 생각해도 과분한 지지율 1위가 되고 있는가의 참 의미(意味)를 잊고 있는듯한 때 이른 멋을 부리려고 한다. 아니 기존의 정치권으로 안주해서 구태의 누더기를 걸치려 하고 있다.
대인(大人)의 풍모는 그런 식으로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게 아니다. 지금의 이 나라에서 그런 여유로움은 한마디로 국민에 대한 결례다.
국민이 원하는 내일의 지도자상(指導者像)은 말로는 내일의 희망을 말하면서 결과는 연기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소신에 대한 마지막의 응집력과 대국민 설득의 긍정적 폭발력이며 승리의 힘이다, 처음부터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용두사미적 우유부단함이 결코 아니다. 이명박은 그런 구태의 말을 듣는 게 아니었다. 한나라당은 그리 쉽게 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명박은 4.25 보선 이후 처음부터 경선룰을 말하지 않았던 게 더 좋았었다. 그러나 기왕에 그런 문제를 제기했다면 좀 더 용기 있게 관철 시키는 패기로 공격적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면서 한나라당 대표나 당이 아닌 국민을 설득시키는 힘을 발휘해야 했었다.
대권주자는 국민을 향해야 한다. 박근혜가 국민의 지지율보다 당심만을 향해서 집중하는듯한 이미지로 지지율 약화가 되었다는 사실 정도는 이미 간파했어야 했는데 이명박 스스로 당심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꼴로 되어 이제 두 사람의 이미지가 자리바꿈 된 느낌을 주는 결과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식이 바로 구태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가는 길목에 선 것으로 되어버렸고, 그동안 이명박에 걸었던 경제문제를 비롯하여 모든 것에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내일에의 새로운 추진력과 패기와 힘으로 대변되었던 현대적 영웅에의 국민적 기대감에 상당한 손상을 준 것이다.
실은 더 많은 국민은 이번의 일로 한나라당이 어쩌면 조금 더 환골탈태할 수 있는 모험적 순간에 들어섰다고 생각했고, 조금은 피나는 상처를 겪더라도 한나라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정비될 것을 기대했었다.
언제든 한나라당 탈출을 꿈꾸던 사람이 있었다면 깨끗하게 나갈 수 있는 명분도 줄 수 있었고, 아니면 스스로들 치열한 자기반성들을 하게 될 변화의 마지막 시점까지는 기왕에 시작한 것, 이명박이 벼랑 끝까지 몰고 갔어도 괜찮았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뒷심이 약했다. 그의 소신은 물거품처럼 우습게 되어버렸고, 단 하루도, 아니 채 한 시간도 못되어 양보를 한 사람은 전혀 다른 상대편이 되어 버린 셈이 되었다.
포용과 아량의 대인(大人)의 풍모를 기대했지만, 단 한 순간도 틈을 주지 않은 ‘이제부터 제대로의 검증이다.’라는 박근혜 측의 기세 높은 공격으로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이다.
그 기세만큼이나 박근혜 측은 힘을 얻었다. 이명박은 이번의 일로 많이 약화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벌써 이런 식의 일들이 몇 번이나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것은 소이부답의 여유가 아니라 가혹하게 말한다면 기(氣)싸움에서 한마디로 졌다는 것으로 사람들에게는 느껴진다.
난세(亂世)인 현실의 국민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뒷심이 확실히 있고 싱싱한 활력이 넘쳐나는 패기로운 힘과 그 힘의 긍정적, 폭발적 응집력의 지도력을 지닌 지도자이다.
이제 시작의 출발점에서 이미 구태의 탈을 쓴 여유로움의 이미지는 국민이 식상한지 오래다. 아직은 펄펄뛰고 뛰다가 넘어지고 부딪혀 상처를 입더라도 더 생기 넘치게 투쟁적이고 공격적이 이어야 한다. 아직은 선수일 뿐이다.
경선룰 문제는 바로 전까지 정책모드로 전환해서 다 잘해 놓고 자충수를 둔 결과가 명백한 이명박의 참패다.
상대적으로 박근혜의 내재된 힘(?)이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다. 물론 아직은 두 사람 모두에게 약간의 시간이 있다. 이제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적극적인 정책으로 마지막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선은 이제 대권주자들의 출발점으로 간다는 의미다.
그전인 5월 말경에 한나라당은 경선후보 등록을 받게 될 것이고 두 사람이 말한 것처럼 누구도 뛰쳐나가지 않고 한나라당의 대권후보가 될 것으로 확실히 마음을 굳혔다면, 온 힘을 다해서 뛰어야 할 시간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물론 그다음은 더욱 잔혹한 가시밭길인 여권과의 본선(本選)이 남아있다.
그동안 검증의 투쟁이 되든, 정책의 경쟁이 되든 두 사람은 당내 예선으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치열하게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 다 국민에게 새로운 내일을 꿈꿀 수 있을 대권주자들로서 스스로 용기 있게 탈바꿈하여, 온 힘을 다하는 선전(善戰)이 되기를 기대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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