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에도 남북관계는 6자회담의 반걸음 뒤에서 따라오라는 훈수를 두더니 열차시험운행을 하루 앞둔 16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찾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굳이 이 시기에 통일부를 찾아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해 한·미 두 나라가 긴밀하게 정보를 교류하고 의견교환도 하자” 라고 하며 미 대사가 보내는 메세지는 명확하다. ‘미 대사에게 보고되지 않고 추진되는 것이 있지 않은가’하는 의심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수세력에게 상기시키는 한 편, 남북관계 모든 부분을 미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에 따르라는 얘기다.
한국 정부에게 한반도평화의 주체라는 자각이 완전히 생겼다고는 누구도 인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불안감은 끝이 없다. 그간 분단과 북미대립이라는 상황 속에서 남측 정부의 역할은 극히 제한돼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긍정적 역할은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것을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상황을 악용해 정권을 유지, 찬탈하는 장면이 한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한반도 평화기류에 대한 미국의 부적응이 이해되기도 한다.
비록 한반도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북과 미국이고, 현재 BDA 자금 송금문제에 막혀 북미관계 진전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지만, 이후 한반도 상황변화에 대한 전망은 미국의 전문가들 속에서 더욱 파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인사 중에는 여전히 ‘한반도를 분리, 감독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인사도 있을 테고, 혹자는 ‘한반도 변화과정이 미국의 영향력 상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통일과 북미수교라는 중요한 결단이 미국에 의한 것이라는 성과를 남겨야 한다’는 인사도 있을 것이다.
버시바우 대사의 근심이 어느 방향에서 기인하든 남북관계나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 하는 태도는 ‘우리민족의 자주성과 평화에 근거한 통일’이 전혀 달갑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 진정한 우방이라면 이 시기에 할 말은 ‘속도제한’이 아니라 열차운행에 대한 사심 없는 축하와 ‘BDA 송금’ 등 북미관계 속도를 제약하는 상황타개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훈수와 내정간섭은 식민지 총독이나 하는 일이다.
56년 만이다.
달리기 위해 열차는 너무도 오래 멈춰있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버시바우가 바라는 방향의 속도조절이 아니라 ‘가속도’다.
2007년 5월 17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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