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운동이 아니라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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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야기' 페미니스트 김승희와 여성미술계의 대모 윤석남의 조화

^^^▲ 김승희·윤석남의 '여성이야기'^^^
<김승희·윤석남의 여성이야기>

1920년대 자유주의 여성해방운동, 그리고 ‘신여자’주의의 김명순과 김일엽의 삶은 헛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성작가가 여성을 테마로 한, 여성을 위한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의 기회조차도 갖지 못한 채 문학사에서 사장되어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가.

<김승희·윤석남의 여성이야기>는 이 시대를 호흡하며 살아가는 김승희 시인의 32편의 산문과 윤석남 화가의 미술작품 41편으로 구성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김승희 시인은 사회나 제도, 혹은 여성 스스로 '여성'이라는 이름에 오해와 굴레를 벗기기 위해 '도주'와 '부정'의 세계를 넘어 '여자의 지중해'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름이 더이상 발을 묶는 장애물이 아니고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애정과 긍지'를 느끼는 과정을 얘기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짙다. 김승희 시인은 여성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여성'이라는 이름에 날개를 달아주려 한다.

작가 윤석남은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미술공부를 시작해 현재까지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으며, 여성 최초로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여성미술계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무나 빨래판, 의자처럼 여성과 친숙한 사물들을 소재로 한 독특한 설치작업으로 여성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윤석남은 이 책에서 여성의 아름다움, 고통과 힘을 섬세한 드로잉으로 표현했으며, 여성의 오랜 꿈과 소원을 작품 속에 새겨넣어 독특하고 웅숭깊은 예술세계를 유려하게 보여주고 있다.

페미니즘은 운동이 아니라 사랑이다

<김승희·윤석남의 여성이야기>에는 지금껏 그들이 여성으로 살아오며 경험하고, 느끼고, 사유한 모든 것들이 고요하게 담겨져 있다.

이 땅의 딸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통해 최초로 자신의 '여성'을 자각한다.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은 거야'라는 구호로 요약되는 '엄마부정선언'을 선회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되거나 사회 속에서 자리를 찾게 될 때, 예전에는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엄마' 혹은 '엄마의 사랑'에서 세상을 끌어안고 헤쳐나갈 수 있는 여성의 힘을 재발견 한다.

어머니의 얼굴 위로 겹치는 할머니의 얼굴, 할머니의 얼굴 위로 겹치는 여자조상들의 얼굴처럼 '엄마와 딸'의 연대기 속에서 엄마도 나와 같은 성을 공유한 여성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그들과의 연대에서 오는 기쁨으로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김승희 시인은 지난과 지복, 분리와 중첩이 교차하는 과정을 개인적인 체험과 여성시인들의 시에 담아 윤석남의 그림과 함께 공감의 세계로 이끌어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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