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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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하루라도 빠지면 무슨 일이라도 나는 듯 어머니는 모든 것을 초월한 듯 한 행동을 보여주며 교회에 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의식처럼 반복했다.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맞으며 걸었다. 비에 옷이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걱정을 했지만 어머니의 고집을 꺽지 못했다. 지난겨울에는 빙판에서 넘어지는 일도 당했다. 크게 다치지는 안 했지만 큰 일이 날 뻔했었다.

그 이후로 가족들은 어머니가 찬바람을 쏘이며 새벽에 걷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걱정을 했지만 어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조건에서도 새벽 교회에 가는 일을 계속했다.

눈이 오는 날, 비가 오는 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나 태풍이 닥쳐오는 날도 마다하지 않고 새벽 교회를 일년 내내 한번도 거르지 않고 열성으로 다녔다. 새벽에 걷기에는 섬뜩한 묘지 앞과 성황당 앞을 어머니는 매일 혼자서 걸어 다녔다.

걷다가 힘이 들면 아들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매일 주술처럼 외는 하나님을 몇 번씩 부르며 어서 당신을 데리고 가 달고 했다.

그러한 갈구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하늘나라에 가서 쉬고 싶다는 간절한 기도였다. 싸늘한 새벽바람이 목구멍으로 기어들어 왔다. 다시 달빛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가 싶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소나기를 퍼부었다.

바람도 기승을 부리며 불고 세찬 비 역시 그칠 줄 몰랐다. 어머니는 다시 우산을 펴 들었지만 이미 온몸이 비에 젖었다. 몸이 얼음장같아 졌다. 하지만 고집스럽게 읍내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우산을 들고 걷는 모습은 마치 작은 송이버섯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읍내 교회까지는 젊은이들의 잰 거름으로 반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지만, 어머니는 두 배가 넘는 시간이나 걸려서 읍내 교회로 갔다. 무척 힘들어 보였지만 매일 반복해서인지 놀라울 정도로 그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려는 어머니는 날씨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단지 아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득 차 있을 뿐이었고 반듯이 교회에 가서 형을 위해 기도를 해야 형이 무사하다고 믿고 있었다.
식구들이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보고 만류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교회에 가서 형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아들이 행적을 감춘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었다.

늘 어머니의 마음속에는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모르는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매일 기도를 했다.

어머니의 기도 소리는 작은 벌레가 입에 풀을 물고 먹는 소리를 냈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길을 걷는 동안에도, 오직 하나님을 부르며, 아들의 무사와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로 모든 것을 대신했다.

어머니는 비와 바람과 추위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안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젖은 옷을 털 생각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자마자 기도를 시작했다.

"주여! 이제 제가 필요 없으면 저를 거두어 주소서,
하지만 한 가지만은 이루어 주소서,
내 아들을 시험에 들지 말게 하시고,
악의 그늘에서 구해 주소서,
하나님 그리고 나를 데려가소서,"
하나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구원의 기도를 시작했다.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는지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았다. 다른 교인들을 의식하지 않으며 큰 소리로 구원의 기도를 오랜 시간 한 후에 천천히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리고 나서 차가운 두 손을 비비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눈에 익은 몇 사람들이 보이자 눈인사를 한 번 하고는 이내 다시 어머니는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과 아들을 울먹이는 소리로 수 없이 찾았다. 고개를 깊이 숙이고 아들을 살려 달라는 구원의 소리를 애처롭게 냈다.

아들은 나쁜 사람이며, 밝게 살지 못했음을 고백하듯 말하고, 살려 달라고 기도했다. 나쁜 짓을 하는 아들은 죄인이지만 용서해 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가족들 모두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 그렇게 기도 시간이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계속해서 기도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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