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혜화아트센터에서는 10월 10일 안복순 초대전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안 작가를 축하하기 위한 많은 미술계 원로들과 선, 후배들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황재중(인물화 작가) 글
한 세대가 되도록 실험적 작업을 시도해 온 안복순, 일찍이 순풍에 돛 단 듯 독일로 건너갔다가 한국 화단에 한껏 성숙한 작가로 돌아왔다. 그의 청춘은 이제 인생의 정점에 다다라 있다.
본질과 순수를 좆으며 이루어 낸 내적 성장 이면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오가며 극한의 파란을 감내한 이력이 있다. 어지간한 생명체라면 누구나가 겪어야 할 성장 통이거니와 개인사는 묻어두자.
현실적으로 그는 마치 누에처럼, 이윽고 성충이 되어 한 점 고유의 자리를 잡아 틀었다. 순백으로 담금질한 내면의 실을 뽑아 자신만의 고치를 칭칭 두르고 있다. 그것은 세상의 시류에 따르기 보다는 배태된 천성과 스스로의 수학과 체험의 숙성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태과정이다.
안복순, 그의 작업의 근저에는 ‘내면의 충동’이 깔려있다. 그 내면의 충동은 근원적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서 감성과 감각의 촉수를 더듬거리며 내적 필연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의 충동은 자연이라는 모태에서 일어나는 ‘생성’과 ‘변화’의 복잡다단한 현상들과 가능성을 주시한다.
시시때때로 감지되는 사유와 감흥이 비비적거리며 우려낸 미의식의 증유액이 붓끝 노즐에서 물컹하게 방사되어 여백으로 다듬이질 해놓은 사각의 신천지를 조형한다. 그의 충동은 일정하지 않고 구체적이지 않다. 그것은 붓질을 휘감아 돌아 비정형적인 파문을 남긴다. 그 파문은 일정한 궤적이 없고 구체적인 모양도 없다. 마치 자연에서 비롯되어 내면을 휘저어 건져 올린 문양 같다.
대뜸 보면 생판 처음 접하는 황무지 같이 생경한-칸딘스키 이래로 파생된 안복순, 그만의 환상곡이다. 액면가대로 보자면, 안복순의 조형형식은 표현 충동에 따른 추상이다. 인류가 구축하여 전승해 내려온 사실적인 조형화법에서 해방을 선언한 것이 추상이 아닌가. 그가 스스로 채근해 낸 내적 필연성은 무엇일까?
무법이법(無法以法), 태초에 법이 없었다. 무법천지의 자연스러움이 지고지순한 법이다. 그의 드로잉은 상식의 가늠자에서 스스로 비껴나 있다. 무지가 아니라 초극이다. 이미 그는 미술학도 시절에 철저하게 사실적 조형화법을 체득한 몸이다. 그러한 사실적 표현의 구체성을 거쳐서 살면서 농익고 축적된 표현 충동이 활화산처럼 안으로부터 자연스레 표출된다.
바로 이점이 그의 회화의 내적 필연성을 증거 하는 동력이 아닌가 싶다. 그의 회화세계에서 내면의 충동에 따른 그의 붓질은 자유의지의 흔적이다. 그것은 그가 조직한 조형법이다. 그의 회화적 영토에는 원근의 측량이 필요 없다. 화면 구성에서 일반 원칙의 눈금자가 쓸모없다. 그가 내지른 내면에서 발원하는 충동의 흔적은 늘 처음 접하는 자연에서 느끼는 무법천지의 원초적 생명성을 염원한다.
그러고 보면 추상은 구상과 단짝이다. 그는 구체적인 조형의 가늠자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려 하지만, 막상 내면에서 끊임없이 자생하는 멍에 없는 충동질을 화폭 안에 몸에 밴 질서체계를 세우려는 관성의 궤적을 일탈하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폐기해 버린 일반 조형법의 관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매번 저 창살 없는 화폭의 굴레 안에서 내면의 충돌을 매조지려 하지만 – 여전히 난해하다.
시시때때로 발기하는 감흥과 사유는 본능적으로 자연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고 더불어 인간의 흔적과 율동을 반영한다. 그의 내면의 충동은 섬세하고 고요하여 길모퉁이 우물에 내려앉은 하늘빛처럼 맑고 깊지만, 그의 온유는 여전히 비망록처럼 안으로 접혀 있다.
안복순, 그가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들은 ‘생성’과 ‘발아’라는 주제를 기조로 하여 그간의 수확물들을 집약해 보이고 있다. 혼돈 속에서 돌출하고자 하는 잠재적인 무의식을 자신의 눈과 마음으로 읽고 표현하고자 한 작품들이다 .
그의 내면의 충동은 만물의 근원에 대한 접촉에의 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근원적인 충동을 이해하고 그러한 원초적인 힘으로써 자신의 개인적인 충동을 이끌어 내어 어떠한 외적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그러한 본질적인 충동을 형상화하려 한다. 그 형상들은 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기원, 한민족의 태동, 종교와 음악 등 삼라만상의 생성 원리를 궁구하여 표현하려고 한다.
그가 부리는 질료들은 아크릴, 천연안료, 화학안료, 유화 등 다양하다. 이질적인 재료들을 연금하면서 그 매체가 지닌 내재적 가능성의 확장을 꾀한다. 그는 한국적인 색채와 문양에서부터 현대회화의 추상적 양식의 요소들을 융합하려 한다. 부단히 칠하고 벗겨내어 물컹한 물감 특유의 엉김과 풀어짐의 변주를 지휘한다.
결국 그녀가 표현주의적 기법으로 풀어낸 표현 방법들은 ‘생성’이라는 근원적인 화두에 귀결된다. 그의 표현충동은 미혹하고 불확실하다. 일반적인 구성개념을 갖지 않는다. 정형화된 음(音)과 훈(訓)을 녹여버린 초서체와 같은 필선들과 분방한 색료들을 화면 전체에다 분산시키거나 흩뿌려 조직하는 형식을 보이고 있다.
색채는 즉흥적으로 내달리는 필선들을 잡아끌어서 적시거나 비벼서 한통속으로 밀어 넣는다. 이러한 표출의 방법에는 윤곽이 분명한 기하학적인 패턴이나 개념적인 도식들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 대신 우주적 율동이나 진동을 유추하여 감지해 낸 감각의 압력으로 분출과 흡입을 거듭하여 표현 충돌의 궤적을 잡아 나간다.
안복순, 그 자신이 푸른 시절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 까지 자아낸 저 고지는 그의 세계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찍이 지혜로운 이는 그 허울을 벗고 신선이 되었단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날아 간 아프락사스처럼, 그는 앞으로 고치를 탈피해야 하는 숨 가쁜 변태의 과정이 남았다.
번데기의 어깨에는 새로운 비상을 위한 날개가 돋아날 것이다. 평생 비단실로 칭칭 휘감은 고운 껍질을 찢고 새로운 비상을 하는 그의 날개는 어떤 빛을 발할까 자못 궁금하고 기대된다.
작가 안복순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BA), 대학원(MA)을 졸업하고, Düseldorf Universität 수료 (Deutschland), 부산여자대학 미술학과 조교수 역임, Düsseldorf Fachhochschule Design Fach, Gast Prof – 역임, Düsseldorf Gallery 동시대 초대전, New York Cambridge Museum 초대전, 인도정부초청 한국현대회화 초대전, 일본현전 최우수상, 일본 미래아트 공모전 입상 14회, 15회, 18회, 한국 현대미술 북경아트페스티벌 ZHIGAO ART GALLERY 한국미술상, 일본신원전 공모 금상(동경도 미술관), 일본 마스터즈대동경전 공모, 국제대상 현 일본신원전 추천작가, 국제 H.M.A 예술제 ‘국제아티스트상’, 파리 Carrousel de louvre전시, 개인전 32회 전시, 국내외 단체 및 초대전을 470회 개최했다.
안 작가는 현재 한국 삼원미술협회 고문, 한국미협 자문위원, 한불문화협회 회원, 문우회, 세계미술연맹 수석 자문의원, 탄천현대작가회 회장, 대한산업미술가협회 고문, 사)한국문화마을 협회 자문위원, 종로미술협회 부회장, 대나무회 회장, NARA ART 회원, 인천여성비엔날레 이사, 중원미술가협회 회원, 국제H.M.A 국제위원, 국제 vergil America 회원,한국창조미술협회 자문위원, 현재 KUNST ZELLE를 운영하고 있다.
안복순 초대전은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혜화아트센터에서 10월 6일~10월 12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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