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훔치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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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훔치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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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자는 갑자기 성호의 이야기가 그치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성호의 이야기에 공감을 한 광자는 자리에서 어렵게 일어났다. 부자유한 다리를 뻗은 자세로 벽에 기대고 앉았다.

아픈 다리가 몹시 쑤셨다. 자세를 똑바로 하고 앉으려고 애를 썼다. 김 형사는 자고 있지 않은 광자에게 잠을 자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비가 그치면 바로 가겠습니다."
"아녀요, 아침을 들고 가셔야지요,"
"몸이 아픈데, 무슨 아침은, 비만 그치면 가겠습니다."
광자는 괜찮으니 아침에 가도록 하라고 했다.

얼마 안 있으면 날이 샐 것 같았다. 김 형사는 잠을 자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광자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드님이 훌륭했는데, 그놈의 교통사고가 원수지요," 하고 말을 꺼냈다. 광자는 하필 이 시각에 아들 이야기를 꺼내나 하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이럴 때 아들이 살아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자, 광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밤중에 남에 집에 와서 이렇게 앉아 있지는 못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광호에 대해 좀더 호의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 형사가 오빠 때문에 우리 집 내역을 전부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몹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광자는 늘 아들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아들을 잃은 것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것이 되어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행복했던 날들이 불행으로 변했다. 자기를 희생하고 아들을 위해 산 것도 후회를 했다. 모든 것은 거품이며 인생은 살다가 풀잎처럼 시든다고 말한 신부님의 말씀이 옳았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친정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인연이 아닌 사람과 짝을 맺어준 아버지가 미웠다. 싫은 결혼을 억지로 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김 형사는 광자에게 아들 이야기를 꺼낸 것을 후회하는 듯 잠시 침묵을 했다. 분위기가 더욱 어색해졌다.

광자는 잠자고 있는 성호를 쳐다보며, 왜 그렇게 주절거렸는지가 이해가 되었다. 김 형사는 무슨 이야기든 하게 하는 이상한 마력을 지닌 것 같았다.

광자는 아들 자랑이 하고 싶어졌지만 참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말이든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광자를 괴롭혔다.
"그 때 사기를 당한 것이 얼마나 되죠?"
"무슨 사기요."
"광호가 가져간 돈이요."
김 형사가 그 사건을 알고 있는 것에 광자는 놀라워했다.

친정 오빠가 잃어버린 땅을 찾아 준다고 하고 돈을 가져갔다. 그 일로 남편이 자살을 한 것은 아니지만 원인 제공을 한 것이 되기는 했다.
"그 일을 알고 계시군요."
"그럼요. 그 사건이 문제가 많았잖아요. '사이나' 사건이잖아요."
광자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편 이야기만 나오면 화가 났다. 갑자기 농사 지어먹던 땅을 잃게 되자, 남편은 누구의 도움이 필요했다. 자기 땅을 찾아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시골구석에서 농사일만 한 남편은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나타나서 도와주겠다고 한 사람이 친정 오빠 광호였다.

광자는 오빠 말을 믿지 않았지만 남편은 그래도 믿어 보자고 했다. 그 당시 쌀 열 가마니 값을 오빠에게 들려주며 해결해 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그러나 오빠는 해결은 할 생각도 않고, 그 돈으로 노름판에 앉아 있었다.

남편은 오빠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가, 돈만 날린 것이 아니라 땅도 잃었다는 생각을 했다. 김 형사는 그 말을 묻고 있는 것이었다. 광자는 기분이 나빴다.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싫었다.

더욱이 친정 오빠의 일을 다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 일로 남편과 심하게 다투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땅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편은 자살했다.
"땅은 찾았습니까? 찾기는 요. 어떻게 찾아요."
"미등기 땅이어서 그렇게 되었지요."
"등기가 무엇인지나 알았나요."
광자는 김 형사가 묻는 말에 대답을 했다.

너무 억울하지만 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빠가 사기를 친 것을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광자는 변명을 해 주고 싶었다. 가족의 일이라 덮어 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땅을 잃게 된 이야기를 했다.

못사는 집에 시집을 와서 희망이 아들을 출세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고생만 하고 아들의 출세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 때를 생각하며 광자는 눈물을 짜냈다. 그러자 김 형사는 괜한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하다고 다시 사과를 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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