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특검법 '단안' 기로(종합)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14일 국무회의를 하루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각계 원로 및 사회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와 여야 정당 지도부와의 연쇄회동 등을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 민주당 구주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DJ측근 조사'까지 언급하며 진상규명 의지를 피력한 만큼 '북한 부분의 조사, 형사소추 제외'라는 수정방향을 한나라당이 수용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12일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 권한대행과의 오찬 회동 후 한나라당에서 나오는 반응이 일단은 '수정불가' 일색임에 따라 노 대통령은 특검법의 공포냐, 재의 요구냐의 양단간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노 대통령으로선 우선 특검법 공포에 따라 대북송금 과정 전반에 대한 특검이 이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남북대화 차단'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새정부 출범 초기인 상황에서 특검법에 반대하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불만과 반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이 표결에 불참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취임후 처음 국회를 통과한 법을 거부하는 데 따른 부담이 막대할 뿐더러 '거부권 행사시 상살(相殺)의 정치밖에 선택이 없다'는 한나라당의 배수진에 따른 여야관계의 경색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당면과제를 놓고 '남북간 대화채널 단절'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카드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각종 개혁정책 등의 추진에서 절대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원내 제1당 한나라당과의 '관계악화'를 감수할지 기로에 놓인 셈이다.
이같이 복잡한 '손익 계산'을 위해 노 대통령은 13일 저녁 청와대 수석.보좌진들과 만찬을 겸한 회의를 갖고, 참모들로부터 특검법 처리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당초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의 수정안 마련, 14일 각당 의원총회 및 여야 총무회담 등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는 것으로 이날 회의를 마무리했다.
유인태(柳寅泰)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특검을 실시했을 경우 남북관계가 어느정도 훼손될지 예측이 안되며, 대통령 자신도 이 부분을 자신없어 한다"며 곤혹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유 수석은 이와 함께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노 대통령이 주장한 '상생(相生)의 정치'는 물건너가고 여야가 극한대립, 정쟁의 수렁으로 빠진다는 우려가 있다"고 또다른 고민도 소개했다.
그는 "특검을 수용했을 때 민주당이 좀 서운해 할 대목이 있겠으나, 그보다 남북간 신뢰에 어느정도 손상이 올까에 대한 고민을 얘기했으며, 내일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도 오늘 자다 깨다 하면서 고민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에서는 "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운데 특검이 현대상선을 상대로 계좌추적을 하다보면 경제에 미칠 파장도 예상된다"는 의견에 맞서 "경제에 미칠 파장이 두렵다고 이미 밝혀진 불법을 덮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됐다고 유 수석은 전했다. (끝) 2003/03/1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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