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여동생)은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확장 억제 체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하면 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회담 테이블)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90년대부터 미국과 대화와 협상을 거듭해온 우리로서는 현 미국 행정부가 들고 나오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멈춰 세우기 위한 술책이 깔려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면서 “가상적으로 조-미(북-미)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현 미 행정부가 협상탁 위에 올려놓을 보따리라는 것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따위에 불과할 것은 뻔한 일이며, 지금에 와서 비핵화라는 말은 실로 고어사전에서나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여정은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의 잠정 중단이나 전략자산 전개의 중지, 가역적인 제재 완화 따위로 우리의 전진을 멈추고 나아가서 불가역적인 무장해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며, 이는 ‘시간벌기에 불과한 얄팍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설사 미군 철수와 같은 전략적인 속임수를 꺼내들어도 해외 주둔 미군 무력이 다시 들어오는데 보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고 비야냥거렸다. 김여정의 이 같은 담화는 궁극적으로 미국이 아무리 무엇을 내놓아도 ‘비핵화’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며 핵 보유 국가로서의 지위 확보는 양보할 수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이어 감여정은 “우리는 국가 주권을 침해하고,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며칠 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이미 개시된 북한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따름이라고 위협하고, ”지금 정세는 2017년 조성됐던 대결 수위를 훨씬 넘어서 실제적 무력충돌 가능성, 핵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형편이며, 현재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방도는 힘의 지위에서, 충분한 실력 행사로 그들(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